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순항미사일 추가되고 ICBM 빠진 북한 발표···합참 “사실과 달라”
북한이 7일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에 대한 ‘대응 군사작전’의 구체적 내용을 공개하면서 지난 2일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해 울산 앞바다 80㎞ 부근에 떨어뜨렸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주장한 ‘울산 앞바다에 전략순항미사일’은 우리 군이 공개한 적이 없다. 군 당국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군 총참모부는 이날 입장문에서 지난 2일 “함경북도지역에서 590.5㎞ 사거리로 남조선(남한)지역 울산시앞 80㎞ 부근수역공해상에 2발의 전략순항미사일로 보복타격을 가하였다”고 밝혔다.
당시 군은 울릉도 방향으로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날아온 북한 미사일에 대응해 NLL 이북 공해상에 공대지미사일 등으로 응수했다고 밝혔는데, 북한은 순항미사일로 추가 대응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또 미사일 낙탄 지점의 상세한 좌표(위도 35°29′51.6″,경도 130°19′39.6″)와 당일 발사한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사진을 공개했다.
김준락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감시정찰자산의 탐지 및 분석 결과 북한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우리 군에 포착되거나 탐지된 순항미사일은 없다”고 했다. 한·미 감시 정찰자산이 탄도미사일보다 속도가 느린 순항미사일을 탐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낮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군 안팎에서는 북한이 산업·연구시설과 발전소 등 주요 시설이 밀집한 울산을 언급해 불안감을 고조시키는 ‘기만 전술’을 편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북한이 공개한 좌표계 위치 일대 수색 등 추가 조사를 통해 순항미사일 발사 여부를 촘촘히 검증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지난 3일에는 “국방과학원의 요구에 따라 적의 작전지휘체계를 마비시키는 특수기능전투부의 동작믿음성 검증을 위한 중요한 탄도미사일시험발사를 진행하도록 하였다”고 주장했다. 특수기능전투부는 전자기충격파(EMP)로 보인다. EMP탄은 강력한 전자기파로 전자기기 내부의 회로를 태워버리는 무기로 ‘적의 작전지휘체계 마비’에 특화됐다.
북한은 3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시험 발사해 정상비행에 실패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날 보도문에는 언급하지 않았다. 조선중앙통신 등은 화성-17형 대신 화성-15형으로 추정되는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서는 미사일의 화염 분사구(노즐)가 2개만 식별돼 노즐이 4개인 화성-17형과는 차이가 난다. 그러나 합참은 “(화성-17형이라는) 군의 평가 결과는 현재까지 변함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투기를 동원한 시위성 비행 규모는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 총참모부는 4일에는 3시간 47분에 걸쳐 500대의 각종 전투기들을 동원한 공군의 대규모적인 총전투 출동 작전이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우리 군이 북한 군용기 항적 180여 개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2020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이 810여대의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다. 북한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보유 전투기 중 3분의 2를 동원한 셈이다.
장영근 한국항공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각종 군용기가 40~50년 이상 노후화된 상황에서 500여대의 군용기를 동원하여 시위를 했다는 것은 지나친 과장으로 추정된다”며 “북한이 우리 군에 비해 상대적 열세인 공군력을 과장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군은 북한이 2일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쏜 탄도미사일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를 수거해 분석 중이다. 김준락 실장은 “해군 구조함인 광양함이 6일 NLL 이남 동해상에서 무인수중탐색기(ROV)를 이용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잔해물로 추정되는 물체를 수거했으며 현재 관계기관이 정밀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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