한국 경제, ‘K3’ 기업가 정신을 준비할 때

김기찬 2022. 11. 7. 18:1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7월 한국자동차연구원이 자동차 부품 기업 1296개 사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자동차 부품 기업 2021년 경영 성과 분석'에 따르면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 즉 한계기업이 36.6%에 달했다.

국민 소득 1만불 시대는 K1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했다.

'열심'과 '빨리빨리'의 K1 기업가 정신은 세계 시장에서 기회를 포착하는 데 성공했고, 이것은 '한강의 기적'이 됐다.

한국 경제는 이제 K3 기업가 정신을 준비할 때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 셔터스톡
김기찬 가톨릭대경영학부 교수 서울대 경영학 박사,현 윤경ESG포럼 공동대표, 현 세계중소기업학회 차기회장, 전 하버드대방문연구원

지난 7월 한국자동차연구원이 자동차 부품 기업 1296개 사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자동차 부품 기업 2021년 경영 성과 분석’에 따르면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 즉 한계기업이 36.6%에 달했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의 금융 비용 부담 능력을 측정하는 지표로 1.0 이하면 해당 연도 영업에서 벌어들인 이익으로 그해 이자도 다 못 갚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년(43.1%)보다는 감소했지만, 코로나19 첫해 상황을 감안하면 최근 10년 이래 가장 높다.

현재 이들이 고전하는 가장 큰 이유가 뭘까. 한국 자동차 부품 산업은 2002년 현대차 중국 진출을 계기로 중국 시장에서 약 10년간 큰 성장을 이뤘다. 당시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 수가 5만여 개다. 2008년 금융위기가 왔을 때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진출한 한국 기업은 1만여 개 쯤이었다. 그러나 당시 중국 시장에만 올인한 기업들은 지금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베트남 시장의 기회를 놓친 자동차 부품 기업들이 대표적이다. 필자는 이때를 한국 자동차 산업의 잃어버린 10년이라 부른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업에 기회다. 기업은 기회로 생존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건 기업가 정신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기업가 정신은 무엇인가. 대한민국의 K 기업가 정신 역사를 살펴보자. 국민 소득 1만불 시대는 K1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했다. K1 기업가 정신은 석유 파동 위기가 있었던 1970년대 중동 진출과 1980년대 가성비를 바탕으로 한 미국과 유럽 시장 도전의 결과로 얻었다. ‘열심’과 ‘빨리빨리’의 K1 기업가 정신은 세계 시장에서 기회를 포착하는 데 성공했고, 이것은 ‘한강의 기적’이 됐다.

국민 소득 3만불 시대를 만든 K2 기업가 정신은 ‘디지털화’ 기회를 놓치지 않았던 것이다. 당시 핵심은 일본의 전자 산업과 반도체 산업보다 한발 빠른 디지털화 장비 투자의 힘이었다. K2 기업가 정신은 역시 ‘빨리빨리’와 ‘한발 빠른 장비 투자’를 통한 세계화가 바탕이 됐다. 특히 중국 시장과 베트남 시장에서 기회의 힘이 컸다. 이것이 패스트팔로(추격자) 전략을 펼치는 원천이 됐고, 기업의 성공적인 디지털화와 세계화로 이어졌다.

2022년, 국민 소득 3만5000불 시대가 열렸다. 지금 필요한 K3 기업가 정신은 무엇일까. 코로나19로 시작된 2020년대는 또 다른 큰 위기가 됐다. 모두가 움츠러들었고, 유동성 문제가 심각해졌다. 중국, 베트남 시장에서 기회 포착은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어느 정도 기술력이 축적되면 자국 기업 중심 정책으로 전환하는 것이 상례이기 때문이다. 

또 한 번의 시장 대전환이 필요해졌다. 중국, 베트남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시장 기회를 찾아야 할 때라는 의미다. 필자는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한 동남아시아 국가연합(아세안·ASEAN)을 주목한다. 실제 이 시장에 중국 기업들이 대규모로 진출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기업은 주저하고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 수는 2000여 개를 조금 웃돈다. 

한국 경제는 이제 K3 기업가 정신을 준비할 때다. K3 기업가 정신은 아세안 성장 기회 포착과 담대한 창조적 혁신을 지향해야 한다. 지금 우리 기업은 중국과 베트남을 대체하는 아세안 기회 포착과 그 시장에 맞는 혁신을 준비해야 한다. K3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우리는 개발도상국이 아닌 선진국과 경쟁해야 한다. 그런 만큼 그 혁신은 더 창조적이어야 한다. 모방하는 혁신이 아니라 창조적 고객 경험을 선도하는 담대한 혁신이어야 한다.

Copyright © 이코노미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타임톡beta

해당 기사의 타임톡 서비스는
언론사 정책에 따라 제공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