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맨파' 어때, 춤으로 전한 젠더리스의 새로운 시각 "성별의 경계가 없는 것"[SS인터뷰]

김민지 2022. 11. 7.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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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민지기자]“우리가 생각하는 젠더리스와 대중이 생각하는 젠더리스가 다르게 비춰지는 것 같았다. 젠더리스는 성별의 경계가 없는 거다.”

젠더리스 안무 스타일로 독보적인 매력을 자랑한 댄스 크루 ‘어때’가 Mnet ‘스트릿 맨 파이터’(이하 ‘스맨파’) 세미파이널 무대까지 진출했으나 아쉽게 탈락했다. 경쟁보다도 팀의 색을 보여주고자 노력한 이들은 춤으로 젠더리스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며 많은 팬의 지지를 받았다. 어때는 지난 7일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에서 ‘스맨파’에 출연한 소감을 전했다.

어때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꾸준히 메시지를 전하는 방식에 대해 고민했다. 탈락 이후 소감을 묻자 킹키는 “서바이벌과 경연 프로그램에서 ‘충분히’란 어려운 것 같다. 어떻게 해도 어렵고 아쉬움이 남게 되더라”라며 “주어진 조건 안에서 우리의 색과 방향성을 녹여내고자 노력했다. 그런 점에선 아쉬움이 없다”고 답했다.

이들이 ‘스맨파’에 출연하며 보여주고자 한 것은 무엇일까. 이조는 “항상 젠더리스하고자 노력했다. 춤은 성별을 두지 않고 추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우리 춤을 계속 걸리쉬로 봐주시는 것 같아서 큰 아쉬움이 있다. 우리에게 프레임이 씌워져서 어떤 춤을 춰도 걸리쉬라는 말을 듣게 됐다. 그럼에도 걸리쉬라는 말 대신 젠더리스하다는 말로 바꿀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한국 문화에는 춤에 대한 선입견이 존재하는 것 같다. 여자는 여자다운 걸 해야 하고 남자는 남자다운 걸 해야 한다는 게 있다. ‘쟤네 왜 자꾸 여자 춤춰?”라는 틀을 깨고 싶었고, 또 그런 춤을 대중에게 처음 보여준다는 스토리를 전하고 싶었다.”


어때가 말하고자 하는 젠더리스의 의미가 온전히 전달되기엔 아직 사회엔 편견이 많이 존재한다. 테드는 “계급미션에서 덕의 안무가 채택된 후 반응들이 속상했다. 노래에 맞게 잘 짠 춤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걸 걸리쉬라고 단정지어서 말하는 시선이 있었다. ‘그러면 우리는 뭘 보여줘야 하는 거지?’라는 생각에 ‘멘붕’이 왔다”고 당시의 고충을 털어놨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시선으로 춤을 바라봐야 할까. 테드는 “춤 자체에는 성별의 경계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남자와 여자는 힘이 다를 뿐이라고 생각한다. 발레로 비교하자면 점프해서 도는 동작을 할 때 남자는 힘이 좋아서 4바퀴 돌고, 여자는 2~3바퀴를 돈다. 이건 힘이 다를 뿐 동작은 똑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콴즈는 “춤은 표현하는 예술 중 하나다. 그렇기에 정답이 없다”며 “춤에는 자기 성격이 드러난다. 섬세한 사람은 디테일한 표현을, 파워풀한 사람은 직접적으로 와우 포인트를 춤에 담고자 한다. 이런 점을 시선을 가둔 채 성별로 나누다 보니까 제한받는 느낌이 들었다. 남녀가 따로 추는 춤이 아닌 자기가 하고 싶은 걸 추면 된다”고 말했다.

“물론 남자가 주로 추는 춤, 여자가 주로 추는 춤이 있을 순 있다. 각자 체력, 유연성, 신체조건 등이 다르다 보니 선입견이 생긴 것 같다. 젠더리스라는 말도 남자가 여자 같은 걸 했을 때, 또 여자가 남자 같은 걸 했을 때 그렇게 부르는 경향이 있더라. 그런데 한 단계 나아가서 성별이 없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세미 파이널까지 올라가서 탈락하고 아쉬움은 없었냐는 말에 덕은 “항상 대중평가가 좋진 않았다. 탈락이 결정되는 순간마다 배틀을 가장 열심히 준비해왔다. 그런데 프리스타일부터 2:2 팀 배틀도 하지 못해서 아쉬웠다”고 답했다. 이를 듣던 킹키는 “팀원들이 각자 가진 기초가 다 다르다. 크럼프, 힙합 등 소위 남성적인 장르라고 불리는 춤을 기초로 가진 친구들이다. 어때에게 이런 점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는데 못 보여줘서 아쉽다”라고 말해 ‘어때’의 다음을 더욱 기대케 했다.

어때는 ‘스맨파’에 출연하며 고정관념이 깨졌던 순간을 가장 인상 깊었다고 꼽았다. 킹키는 “계급미션 때부터 우리 팀이 뭐만 하면 걸리쉬라고 해서 직접 마이크를 잡은 적이 있다. 우리를 표현할 말이 적당히 생각나지 않아서 그런 말을 써주시는 것 같다. 걸리쉬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말에 힘이 생겨서 편견이 생긴다고 생각한다”라며 비하인드 이야기를 공개했다.

“그래서 댄스 크루들에게 ‘어때스럽다고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이후 미안하다고 해준 댄서분도 계셨고, 또 우리와 비슷한 춤을 추는 친구들이 고맙다고 해주기도 했다. 방송에 나가진 않았지만 그 순간 틀이 깨지지 않았나 싶다.”

끝으로 킹키는 “우리가 요청하기 전에 먼저 ‘어때 잘해’라고 말해줄 수 있게끔 열심히 하자고 결심했다. ‘잘해’라는 말을 들으면 힘이 되는 것 같다. 얼굴도 잘하고 춤도 잘하고 예능도 잘한다고 불리고 싶다. (웃음)”이라며 앞으로 어때의 활약이 이어질 것을 예고했다.

mj98_24@sportsseoul.com
사진 | 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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