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출하량 줄자, DDI 가격 하락세...LX세미콘·삼성電 실적 감소
(지디넷코리아=이나리 기자)글로벌 소비 시장 침체로 TV, 노트북, 스마트폰 출하량이 줄어들자 패널 핵심 부품인 DDI(디스플레이 드라이버 IC)의 가격이 올해 2분기부터 내림세로 돌아섰다. DDI 가격 변화는 국내 DDI 공급 업체인 LX세미콘, 삼성전자 시스템LSI의 매출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DDI는 스마트폰과 TV, 태블릿 등의 화면을 구동하는 핵심 부품이며 통상적으로 스마트폰에 1개, TV와 모니터에는 여러 개가 탑재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DDI 생산능력(캐파)가 지난 2분기부터 증가하면서 가격이 분기마다 인하되고 있다. TV 등 대형 디스플레이용 DDI 가격은 올 1분기 0.65달러로 최고치를 찍은 후, 2분기 0.62달러, 3분기 0.59달러, 4분기 0.56 달러를 기록하며 내림세다. DDI의 가격 하락은 내년까지 이어져 내년 4분기에는 0.51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트북용 DDI 또한 지난 1분기 0.71달러를 기록한 이후, 올 4분기 0.6달러까지 떨어졌으며 내년 4분기 0.55달러가 예상된다. 스마트폰용 TDDI 또한 수요가 부진하다. FHD용 TDDI는 지난 1분기 3.32달러를 기록한 이후 2분기부터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내년 1분기 FHD용 TDDI는 2달러 미만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이는 지난 2년 동안 파운드리 부족과 TV, 모니터, 노트북 등의 세트 시장 수요 상승으로 분기마다 DDI 가격이 인상됐던 점과 상반된다. 2020년 DDI 가격은 전년보다 20~30% 인상됐고, 작년 하반기에는 전년보다 10% 가량 추가 인상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소비 시장 침체로 세트 제품 출하량이 감소하고 DDI 수요가 줄어들자, DDI 가격 인하가 불가피해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TV 시장은 올해 전 세계 TV 출하량은 2억200만대로 전년 대비 3.8%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10년(2억1천만대) 이후 1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내년 TV 출하량은 올해보다 0.7% 감소한 2억100만대가 예상된다. 올해 노트북 출하량은 전년보다 23% 감소한 1억8900만대로 하향 조정됐다.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12억4900만대로 전년(2021년 13억3400만대) 보다 7% 감소할 전망이며, 내년에도 불확실성이 크다.
세트 시장 축소로 DDI 연간 출하량과 매출 또한 감소할 전망이다. 옴디아는 올해 DDI 매출이 전년보다 10% 감소해 124억3700만달러를 기록하고, 내년에 13% 추가 감소한다고 전망했다. DDI 매출 증가율은 2020년 47%, 2021년 75%와 비교된다. 올해 DDI 연간 출하량은 전년보다 12% 감소할 전망이다.
DDI 출하량 감소는 LX세미콘과 삼성전자 시스템LSI의 3분기 실적 하락에 반영됐다. LX세미콘의 주요 고객사는 LG디스플레이, 삼성전자 시스템LSI의 주요 고객사는 삼성디스플레이다.
TV용 DDI 공급 업체 점유율은 노바텍(24.4%), LX세미콘(14.5%), 삼성전자(8.6%) 순이다. 스마트폰 OLED DDI 공급 점유율은 삼성전자(56.3%), 노바텍(12.5%), LX세미콘(12.1%) 순으로 차지하고 있는 만큼, DDI 출하량 감소는 LX세미콘과 삼성전자의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
LX세미콘 3분기 영업이익은 604억원으로 전년보다 53.2% 감소하며 반토막이 났다. LX세미콘의 고객사인 LG디스플레이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3분기 영업손실 7천593억원으로 지난 2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적자다.
삼성전자 DS(디바이스 부문) 실적에는 시스템LSI 실적만 별도로 공개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난 3분기 컨콜에서 한규한 삼성전자 시스템 LSI 사업부 상무는 "경기침체로 인한 모바일, TV, PC 등 주요 부품 수요 감소로 실적이 하락했다"며 세트 부분용 반도체 실적을 언급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DDI 공급 업체는 현재 고객사의 가격 인하 요청에 직면했고, 이를 완화하기 위해 파운드리 업체와도 재협상이 필요할 것"이라며 "내년까지 TV, 노트북 등 시장 축소가 전망됨에 따라 향후에도 DDI 가격 하락과 실적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나리 기자(narilee@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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