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건강학 <226>] 심폐소생술의 골든타임

최한조 2022. 11. 7.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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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심폐소생술의 골든타임이 주목받고 있다.

통상 3~5분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은 골든타임에 대해 정확히 명시하고 있지 않다.

최근 발생한 이태원 핼러윈 참사에서는 주변 사람들에 의한 목격자 심폐소생술이 시행됐지만 생존율이 너무나도 낮았다.

내부 장기 파열 없는 단순 외상성 질식사에서 골든타임 내에 심폐소생술이 적용됐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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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조 강동경희대병원응급의학과 교수 경북대 의학전문대학원 의학석사, 경북대 통계학 학·석사, 고려대 통계학 박사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심폐소생술의 골든타임이 주목받고 있다. 통상 3~5분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은 골든타임에 대해 정확히 명시하고 있지 않다. 대신 심장 정지 상태를 목격했다면 지체 없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라고 한다. 목격자에 의해 심폐소생술이 시행된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심장 정지 환자의 생존율이 약 네 배까지 높아진다고 한다.

목격자의 재빠른 심폐소생술과 더불어 중요한 요소는 자동 제세동기(除細動器)의 빠른 적용이다. 심장 정지 환자에 대한 심폐소생술은 뇌 손상을 지연시킬 수 있는 약간의 시간을 확보할 수는 있지만 즉시 심장 박동을 회복시키지는 못한다. 자발 순환을 회복시키려면 심장 정지 초기에 제세동 처치를 해야 한다.

제세동이 지연되면 심장 정지 환자의 생존율은 5분에 50%, 7분에 30%, 9~11분에 10%, 12분에 2~5%로 감소한다. 반면, 심장 정지 발생 후 1분 이내에 제세동이 이루어졌을 때 생존율은 90%까지 가능하다는 보고가 있다. 심장 정지 상태를 빨리 인식하고 심폐소생술을 시행해야 하며,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 자동 제세동기를 확보한 뒤 빨리 적용하는 것이 생존에 가장 중요한 열쇠다.

이번 이태원 핼러윈 참사의 주 사망 원인은 압사로 인한 외상성 질식사라고 한다. 외상성 질식사의 의학적 기전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가슴이 눌리면서 폐가 팽창할 수 없어 숨을 쉬지 못하는 것도 큰 원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심장 정지 상황보다 빨리 사망하는 이유는 심장의 우심방이 눌리면서 상대정맥이라고 하는 대정맥의 압력이 높아짐에 따라 심장으로 돌아가야 하는 혈액이 머리와 목으로 역행하기 때문이다.

머리와 목 쪽 혈관에는 역류를 차단하는 밸브가 없어 역행 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 결과 머리와 목 쪽 모세혈관의 압력이 커지고 이는 양측 결막 밑 출혈, 점상 출혈, 안면 부종으로 이어진다. 기도와 후두개에도 영향을 줘서 질식을 유발한다. 이 경우 단순히 숨을 못 쉬고 있는 것보다 더 빠르게 질식사로 이어진다. 숨을 쉬면 발살바법(순간적으로 체내 압력을 높이는 음압 조절법)으로 오히려 이러한 기전이 촉진돼, 더 빨리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둘러 압박을 제거한 후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고, 자동 제세동기를 적용하면 생존율을 올릴 수 있다. 최근 발생한 이태원 핼러윈 참사에서는 주변 사람들에 의한 목격자 심폐소생술이 시행됐지만 생존율이 너무나도 낮았다. 단순 질식사가 아닌 과중한 무게가 가해져 몸속 장기가 파열됐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장기 파열과 더불어 대동맥 파열은 시간이 지나면서 복부를 팽창하게 한다. 여러 사람이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복부 팽창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런 이유이지 않을까 한다. 그렇다고 모든 환자 장기가 파열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내부 장기 파열 없는 단순 외상성 질식사에서 골든타임 내에 심폐소생술이 적용됐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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