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특검으로 진상 규명", 與 "'李 수사' 가리기 목적"(종합)

박기주 2022. 11. 7.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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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특검` 두고 여야 입장차
李 "이미 은폐 시도…이젠 특검 논의할 때"
與 "특검법 논의만 몇달…시간끌기용"
한동훈 "대형 참사, 신속성 중요…특검은 진실 규명 장애"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이태원 참사’의 진실 규명을 위한 ‘특검’ 도입을 두고 여야가 맞서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경찰의 ‘셀프 수사’와 수사권이 없는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특검 도입 논의를 즉각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고, 여권에서는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가리기 위한 의도가 있다며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 대표는 7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참사에 대해서는 반드시 원인을 규명하고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 이제 희생자에 대한 진정한 애도와 추모의 시간이 지나고 책임의 시간이 돌아왔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 대표는 “현재 이 (이태원 참사) 수사는 셀프수사라는 한계를 벗어나기 어렵다. 더군다나 이미 일부 은폐를 시도한 것과 같은 부실수사 징조가 드러나고 있다”며 “당장 시급한 것은 철저한 국정조사다. 하지만 국정조사는 강제 조사 권한이 없기 때문에 이제 특검을 논의할 때가 됐다. 중립적 특검을 통해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관련자에 대한 엄정한 문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특검 관련 발언에 대해 “진상규명을 위해 국정조사가 추진되고 있는데, 여러 정보보고 삭제 등 은혜 정황이 드러나고 있어 특검을 통한 조사의 필요성이 있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과거에도 수사와 특검, 국정조사가 같이 있었던 전례가 있다”며 “이번에도 국정조사를 통해 국회에서 여러 자료 요구와 증인 신청을 통해 따질 건 따지고 수사 상황을 지켜보면서 수사가 미진하다면 특검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7일 예결위 참석을 위해 국회에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 같은 이 대표의 주장에 국민의힘 측은 즉각 반박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 대표가 국정조사를 넘어 특검까지 꺼내들었다. 경찰의 셀프수사를 믿지 못하겠다며 국정조사와 특검 도입까지 주장한 것”이라며 “이제 막 사고원인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국조도하고 특검도 하자는 것은 무한정 ‘이태원참사’를 끌고 가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이 대표가 인정하는 것처럼 국정조사는 강제조사권도 없어서 진상규명을 할 수 없을뿐더러 정쟁만 하다 끝날 공산이 크고, 특검도 ‘시간끌기용’인 것은 마찬가지”라며 “국회에서 특검법 논의에만 몇 달이 걸릴지 모르고, 특별검사 임명과 수사단 구성까지 생각하면 하세월이 걸릴 것이 뻔하다. 결국 이 대표와 민주당이 노리는 것은 이태원참사를 장기간 끌며 국민들의 눈과 귀가 이 대표에 대한 수사로 향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속셈”이라고 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도 특검 논의가 아직 이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치권에서 특검이 논의되는 동안 경찰의 수사가 동력을 잃고, 그러다 보면 진실 규명에 오히려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예산결산특위 출석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초동 수사 단계에서 (특검을 하는 것은) 진실 규명에 장애가 될 수 있다. 대형 참사 사건은 신속성이 훨씬 중요하다는 특수성이 있다”며 “목격자 진술의 휘발성이 크고 기억이 시간에 따라 왜곡될 가능성, 증거가 사라질 우려가 크다. 특검은 개시까지 몇개월이 소요되는데, 초동 수사로 진실을 규명하는 데에 무리가 따른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어 “경찰이 여론의 감시 하에 신속하게 수사하면 된다. 경찰도 우려가 있다는 것을 알고 수사를 할 것”이라며 “검찰은 대형참사 수사에 대한 노하우와 경험을 갖고 있다. 이런 대형사건에 있어서의 수사 능력 등 자산을 사장시킬 필요가 없다”고 했다.

앞서 주호영 원내대표도 지난 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지금은 신속한 강제수사를 통해 증거를 확보하고 보존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수사 결과를 보고 미진하거나 부족한 것이 있다면 특검이든 국정조사든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박기주 (kjpark8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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