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막힌다" 119신고에 소방당국 "목소리 생기 있어"… 경찰 공동대응 요청도 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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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당국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일 첫 압사 신고 직전 관련 신고를 받고도 출동하지 않은 데 대해 "(신고자의) 목소리에 생기가 있어 사고라고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혀 논란이다.
소방은 또 참사 발생 전 두 차례에 걸친 경찰의 공동대응 요청에도 "구조 활동보다는 교통 통제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판단해 출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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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당국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일 첫 압사 신고 직전 관련 신고를 받고도 출동하지 않은 데 대해 “(신고자의) 목소리에 생기가 있어 사고라고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혀 논란이다. 소방은 또 참사 발생 전 두 차례에 걸친 경찰의 공동대응 요청에도 “구조 활동보다는 교통 통제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판단해 출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이일 소방청 119대응국장은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12분 현장에서 걸려온 신고와 관련해 “녹취를 들어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숨을 못 쉬겠다는 것이 아니고 평상시 대화처럼 아주 활발하게 생기가 있다”며 “사고가 발생했다고 정확히 인지할 수 없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당시 신고자는 119에 "이태원…죠. 숨이 막혀가지고"라고 하다가 곧 통화가 끊겼으나, 소방당국은 현장에 출동하지 않았다.
참사 당일 소방당국은 경찰의 공동대응 요청에도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 황창선 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참사 발생 전 위험이 감지된 112신고 내용 중 2건에 대해 당일 서울소방본부에 공동대응 요청을 했다”며 “해당 신고 접수 시간은 각각 오후 8시 33분과 오후 9시”라고 밝혔다. 경찰은 해당 신고를 각각 사건 코드 번호 1번(우선 출동)과 0번(최단 시간 내 출동)으로 소방에 알렸다.
이에 대해 이 국장은 “당시 공동대응 요청을 받고 신고자에게 다시 확인한 결과 첫 번째 신고는 현장 교통 통제와 질서 유지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했고, 두 번째 신고는 ‘구급차가 필요하지 않다’고 확인해 경찰에 해당 내용을 전달하고 종결했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은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각 기관별 신속한 대응을 위해 마련된 ‘긴급신고통합시스템’을 통해 공조하고 있다. 버튼만 누르면 경찰과 소방, 해경이 실시간 통화, 빠른 대응이 가능하지만 이번 참사 때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김성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인파사고의 문제점을 집중점검한 후 인명 구조가 최우선이라는 원칙하에 현장에서 작동 가능토록 법과 제도, 예산, 행태 등을 전면 개편하겠다”고 말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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