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청약 49대1 아파트마저...본계약땐 절반이상 “계약 포기”

연규욱, 이희수 2022. 11. 7.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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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천여명 몰린 파주운정 A단지
본청약서 당첨자 절반은 포기
공공 이어 민간분양도 미달
“집값의 지속적인 하락 예상
시세차익 기대감 줄어들어”
수도권에서 순위권 내 미분양으로 무순위 청약에 나서는 단지가 늘고 있다. 사진은 '선착순 분양'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는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 전경. 【매경DB】

사전청약 49대1 아파트도...본청약은 계약포기

7천여명 몰린 파주운정 A단지
본청약서 당첨자 절반은 포기
공공 이어 민간분양도 미달

“집값의 지속적인 하락 예상
시세차익 기대감 줄어들어”
수도권에서 순위권 내 미분양으로 무순위 청약에 나서는 단지가 늘고 있다. 사진은 선착순 분양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는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 전경. [매경DB]

공공아파트에 이어 민간 아파트에서도 사전청약 당첨자들이 무더기로 계약을 포기하는 일이 벌어졌다.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와 추가적인 집값하락에 대한 우려에 주변 시세 대비 1억원 이상 저렴한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사전청약 당첨자들이 대거 이탈했다.

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파주 운정신도시 A49블록 시티프라디움은 최근 본청약으로 총 275가구에 대한 입주자 모집을 실시했다. 총 486세대 규모인 이 단지는 지난 4월 제4차 민간분양 사전청약으로 이중 대부분인 438세대를 푼 곳이다. 그러나 이번 입주자모집공고에 명시된 사전공급 세대수는 211가구에 불과했다. 사전청약 당첨자들 중 절반이 넘는 나머지 227명은 당첨을 포기한 것이다. 분양 관계자는 “입주자모집공고일(10월 28일)을 앞둔 지난달 당첨자 지위를 계속 유지하고픈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확약서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며 “438명 중 211명만이 이에 응답했다”고 설명했다.

시티프라디움은 3월 사전청약 당시 일반공급 163가구에 7090명이 몰리며 49대 1의 높은 평균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던 단지다. 특별공급 역시 276가구 공급에 4331명이 청약신청을 해 15.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직선거리로 약 1.9km 떨어져 있긴 하지만 GTX-A 운정역이 2024년 개통 예정이라 청약대기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사전청약 당첨자들의 대거 이탈은 급리급등에 따른 이자 부담과 집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란 전망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고금리로 중도금 대출이자도 높아지다 보니 이자상환에 대한 부담감이 가장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악화 속에 주변 단지들의 집값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파주시 동패동에 있는 ‘운정신도시 아이파크(2020년 7월 입주)’는 84A형이 지난해 6월만해도 9억5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올해 들어장 최근인 지난 9월엔 7억5500만원으로 손바뀜되며 2억원 가까이 가격이 떨어졌다. 인근에 있는 ‘운정신도시센트럴푸르지오(2018년 7월 입주)’ 역시 지난해 최고가 9억1500만원에서 지난 10월 6억2000만원으로 급락했다.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입지한 금강펜테리움센트럴파크(올해 7월 입주시작)는 호가가 5억원 중후반대로 형성돼있으나 거래가 전무한 상황이다. 시티프라디움은 분양가가 4억7488만원(84A기준)으로 이들 주변 단지들 실거래가보다 1억원 이상 낮게 책정돼있으나 사전청약 당첨자들이 대거 외면한 것이다. 장 본부장은 “집값의 지속적인 하락이 예상되면서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단지는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민간분양 사전청약 단지들 중 최초로 본청약이 실시되는 곳이다. 민간 사전청약에 앞서 본청약이 실시됐던 일부 공공분양 사전청약 단지들에서는 이미 계약 포기 사태가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 11월 사전청약을 진행해 지난 9월 본청약을 실시한 ‘인천검단 AA21블록’은 전체 사전청약 당첨자 배정 물량 811가구 중 491가구만 접수해 당첨자 중 약 40%가(320가구)가 본청약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초 본청약을 실시한 파주운정3 A23블록 역시 기존 사전청약 당첨자 835가구 중 50명이 본청약을 포기한 바 있다.

한편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며 ‘N차’ 무순위 청약도 반복되고 있다. 무순위 청약은 일반 분양이 끝난 후 미분양이나 미계약이 발생할 때 이뤄진다. 청약홈에 따르면 이달 들어 무순위 청약 접수를 받는 모든 아파트 단지가 이미 2번 이상 청약 신청을 받았던 곳이다. 11월에 무순위 청약 접수를 받는다고 공고한 아파트 단지는 총 5곳이다. 모두 서울, 경기, 인천에 있는 수도권 아파트 단지다.

이중 서울 ‘신림스카이아파트’는 오는 8일 4가구에 대한 사후 무순위 청약 접수를 받는데, 이번이 벌써 14번째다. 서울 ‘한화 포레나 미아’도 오는 14일 5번째 무순위 청약 접수를 받는다. 주거 선호도가 높은 서울 아파트라도 분양가가 주변 시세 대비 크게 낮지 않다보니 청약 신청자들의 외면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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