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가 급한 뇌출혈 응급환자 … AI가 98% 정확도로 진단하죠"

나현준 2022. 11. 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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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병원 'AI 진단 솔루션' 도입 현장 가보니
뇌출혈 조기진단 놓치게되면
사망률 35% 달해 치명적 결과
AI로 수초내 정확하게 진단
아주대병원-SK C&C 협업해
2년간 10만장 뇌CT 데이터 축적
AI가 폐암·유방암·척추질환 진단
의료 스타트업 앞다퉈 솔루션 내놔
수원 아주대병원서 만난 최진욱 아주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뇌 CT 검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 컴퓨터 화면에 있는 빨간색 표시가 AI가 진단한 뇌출혈 의심 정도를 시각화한 것이다. 【사진 제공=SK C&C】

지난달 12일 경기도 수원시 소재 아주대병원 영상의학과 사무실.

사무실 한쪽에 마련된 컴퓨터 화면에는 최근에 찍은 환자들의 뇌 컴퓨터단층촬영(CT)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 보통 환자마다 뇌 CT 사진을 30장가량 찍는데 사진별로 얼마나 뇌출혈 의심 증상이 있는지가 빨간색으로 표시된다. 아울러 종합점수 차원에서 몇 % 확률로 뇌출혈이 의심되는지도 점수로 산출된다.

현장서 만난 최진욱 아주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뇌 CT 사진을 진단한 결과"라며 "뇌출혈은 조기 진단을 놓치면 사망률이 35%에 달하는데, 98% 정확도에 기반해 수 초 내로 판단할 수 있어 현장에서 잘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AI를 활용한 CT 진단이 올해부터 상급 병원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뇌출혈 분야부터 시범 도입됐으며 앞으로 뇌동맥류·뇌경색, 폐, 암까지 다양한 분야로 영상 AI 진단 솔루션이 확대될 전망이다.

외과의사 이국종 교수가 재직하는 것으로 유명한 아주대병원은 앞서 언급한 AI 진단 솔루션(메디컬 인사이트 플러스 뇌출혈)을 올해 초 도입했다.

메디컬 인사이트 플러스 뇌출혈은 아주대병원과 SK C&C가 지난 2년간 약 10만장에 달하는 뇌 CT를 데이터로 활용해 만든 AI 솔루션이다. 자기공명영상(MRI)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더 빠르게 진단할 수 있는 CT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메디컬 인사이트 플러스 뇌출혈은 5만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에서 정확도 98%를 기록했다. 피와 석회가 구분되지 않거나 혹은 극소량의 뇌출혈이 발생하는 등 AI가 잡아내지 못하는 일부 사안을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을 맞히는 셈이다.

환자가 응급실에 급하게 내원했을 때 영상의학과 교수가 부재 중일 때가 더러 있는데, 응급실 담당 전문의가 AI 진단 솔루션을 통해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진단함으로써 조기 대응이 가능해진다.

최 교수는 "보수적인 의료진이 보기에 AI 진단은 거부감이 있을 수 있지만 훌륭한 보조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열린 마음으로 봤으면 한다"며 "현재 AI 진단 솔루션 비용은 수가로 인정되지 않아 온전히 병원이 부담하는 구조인데, 뇌와 폐와 같이 빠른 진단이 필요한 분야를 중심으로 정부가 수가 인정 등 지원책을 마련해 AI 진단이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AI가 영상의학과 의료진을 대체하기보다는 훌륭하게 보완 역할을 하는 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의료진과 정부의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환자 입장에서도 조기 진단이 가능한 만큼 건강도 관리하고 비용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윤동준 SK C&C 헬스케어그룹장은 "뇌출혈 진단 정확도를 1% 높이면 뇌출혈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약 200억원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K C&C는 아주대병원뿐만 아니라 서울, 경기, 인천, 대구 등 권역별 종합병원 20여 곳에 AI 진단 솔루션을 설치했다.

아울러 앞으로 아주대병원과 SK C&C는 AI 진단 솔루션을 뇌출혈뿐만 아니라 뇌동맥류·뇌경색 분야에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MRI보다 저렴하고 환자의 비용 부담이 적은 CT를 기반으로 AI 진단 솔루션을 개발해 보급 확산에 더욱 힘쓴다는 계획이다.

SK C&C뿐만 아니라 국내 의료 스타트업들도 너도나도 AI 진단 솔루션을 내놓고 있다.

뷰노는 AI 기반 폐 CT 영상 분석에 나섰고, 루닛은 폐암·유방암 등 암 진단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이들 AI 진단솔루션 기업은 서로를 경쟁 상대가 아닌 시장을 같이 키우는 파트너로서 인식하고 있다.

SK C&C와 뷰노, 루닛, 딥노이드 등은 지난 6월 '의료 AI 얼라이언스'를 구성해 뇌질환, 흉부질환, 유방암, 척추질환 등에서 각 사 대표 AI 진단 솔루션을 종합해 의료기관 맞춤형 패키지 상품을 내놓기로 했다.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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