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상’ 기밀인 윤 대통령 관저 입주 정보, 경호처 문자로 노출
안전 담당 기관서 기밀 노출에 비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주가 임박했다는 정보가 7일 대통령경호처를 통해 노출됐다. 경호상 극비 사안인 대통령 동선을 경호 책임 기관 스스로 노출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대통령실은 “대통령 부부의 비공식 동선은 보안 사항”이라며 입주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이날 오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한 김종철 대통령 경호차장이 경호관에게 “여사님은 금일(7일) 11:00경 한남동으로 이동예정”이라는 문자를 받고 답하는 장면이 언론에 포착됐다. 경호관이 김 차장에게 보낸 메시지에는 “어제 집무실(코바나) 집기류 등은 거의 이사완료, 여사님은 이동 후 3층 짐 정리진행 예정”이라는 내용도 함께 적혔다. 입주일이 명확히 담기지 않았지만 관저 이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되는 내용이다.
김 차장은 이를 받고 “수고하세요”라고 답장을 보냈다. 김 차장은 이날 김용현 대통령 경호처장을 대신해 예결위에 참석했다.
윤석열 정부는 대통령실 용산 이전과 함께 대통령 새 관저를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정하고 보안 강화 등을 위한 리모델링을 진행해 왔다. 최근까지 경호·보안시설 보완 조치가 계속되면서 입주 시기가 늦춰져왔다. 대통령실은 그간 보안 문제를 들어 입주일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김 차장의 문자가 노출된 이후에도 윤 대통령 부부의 관저 입주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부부의 비공식 동선은 보안 사항이라 일일이 확인해드리기 어렵다”면서 “입주와 관련해서는 앞서 밝혔듯 입주가 끝나고 나면 자연스럽게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이 관계자는 보안 사항이 경호처 문자 내용을 통해 공개된 것을 두고는 “내용이 맞다 틀리다 확인해드릴 수 없기 때문에 말씀드리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했다.
대통령 동선은 통상 경호상의 이유로 철저히 보안에 부쳐진다. 경호처는 전날 참사 당일 한남동 관저 경비 인력을 문제삼는 야당 주장에 대한 입장문에서 “대통령 경호와 경비는 국가 안위에 직결되는 사안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안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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