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최대 생산 中 공장 봉쇄, 애플 덕 본 삼성D·LG이노텍 촉각
애플 “생산 능력 상당히 감소한 상황”
트렌드포스 “200만~300만대 출하량 감소 예상”
삼성D·LG이노텍, 아이폰14 부품 상당수 공급
두 회사 모두 “아직 큰 영향 없어”
중국의 코로나19 봉쇄로 세계 최대 아이폰14 생산 공장 가동에 차질이 발생했다. 아이폰14 부품 공급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은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맞닥뜨리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3분기 정보기기(IT) 업체 대부분이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급감으로 실적이 곤두박질친 반면, 두 회사는 탄탄한 아이폰 공급망을 품에 안고 호실적을 기록했다.
◇ 애플 “아이폰14 프로·프로맥스 생산 차질”
6일(현지시각) 애플은 성명을 내고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규제로 세계 최대 애플 아이폰 조립 시설인 중국 허난성 정저우 폭스콘 공장 가동이 일부 중단되면서, 아이폰14 프로와 아이폰14 프로맥스 생산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밝혔다. 폭스콘은 애플의 최대 아이폰 생산업체로 정저우 공장에서 아이폰14 시리즈 80%, 아이폰14 프로 85% 이상을 생산한다.
애플은 “현재 정저우 공장은 생산 능력이 상당히 감소한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며 “아이폰14 프로와 프로 맥스 모델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나 출하량은 앞선 예상치보다 낮아질 것이며, 고객은 신제품을 받기까지 더 오래 기다려야 할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생산량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공급업체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당국은 정저우시에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 중이라는 이유로 지난 2일부터 오는 9일까지 폭스콘 공장이 있는 정저우 산업단지 전체를 봉쇄하고 근로자들의 외출을 금지했다. 약 20만명이 일하는 폭스콘 공장에서 일부 근로자들은 방역 체계에 불만을 제기하고 공장 봉쇄를 뚫고 탈출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애플은 정저우 공장 생산 차질로 어느 정도의 물량이 제때 공급되지 않는지는 밝히지 않았으나,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아이폰 출하량은 기존 전망치인 8000만대에서 200만~300만대가 줄어들 전망이다.
◇ ‘승승장구’ 삼성디스플레이·LG이노텍 ‘노심초사’
아이폰14 생산 ‘완전 정상화’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애플을 비롯한 부품사들의 실적 타격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연시는 애플과 관련 공급업체들의 황금기인데, 신제품을 낸 지 두 달 만에 생산 차질이 발생해 애플발 연쇄 매출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애플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은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역대 최대 실적에 버금가는 성적표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긴 것이다. 이들은 모두 글로벌 수요가 높은 아이폰14 프로 시리즈 부품의 상당수를 공급하고 있다.
3분기 최대 이익(1조9800억원)을 달성한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14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아이폰14 프로 제품군 대부분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OLED 패널이 적용됐다. 카메라 모듈 세계 1위 LG이노텍 역시 애플 매출 비중이 80% 이상을 차지한다. 이번 아이폰14 프로 제품군에도 LG이노텍 카메라 모듈이 주로 적용됐다. 업계에서는 LG이노텍의 아이폰14 카메라 모듈 점유율이 75%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 덕에 LG이노텍 3분기 매출(5조3874억원)과 영업이익(4448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2%, 33% 증가해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 “큰 타격 없어… 물류 루트 선회로 대응”
삼성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모두 아직 정저우 공장발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저우 외에 선전 공장 등으로 생산을 분산하고 있는 아이폰 생산 상황에 맞춰 물류 루트를 중국 다른 지역으로 선회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실제 폭스콘은 정저우 공장에서 줄어든 생산량을 선전시에 있는 공장에서 대체 생산할 계획을 밝히고 있다. 동시에 애플 역시 자체 대안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포스는 “애플이 폭스콘 외에 경쟁사인 럭스셰어 정밀산업으로 주문을 돌려 아이폰14 시리즈 생산 차질 위험을 분산시킬 계획이다”고 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11월 현재까지 두 회사의 아이폰14 부품 물동 변화가 없어 폭스콘 사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본다”며 “4분기 아이폰14 프로 출하 비중이 65~70% 수준에 이를 정도로 아이폰14 프로 시리즈 수요가 더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두 회사 모두 4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무리 없이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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