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이 출연"..'연매살' 이서진, 시크함의 의인화 [현장의 재구성]

연휘선 2022. 11. 7. 16:2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OSEN=연휘선 기자] 차갑도록 담백한데 하는 말마다 정감 있게 웃긴다. 배우 이서진이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 제작발표회부터 큰 웃음을 선사하며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7일 오후 tvN 새 월화드라마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극본 박소영, 연출 백승룡, 약칭 ‘연매살’) 제작발표회가 온라인으로 중계됐다. 이 자리에는 백승룡 감독과 배우 이서진, 곽선영, 서현우, 주현영이 참석해 방송인 박슬기의 진행 아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연매살’은 일은 프로, 인생은 아마추어인 연예인 매니저들의 하드코어 직장 사수기를 그린 드라마다. 프랑스에서 인기리에 방송되 국민 드라마로 인정받은 동명의 시리즈를 원작삼아 한국식으로 각색된 작품이다. 메쏘드엔터라는 가상의 매니지먼트 회사에서 이서진이 마태오 이사, 곽선영이 천제인 팀장, 서현우가 김중돈 팀장, 주현영이 신입 매니저 소현주 역을 맡아 열연한다. 

그 중에서도 이서진은 극 중 매니지먼트 총괄 이사이자 배우들 중 선배 연기자로서 중심을 맡는다. 정작 그는 출연 계기에 대해 “특별한 마음은 없었다. 제작사에서 기획 초기 단계부터 얘기가 돼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중간에 빠질 수가 없어서 하게 됐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일적인 부분에서 열심히 하려고 하는 게 캐릭터와 결이 비슷하다. 사생활은 많이 다르다. 마태오가 가정적으로 복잡한데 저는 깔끔하다”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무심한 듯 툭툭 던지는 냉정한 표현이 묘하게 빵빵 터진다. 이서진은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솔직한 입담을 이날 제작발표회에서도 유지하며 본의 아닌 분위기 메이커 노릇을 했다. 그는 “저는 특별한 노력을 한 건 없다”라고 말하는가 하면, “외모는 주변 스태프들을 보고 참고했다. 워낙 오랫동안 배우 생활을 하다 보니 연기 경력 만큼 매니저와의 생활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참고가 많이 됐다. 역할 자체가 화도 많은 역할이라 항상 화를 많이 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기존의 제 모습과 너무 다르다”라고 너스레를 떨었고, “엔터 이름이 ‘메쏘드엔터’인데 ‘메쏘드 연기’ 하느라 힘들었다’라고 말해 웃음을 더했다. 

말은 차갑게 하면서도 이서진은 “워낙 오랫동안 매니저들과 생활을 해봤지만 매니저가 사실 쉬운 직업은 아니다. 그런 매니저들의 고충들이 사실 이번 드라마에서 보여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런 걸 보여준 적이 없지 않나. 배우 뒤에서 그림자처럼 일해서 잘 안 보이는데 이번 드라마를 계기로 매니저들이 얼마나 힘든 직업인지 보여졌으면 한다”라고 따뜻한 심성을 드러냈다. 

이에 백승룡 감독이 “저희 배우들은 ‘미쳤다’. 연기에 미쳤다”라고 거듭 자부하며 애착을 드러낸 터. 이서진은 “이 얘기는 안 하면 좋을 뻔했다”라고 덧붙이며 곽선영, 서현우, 주현영 등 후배 연기자들의 폭소를 유발했다. 이서진의 타박 아닌 타박에도 백승룡 감독은 “뒤에서 계속 국장님께 캐스팅 좀 해달라고 부탁했다. 저희 대본에 꼭 필요한 분이었다. 기둥이 필요했는데 기둥을 잡을 게 이서진 선배 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국장님께 제발 해달라고 했고, 다행히 선배님이 어쩔 수 없이 해주셨다. 그래서 시작 부분에 중심을 잡고 잘 꾸려나갈 수 있었다. 첫 단추를 잘 뀄다. 역시나 드라마 찍는 동안 도움을 많이 받았다. 선배님이 가진 좋은 것들을 제게 많이 주셨고, 제가 그걸 갖고 드라마를 할 수 있게 도움이 많이 됐다”라고 강조했다. 

이서진은 연이은 감독의 칭찬에 “이제 그만해”, “감독이 마법처럼 많이 미쳤다. 그만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서진 특유의 차갑지만 정겨운 말투가 실소를 자아냈다. 또한 이서진은 웃음기 어린 표정으로 실제 자신의 매니저들에게 “지금 매니저들 너무 다 잘해주고 있어서 제가 특별히 부탁할 건 없다. 어제 저녁에 우리 대표하고 와인하고 저녁을 먹었는데 우리 대표가 계산을 해줘서 고마웠다. 미리 계산을 했길래 우리 대표한테 너무 고마웠다. 와인도 비싼 걸 먹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한 그는 매니저에게 미안하거나 서운했던 순간에 대해 “그런 적 없다. 그런 마음이 들어도 금방 잊어버린다”라며 웃었다. 

더불어 그는 실제 자신의 매니저로 함께 하고 싶은 스타일에 대해 “세 명 중 한 명을 꼽자면 천제인 매니저를 데려오고 싶다. 일을 똑부러지게 잘한다. 김중돈 실장은 너무 정이 많다. 이런 스타일 싫어한다. 일을 잘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또한 반대로 실제 자신이 매니저로 일한다면 함께 하고 싶은 배우에 대해 “저는 아무래도 현영이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아직 어리고, 앞으로 돈을 많이 벌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수입이 중요하다. 무궁무진하게 돈을 벌 기회가 많기 때문에 주현영 씨 매니저가 좋을 것”이라고 현실적인 답변을 내놔 주위를 폭소케 했다.

시종일관 무심한 듯 냉정하게 말하지만 불편하지 않은 담백함으로 주위의 웃음을 자아낸 바. 이서진이 극의 중심을 어떻게 잡는지 제작발표회를 통해 존재감이 드러난 모양새다. 

무엇보다 그는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배우로서의 본분을 잊지 않았다. “저희 4명이 배우 대표로 나왔지만 제가 생각한 주인공은 특별출연 해주신 분들이다. 워낙 훌륭한 분들이 해주셨고 그 분들이 주인공이고 저희는 받쳐주는 역할이다. 그 분들이 매회 특별한 활약을 하시니까 그 부분이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라고 힘주어 말한 것. 배우 이순재, 조여정, 김주령, 이희준, 진선규, 김수미, 서효림 등 특별출연하는 배우들의 에피소드에 대한 기대와 이를 통한 작품의 감동적인 메시지를 향한 궁금증을 끌어올린 영리한 답변이었다. 

백승룡 감독은 “이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게 리얼함이었다. 가짜로 보이면 안 되고, 진짜로 보이게 하기 위해서 출연한 배우들과 사전 인터뷰를 많이 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이야기를 작가들과 정말 회의를 많이 했고 어떻게 하면 리얼하게 보일 수 있을지 연구를 많이 했다”라고 밝히기도 한 터. 역설적이게도 이서진의 담백한 시크함이 작품에 대한 호기심을 끌어올리고 있다.

‘연매살’은 오늘(7일) 밤 10시 30분에 첫 방송된다. 

/ monamie@osen.co.kr

[사진] tvN 제공.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