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 생환 봉화 광부들 비상식량 '커피믹스'…4~5개 열량, 밥 한공기

허기 지면 하루 2~3개 씩 먹어… "침울했던 기분 나아져"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커피믹스를 하루에 1개씩, 허기가 지면 하루 2~3개씩 물에 타서 마셨어요."

경북 봉화 아연광산 갱도 붕괴 사고가 일어난지 9일 만인 지난 4일 작업반장 박정하씨(62)와 보조작업자 박모씨(56)가 221시간 만에 갱도 밖으로 걸어서 나온 뒤 이렇게 말했다.

커피믹스를 식사대용으로 먹었다는 것이다. 박씨의 동료 광부는 "사측에서 커피믹스를 마음대로 먹을 수 있게 해줘서 자주 애용했다"고 했다.

광부 2명의 극적인 생환 소식과 함께 이들의 비상식량이 된 커피믹스에 새삼 관심이 커지고 있다.

동서식품의 맥심 모카골드 마일드 1개(12g)당 열량은 50㎉다. 나트륨 5㎎, 탄수화물 9g, 당류 6g, 지방 1.6g 등이 들어 있다. 커피믹스 4~5개가 밥 한공기(150g) 열량(215㎉)과 맞먹는다. 다른 회사 제품도 열량이 비슷하다.

이들의 주치의인 경북 안동병원 신장내과 방종효 과장은 병원 브리핑에서 221시간 버틸 수 있었던 배경으로 "커피믹스를 식사 대용으로 한 것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직장인 손모씨(30대)는 "대수롭지 않게 봤던 커피믹스가 이젠 다르게 보인다"면서 "커피믹스 한잔을 마시니 그동안 침울했던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이라고 했다.

커피믹스 관련주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7일 오후 3시30분 현재, 동서식품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07% 상승한 2만1800원에 거래됐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재난 식량 용도로 나온 식품이 아니지만 무사 귀환에 도움됐다고 하니 다행"이라면서 "잘 회복해 퇴원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경북경찰청 아연광산 매몰 사고 전담수사팀과 과학수사대, 산업통상자원부 동부광산안전사무소는 7일 오후 봉화군 소천면 서천리 사고 현장을 찾아 현장감식을 실시했다.

구조작업 완료 후 경찰 조사가 본격화되면서 현재 업체는 작업을 중단했고 광부 40여 명은 대부분 휴무에 들어갔다.

psyduck@news1.kr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