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로코로나’에서 ‘리오프닝’으로?···기대에 들뜬 금융시장

이윤주 기자 2022. 11. 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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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국내외 금융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아직까지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시장은 여러가지 정황상 중국도 문을 다시 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경기둔화 우려와 미국의 긴축, 국내 자금시장 경색까지 악재가 가득한 상황에서도 투자자들은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에 희망을 거는 분위기다.

중국 시진핑 주석의 3연임과 미중무역갈등 속에 차이나런(투자자금의 중국시장 이탈) 자금이 국내 증시에 유입되는 것도 단기적으로 주가상승에 기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23.36포인트(0.99%) 오른 2371.79에 장을 마쳤다. 전장보다 11.79포인트(0.5%) 오른 2360.22에 개장한 뒤 상승폭을 키웠다. 기관이 2767억원, 외국인이 1108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은 4064억원 순매도했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 종가보다 6.59포인트(0.95%) 오른 700.48로 마감하며 70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시장 순매수가 두드러진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31일부터 6거래일 연속 순매수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국내 주식 순매수의 정확한 의도를 알 수는 없지만 중국이 더 이상 경제와 금융시장을 방치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고 있어 정책적 전환이 더욱 절실해졌다는 점에서 ‘차이나 런’의 역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추론한다”고 밝혔다.

원화가치도 상승해 이날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00원대로 내려가기도 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8원 내린 달럴당 1401.2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장중 한때 달러당 1399.6원까지 저점을 낮췄는데, 장중 1400원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6일(1397.1원) 이후 한 달 만이다. 달러화 강세가 한풀 꺾인 가운데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수가 이어지면서 역외시장을 중심으로 달러화 매도세가 커진 영향을 받았다.

무엇보다 중국이 곧 경제활동에 문을 열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모처럼 시장에 활기를 넣고 있다. 지난주 5거래일간 중국 상해종합지수와 항셍H지수(HSCEI) 각각 5%, 9% 상승한 점이 이같은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지난 4일 중국질병예방센터 전염병학 전 수석학자가 한 회의에서 “실질적 변화가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중국 내에서도 정책 전환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확산하기 시작했다. 다만 중국 정부는 다음날인 지난 5일 곧바로 “중국은 여전히 해외 코로나 유입 및 본토 질병 전이 확산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므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대다수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이 ‘제로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마냥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홍록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는 중국 경기, 주식시장 회복의 첫번째 전제조건이자 가장 효과적인 부양책”이라며 “엄격한 방역 조치에 위축되었던 중국발 소비, 투자가 늘어날 경우 전세계 수요진작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이 문을 다시 열더라도 그 속도는 매우 느릴 것이라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강봉주 국제금융센터 부전문위원은 “경제 개방시 감염이 다시 폭발할 우려, 빠른 경제개방을 단행할 경우 강한 봉쇄 조치를 옹호해왔던 정부가 모순에 빠지는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중국 정부가 점진적 완화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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