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돌아온 제주비엔날레 "예술로 소통한다"
도립미술관·현대미술관·삼성혈·국제평화센터·가파도·미술관옆집제주 6곳서 열려
"비엔날레 제주 전역이 미술관 되는 셈…전 세계 소통의 장 되길"
"16개국 55명 작가 참여…옥외 설치된 작품들도 관심 가져주길"
매주 토요일 가족프로그램 '플라이 똥파리' 도립미술관에서 실시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0~17:30)
■ 방송일시 : 2022년 11월 3일(목) 오후 5시
■ 진행자 : 박혜진 아나운서
■ 대담자 : 제3회 제주비엔날레 박남희 예술감독
◇박혜진> 2017년 첫 회가 열린 이후 존폐 위기까지 갔던 제주비엔날레가 5년 만에 다시 열립니다. 제주비엔날레는 2017년 첫 행사 이후에 논란이 많았었는데요. 여러 갈등과 잡음을 딛고 오랜만에 열리게 돼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오늘 스튜디오에 제3회 제주비엔날레 박남희 예술감독 초대해서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감독님 안녕하세요.
◆박남희> 안녕하세요. 박남희입니다.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박혜진> 제3회 제주비엔날레 5년 만에 열리는 건데 준비하신 소감이 어떠세요.
◆박남희> 5년 만에 열린다는 말씀을 많이들 하셔서 어깨도 무거웠고 기대를 많이 하실 것 같아서 이 기대를 어떻게 충족시켜드릴지에 대한 고민과 부담감이 상당히 많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준비를 차질 없이 하고 있어서 이제 뚜껑을 곧 열게 되는 그런 막바지에 이르렀거든요. 그래서 저도 준비를 하면서 이제 잘 보여드릴 일만 남았다라고 지금 저 스스로도 기대를 불어넣고 많은 분들이 기대를 가져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함께 응원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박혜진> 제3회 제주비엔날레가 5년 만에 열리게 됐는데 앞에서 잠깐 언급했습니다만 제주 비엔날레가 참 논란이 많았어요. 존폐 위기까지 갔었는데 준비하시는 데 어려움은 없었을까 싶기도 한데요.
◆박남희> 일단 논란은 많았지만 미술계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플랫폼이라고 생각을 해요. 동시대에서 그 지역의 가치, 지역이 가지고 있는 역사와 문화 그리고 생태가 가지고 있는 속성들을 미술계의 하나의 플랫폼으로 같이 가는 것. 같이 성장해 가는 하나의 과정과 제도로서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을 하고 이 부분에 대한 가치를 한 번쯤 다시 회귀하게 되는 그런 기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시작을 했고요.
존폐 위기에 가장 커다란 문제가 됐던 부분들은 어느 정도 제도적으로 정리가 돼서 저도 시작을 하게 되었고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제주도 관계자들이나 미술관 입장에서 많은 정리를 해 주셔서 저는 비엔날레 전시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많은 도움을 주셨지만 좀 아쉬웠던 점을 말씀을 드리면 첫 번째로는 제주에서 열리는 비엔날레가 일단은 별도의 조직이 없기 때문에 조직이 별도 구성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인력의 문제나 예산의 문제, 공간의 문제들을 협의하면서 발생하는 굉장히 소모적인 일들이 있습니다. 행정적인 문제나 제도 자체 안에서 풀 수 있는 그런 과정들을 별도의 조직이 있었으면 좀 좋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있고요.
두 번째는 올해 들어 시작된 부분이었기 때문에 시간적으로 굉장히 촉박했습니다. 저도 당장 3월부터 준비를 해서 5월은 거의 일주일에 한 번씩 내려와서 공간과 별도의 관계자들 뵙고 하는 일들이 있었는데 굉장히 빠르게 진행했어야 되는 거여서 일단 시간적으로 촉박했다라는 점이 굉장히 좀 아쉬웠고요.
세 번째는 비엔날레라고 하는 것에 대한 공감과 인식하는 부분도 미술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제주도 전체가 사실 모르시는 분들이 있어서 인식을 저변에 확대해 공감할 수 있는 축제로 갈 수 있도록 하는 부분도 굉장히 필요하구나라고 하는 아쉬움과 불편함이 살짝 있었습니다.
◇박혜진> 앞에서 말씀하셨습니다마는 제주는 비엔날레가 제대로 열린 경험이 없다보니 비엔날레라고 하면 미술 축제이기는 한데 잘 모르겠다라고 하는 도민 분들이 많이 계실 것 같아요. 비엔날레가 정확히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건가요.
◆박남희> 비엔날레라는 단어 자체가 2년에 한 번씩 열린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요. 비엔날레가 시작된 건 1895년에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오스트리아 황제의 은혼식을 기념하는 행사로 출발을 했거든요. 특별한 이벤트를 만들어서 미술 그러니까 예술을 통해서 모든 사람들이 함께 축제의 장을 만드는 게 비엔날레이고요.
어떻게 보면 미술에서의 비엔날레는 미술 공간 안에서의 있었던 일들보다 조금 더 확장적으로 이야기를 펼칠 수 있고 그동안에는 제한된 관람객이었다면 비엔날레는 더 많은 사람들이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는 장이거든요. 전국에서 또 해외의 많은 분들이 제주도라고 하는 플랫폼을 삼아서 예술로 소통하는 기회입니다. 어떻게 보면 단순한 미술 축제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 지역과 지역이 만날 수 있는 교류의 굉장히 좋은 플랫폼이라고 생각합니다.
◇박혜진> 미술하면 전시관 가서 우리가 미술 작품을 감상한다 정도로만 생각을 했는데 비엔날레는 2년에 한 번씩 제주도 전체가 미술관이 되는 거군요.
◆박남희> 네. 그렇게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박혜진> 도립미술관뿐만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축제의 자리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 기대가 되고요. 미술관 말고도 비엔날레가 열리는 곳이 여러 곳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박남희> 제주도가 제주도 밖에 있는 분들이 봤을 때는 너무나 매력적인 땅입니다. 매력적인 땅에 특별한 신화도 있고 자연이 굉장히 아름다운 곳이잖아요. 어쩌면 이 신화적인 부분과 자연적인 부분이 제주비엔날레랑 같이 갔으면 좋겠다라는 생각 때문에 6개의 장소 중에서 미술관 2곳, 제주도립미술관과 제주현대미술관이라고 하는 주제관을 선정했고요.
나머지 4곳이 더 있는데요. 첫 번째가 삼성혈이라고 하는 공간입니다. 삼성혈은 제주의 개벽신화가 있는 새 성씨의 탄생지죠. 굉장히 특별하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사람과의 관계들, 우리가 지금 여기까지 존재하게 되는 어떤 의미들을 회귀하신다고 하셔서 어렵지만 삼성혈재단에 부탁을 드렸더니 흔쾌히 많은 도움을 주고 계셔서 첫 번째로 소개해 드릴 수 있고요.
두 번째는 예술의 섬 평화의 섬 제주라고 하는 의미로 지정된 국제평화센터입니다. 국제평화센터는 이미 평화에 대한 많은 기념할 만한 것들이 많이 남아 있는데요. 그 상설전시관 옆에 기획전시실에서 저희 작가들이 전시를 하게 됩니다. 위성전시관 두 번째가 그런 예술의 섬, 평화의 섬이라고 하는 걸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고요.
세 번째는 미술관 옆집 제주라고 하는 굉장히 특별한 프라이빗한 공간입니다. 현대미술관 바로 옆에 있어요. 제주의 전통적인 농가 주택을 개조해서 하나는 생활 공간으로 하나는 전시 공간으로 쓰고 있는 그런 공간이었어요. 전통적인 농가주택을 개조한 특별한 공간인 만큼 제주도라고 하는 장소성이 충분히 드러날 것 같아서 작가 한 분만 들어가거든요. 그 공간에 작가가 실제로 생활하면서 거주하며 작품을 만들었고 그것들을 체험해 보실 수 있는 공간으로 선택을 했습니다.
마지막 위성 공간은 가파도입니다. 가파도는 섬이라고 하는 지형적 특색, 바람 지평선 수평선이 만나는 지점들, 이런 장소성을 가지고 있는 곳에서 비엔날레가 열린다면 많은 분들이 제주도라고 하는 생태를 직접적으로 경험을 한번 해 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네 번째 위성 공간으로 가파도 에어를 중심으로 가파도 곳곳에 작품이 설치가 됩니다.
◇박혜진>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전형적인 전시관이 아닌 곳에서 다양한 작품들을 접할 수 있다고 하니까 꼭 한번 가보셨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번 비엔날레 주제가 '움직이는 달 다가서는 땅'이에요.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 건가요.
◆박남희> 왜 달과 땅만 있고 사람은 없어? 라고 질문을 하시더라고요. 사실 저는 이 주제를 잡았을 때 저희가 인류가 공통으로 지금 겪고 있는 큰 숙제가 있는 것 같아요. 기후 위기, 인간을 중심으로 인간이 개발해 놓은 인간이 편리하다고 개발한 것 때문에 지금 인류 전체가 아프고 자연의 역풍을 받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이 자연의 역풍을 받게 된 우리의 근본적인 자연에 대한 태도에 대한 문제를 다시 보자라고 하는 관점에서 자연이라고 하는 게 우리 인간들 모든 생명들을 연결시키고 있는 공동체다. 자연 공동체 지구라고 하는 것들을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적인 개념으로서의 달, 그리고 우리의 생명체들의 움직임 이런 것들을 달과 땅 그리고 사실 저는 인간이 자연의 일부라고 하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해야 된다고 생각을 했고 자연이 가지고 있는 가치 생명력 이것들이 회복되기 위해서는 인간의 눈이 아니라 자연의 눈으로 봐야 한다라고 하는 부분에서 이 얘기들이 다시 한번 회고돼야 될 것 같더라구요.
그리고 사실 코로나19로 다들 힘드셨잖아요. 이런 것들이 왜 왔을까라고 하는 근본적인 문제들은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자연을 지배하려고 했던 많은 욕망들이 아니라 자연과 함께 가야 하는 자연 속에서 생활해야 하는 그 가치가 회복돼야 한다는 의미에서 자연은 늘 언제나 변하고 있고 인간은 그 안에서 항상 같이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들을 환기시켜주는 그런 주제입니다.
◇박혜진> 제주비엔날레 어떤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지도 알려주세요.
◆박남희> 제주비엔날레가 메인은 다 전시죠. 앞서 소개해드렸던 6개의 전시관에서 저희가 한 전시 작품들이 되게 다양해요. 회화 작품도 있고 사진도 있고 설치 작품도 있고 영상 작업도 있고 전시가 굉장히 주된 저희 영역이고요. 오프닝 때는 퍼포먼스가 진행이 될 거고요.
사전 프로그램으로 지난달 22일과 23일에 이미 '예술가와 함께 걷고 낭독하기'라고 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었습니다. 한복집 운영하는 할머니, 동네서점 운영하는 선생님도 오셨고요. 초등학교 학생, 문학가 황규관 선생님도 오셨고 굉장히 다양한 계층에 계신 분들이 와서 자연 속에서 예술가와 함께 낭독하는 프로그램을 가졌었습니다.
두 번째는 실제로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국제큐레이터 토크라고 하는 프로그램이 오는 23일 비대면 영상 송출로 진행되는데요. 미래 예술은 어떻게 함께 나아갈 것인가라고 하는 주제로 진행이 되고요.
비엔날레 플라이 똥파리라고 하는 어린이 가족 체험 프로그램이 매주 토요일에 진행됩니다. 우리랑 공존하는, 정말 없어서는 안되는 그런 생명들. 생명들의 눈높이에서 똥파리의 눈으로 세상을 다시 한번 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인데요.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 도립미술관에서 진행되고 이 부분은 조각가인 황수연 작가의 똥파리라고 하는 작품을 착안해서 한번 생명에 대한 이야기 자연공동체로서의 우리 지구인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함께 가족과 함께 어린이와 함께 나눠보는 시간입니다. 또한 비엔날레가 뭔지 인식을 넓힐 수 있는 시민 교양강좌가 도립미술관에서 12월에 진행이 됩니다. 이런 프로그램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박혜진> 이번 비엔날레에 굉장히 유명한 작가들이 함께한다고 들었는데 어떤 작가들의 작품들을 볼 수 있을까요.
◆박남희> 이번 비엔날레에 55명의 작가가 참여합니다. 16개 국가에서 참여를 하게 되고요. 굉장히 많은 호기심을 남겨놓고자 아직까지 55명을 한 번도 다 말씀을 드리지 않았어요. 마지막까지 기대를 갖게 하고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런데 궁금해하시는 작가분들 중에서 요즘에 핫한 그룹들이 있고 진중하게 자연하게 접근하고 일관된 태도를 가지신 분들도 있어서 저희가 이제 계층별로 다양한 분들이 있다라고 먼저 서두로 말씀드리고요.
제주에서 활동하시지만 국제적으로 알려진 강요배 선생님도 있으시고요. 이번에 자비에사라고 하는 캐나다 아티스트가 와요. 이분은 한국계인데 캐나다인이세요. 이미 2세대 전에 캐나다로 이주하신 할머니인데 굉장히 흥미로운 분이에요. 이 작가가 활동하는 행보가 굉장히 넓고 젊은 작가인데 이번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이 작가를 선보이게 돼서 너무 기대가 되고 있는데요. 굉장히 아름다운 작업을 만들고 있습니다.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고요.
그리고 작가가 작품 공간 중심에 소라를 하나 만들었어요. 그게 제주를 생각하면서 만들어낸 하나의 오브제거든요. 굉장히 특별한 시간을 가질 거라고 기대하고 있고요.
다음 케냐 출신의 왕개치무트라고 하는 아티스트가 있어요. 흑인 여성 아티스트이고 성에 대한 문제, 인종에 대한 문제, 인권에 대한 문제들이 자연 안에서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접근하는 아티스트여서 이 역시도 굉장히 흥미진진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박혜진> 제주비엔날레가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이어지게 될 텐데 특별히 이 프로그램은 정말 놓치지 마시라 감독님께서 추천하시는 프로그램 있다면요.
◆박남희> 전시장 안에 있는 작품이 아니라 전시장 밖에 있는 작품들도 좀 눈여겨보셨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번에 도립미술관 외부에 설치된 작품 중에 강승철이라고 하는 제주도에서 옹기를 주로 만드는 아티스트인데요. 제주흙으로 미술관에 이미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작품들 손으로 만져볼 수 있는 조각 작품이 있는데요. 조각으로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길 위에 점자 블록으로 만들어 놓은 그런 배려가 있는 옹기작품이 있고요.
저희가 가파도에 작가 2분이 계신데 쓰레기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다라고 하는 부분들을 일깨우시는 작업을 하는 작가가 공교롭게도 두 분 다 쓰레기라고 하는 모티브를 가지고 있어서 해양 쓰레기 문제를 다루고 있는 아티스트들이 있는데 쓰레기를 통해서 보는 바다에 대한 문제로 외부에 설치한 앤디 휴즈라고 하는 아티스트의 작업이 있고요.
그다음 홍현숙이라는 아티스트는 가파도에서 우리가 해양 쓰레기로 인해 얼마나 많은 생명들과 바다가 오염되고 바닷 속에 많은 생명들이 다치는가의 문제를 얘기하는 부분이 조금이라도 그냥 지나치시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옥외에 시설돼 있기 때문에 지나칠 수 있는 부분인데 그런 부분들을 놓치지 않으셨으면 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박혜진> 오는 16일부터 시작되는 제주의 특별한 축제. 제3회 제주비엔날레가 잘 치르길 기대하고요. 또 많은 분들 함께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감독님 오늘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박남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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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CBS 박혜진 아나운서 zzzin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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