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타 재즈는 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2022-2023 NBA 정규시즌 LA 클리퍼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10-102로 승리했다. 이로써 유타는 2연승을 달렸다.
최근 몇 시즌 동안 플레이오프에서 실패한 유타는 대니 에인지 사장 주도 하에 대대적인 리빌딩에 돌입했다. 에인지 사장은 리그 최고의 거상답게 도노반 미첼과 루디 고베어 등 팀의 원투펀치를 내주면서 엄청난 미래 자산을 확보, 리빌딩을 향해 박차를 가했다.
이에 많은 이들은 당연히 올 시즌 유타가 프랑스의 초신성으로 평가받는 빅터 웸반야마 지명 레이스에 합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정작 시즌에 돌입하자 유타 선수들은 탱킹팀이 되기를 거부하고 있다.
개막전부터 유타는 백투백 MVP 니콜라 요키치가 버티고 자말 머레이, 마이클 포터 주니어가 복귀한 덴버 너게츠를 상대로 승리를 따내더니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현재 8승 3패로 서부 컨퍼런스 2위에 올라 있다.
원투펀치 미첼과 고베어 그리고 3옵션인 보얀 보그다노비치까지 팀의 주축 선수들이 모두 이적하는 등 전력 누수가 컸음에도 이처럼 컨텐더 팀을 연이어 제압하며 초반 돌풍을 일으킨 원동력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유타 선수들은 너나 할 거 없이 '한 발 더 뛰는' 이타적인 농구를 하고 있다. 슈퍼 에이스는 없지만 베테랑 마이크 콘리를 중심으로 켈리 올리닉, 조던 클락슨 여기에 라우리 마카넨, 콜린 섹스턴 등 이적생들이 돌아가면서 훌륭히 제 몫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공수 안정화를 꾀하게 됐고 팀의 호성적으로 연결된 것이다.
실제 유타의 상승세는 득실점만 아니라 세부적인 지표를 통해서도 입증되고 있다. 이번 시즌 유타는 오펜시브 레이팅 리그 9위(114.1), 디펜시브 레이팅 리그 8위(109)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서부 팀들 중 두 부문 모두 10위 이내에 랭크된 팀은 피닉스 선즈와 유타 두팀 뿐이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서부 1, 2위를 달리고 있는 팀.
벤치 생산성 역시 돋보인다. 유타는 벤치 득점 부문에서 464점으로 샌안토니오 스퍼스(466점)에 이어 2위를 기록,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벤치 생산성을 자랑하고 있다. 이적생 섹스턴은 평균 13.6점을 올리며 유타의 벤치생산성을 리그 정상급으로 올려놓았다.
공간 창출을 중요시하는 현대 농구에서 '3점슛'은 승리를 위한 필수 불가결의 요소다. 유타는 리그에서 보스턴 셀틱스,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와 함께 현대농구가 요구하는 전술적 트렌드를 가장 잘 따르고 있다. 실제 유타는 3점슛 시도, 성공 개수 2개 부문에서 모두 3위 이내에 위치해 있다.(*유타는 40.3개의 3점슛을 시도해 14.8개 성공, 성공률 36.8%) 이날 승리한 클리퍼스 전에서도 유타는 15개의 3점슛을 37.5%의 확률로 꽂아넣었고 이는 승리의 큰 원동력이 됐다.
마카넨의 놀라운 반전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슈퍼에이스급 활약은 아니지만 유타의 초반 상승세를 이끈 일등공신이 바로 마카넨이다. 2017년 드래프트를 통해 시카고 불스에 입단한 마캐넌은 부상으로 성장이 다소 정체됐던 스트레치형 빅맨이다.
이 때문에 그는 트레이드로 여기저기 팀을 옮겨다니는 저니맨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2021-2022시즌을 앞두고는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시카고를 떠나 클리블랜드로 이적했고, 1년 뒤 다시 트레이드로 유타에 새 둥지를 틀었다.
그간 기대에 못 미치며 실망감을 안겼지만 유타에서는 알을 깨고 드디어 기량이 만개하는 모양새다. 마카넨은 이날 포함 10경기 평균 22.2점 9.4리바운드 51.5%의 야투 성공률을 기록하며 유타의 1옵션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그는 시즌 초반 가장 강력한 MIP(기량발전상) 수상 후보로 꼽히고 있다.
생각 이상으로 훨씬 잘하고 있다. 그래서 고민이다. 예상 밖의 선전으로 유타는 윈나우가 리빌딩을 두고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현재까지 행보로는 윈나우에 조금 더 가까워 보인다. 유타가 향후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