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첫 골 작우영, 벤투호 새 키플레이어 떠오를까
축구대표팀은 손흥민(30·토트넘)의 부상으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플랜 B가 필요한 때다. 그 플랜 B의 중심이 될 수 있는 정우영(23·프라이부르크)이 한국 축구대표팀에 시즌 리그 첫 골이라는 기분 좋은 소식을 안겼다.
정우영은 7일 독일 프라이부르크의 유로파 파크 슈타디온에서 열린 쾰른과의 2022~2023 독일 분데스리가 13라운드 홈경기에 선발 출전해 후반 7분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2-0 승리에 힘을 보탰다. 앞서 정우영은 지난달 낭트(프랑스)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경기에서 1골·1도움을 올렸는데, 리그에서는 이번이 시즌 첫 골이다. 시즌 초반에는 주로 교체 출전하던 정우영은 샬케04와의 12라운드 경기부터 선발 출전하기 시작하더니, 선발 출전 2경기 만에 리그 첫 골을 가동했다. 정우영은 후반 37분 교체될 때까지 82분을 뛰면서 패스 성공률 79.2%, 키패스 1회, 슈팅 3회 등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축구통계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정우영에게 팀내 두 번째로 높은 평점 7.5점을 부여했다.
정우영의 경기력이 좋아지고 있는 것은 손흥민의 부상으로 긴장하고 있는 한국 축구대표팀에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소식이다.
손흥민의 월드컵 출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이 대표팀의 플랜 B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지난 6월 브라질과 평가전 이후부터 4-2-3-1, 또는 4-4-2 포메이션을 중심으로 경기 운영을 해왔다. 손흥민은 전방이나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서면서 자유롭게 움직이며 공격 전술에 유연성을 가져다 줬다.
현 시점에서 손흥민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는 선수는 없다. 하지만 비슷한 유형의 선수라면 있다. 정우영은 그 중 첫 손에 꼽힌다. 정우영도 손흥민처럼 측면 공격수가 주 포지션이지만, 대표팀에서는 투톱에 가까운 포지션으로 좋은 경기력을 여러차례 보였다.
지난 9월에 열린 카메룬과 평가전이 그랬다. 당시 정우영은 원톱으로 나선 손흥민의 바로 뒤에 배치됐지만, 실질적으로는 섀도 스트라이커로 사실상 투톱에 가깝게 뛰었다. 정우영의 장점 중 하나는 전성기 박지성 못지 않을 정도의 왕성한 활동량이다. 이를 바탕으로 최전방의 손흥민과 3선 사이에서 종횡무진 뛰며 상대 미드필더들을 끊임없이 괴롭혔다. 볼 운반에도 적극적으로 나섰고, 수비진보다 더 수비를 열심히 했다.
벤투 감독은 공격수들도 많이 뛰면서 수비 가담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하는데, 정우영은 이에 가장 들어맞는 유형이다. 벤투 감독이 최근 정우영을 꾸준히 발탁하며 기회를 준 이유다. 특히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황의조(올림피아코스), 황희찬(울버햄프턴) 등 대표팀의 주축 공격수들이 부진에 시달리고 있어 정우영의 활약은 더욱 고무적이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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