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연의 큰 그림, 수술은 월드컵 포석
축구팬들은 최근 한국의 남·녀축구를 대표하는 두 선수의 잇단 수술에 탄식했다.
손흥민(30·토트넘)이 먼저 왼쪽 눈 주변 골절로 수술을 받은 상황에서 지소연(31·수원FC 위민)까지 발목 수술로 뉴질랜드 원정에서 제외됐다는 소식을 전한 것이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지소연의 경우 이번 수술이 내년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을 겨냥한 큰 그림이라는 사실이다.
원래 지소연은 잉글랜드 여자슈퍼리그(WSL)에서 뛰던 시절부터 오른쪽 발목에 불편을 호소했는데, 최근 소속팀 수원FC 위민에서 WK리그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정밀 검진을 받은 결과 뼛조각이 발견됐다.
수원FC의 한 관계자는 7일 기자와 통화에서 “당장 경기를 뛰는데 문제가 있는 수준은 아니다”면서 “지소연 선수가 내년 여자월드컵이라는 최고의 무대에서 최고의 기량을 펼치기 위해 수술을 선택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소연이 응급 상황이 아닌데도 생애 첫 수술대에 오르는 것은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 가벼운 수술이라는 사실도 영향을 미쳤다.
뼛조각을 제거하는 이번 수술은 회복에 최대 2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소연은 이번 수술로 오는 12일과 15일 여자월드컵이 열리는 뉴질랜드에서의 원정 평가전 출전이 무산됐다. 대표팀 합류는 건너뛰고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1월부터는 정상적으로 소속팀 훈련에 합류할 수 있다.
수술까지 각오한 지소연이 자신의 세 번째 월드컵 도전에서 어떤 결과를 얻어낼지도 관심사다. 지소연은 첫 도전이었던 2015년 캐나다 대회에선 1골을 터뜨리며 16강 진출을 이끌었고, 2019년 프랑스 대회에선 아쉽게 3전 전패로 조별리그 탈락의 아쉬움을 삼킨 바 있다.
콜린 벨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여자 축구대표팀이 지난해 여자 아시안컵에서 역대 최고 성적인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낸 만큼 호주·뉴질랜드 대회에서도 새로운 역사를 쓸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편 벨 감독은 이날 파주 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뉴질랜드 출국 전 훈련을 마친 뒤 인터뷰에서 “지소연의 역할을 대신할 선수는 사실 없다고 생각한다. 그 대신 다른 모든 선수가 더 많이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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