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뒷북 재난문자’, 지하철 출근길 대란 불렀다
서울시 “인천·경기에도 안내문자 가게 개선”
무궁화호 열차 탈선으로 서울지하철 1호선의 운행이 차질을 빚은 7일 아침 서울시가 뒤늦게 보낸 긴급재난문자로 더 큰 혼란을 빚었다며 승객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8시27분 ‘전일 무궁화호 탈선으로 인하여 1호선 열차가 지연운행되고 있으므로 혼잡하오니 안전을 위하여 다른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이 시각은 이미 월요일 아침 출근하는 시민들이 대중교통을 통해 이동을 시작했거나 출근을 마친 시점이다.
지하철 1호선 일부 구간을 운용하는 서울교통공사가 트위터 계정에 ‘6일 발생한 경부선 영등포역 하1선 코레일 열차 궤도이탈 조치 관계로 1호선 남영~구로역 간 전동열차 구간에 일반열차가 함께 운행되어 1호선 상·하선 열차가 지연 운행되고 있습니다’라고 공지한 것도 이날 오전 9시10분으로 대부분 승객이 출근한 시간이었다.
서울지하철 1호선은 전날 무궁화호 탈선 사고의 여파로 서울교통공사 운행 구간의 경우 이날 첫차부터 오전 10시까지만 해도 상·하선 열차 120회 운행 중 83회가 지연됐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운행하는 일부 구간은 운행이 중단되면서 극심한 혼잡이 빚어졌다.
특히 전날 서울시와 영등포구가 ‘1호선 운행이 재개됐다’고 보낸 안내 문자를 보고 지하철로 출근을 시도했다가 발이 묶이면서 혼잡은 커졌다.
서울시는 전날인 6일 오후 9시42분 ‘20:53경 경부선 영등포역 부근 코레일 무궁화호 열차 탈선은 조치 완료돼 1호선 상·하선 운행 재개되었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영등포구 역시 오후 10시32분 ‘오늘(6일) 20시53분경 영등포역에서 발생한 열차 탈선 사고는 복구완료되었사오니 철도이용객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이에 지하철 운행이 정상화된 줄 알고 평소처럼 지하철을 타러 왔다가 역에 붙은 지연 및 중단 안내문을 보고 다른 대중교통을 찾아 나선 승객들이 많았다. 이미 지하철에 탑승한 상태에서 열차가 움직이지 않아 지연 사실을 인지하고 항의하는 승객들도 있었다. 긴급재난문자가 시민 불편과 혼선을 가중한 셈이 됐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전날 탈선 사고 이후 전면 중단된 열차 운행이 일부 재개됐다는 의미로 ‘1호선 상·하선 운행 재개’를 알렸다”며 “7일 오전 지연 상황에 대한 문제 발송이 늦어진 것은 불찰”이라고 말했다.
전날 사고 직후 상·하선 모두 중단됐던 지하철 1호선 운행이 오후 9시30분 일부 재개됐다는 의미의 문자였다는 것이다.
다만 서울교통공사 공식 애플리케이션 ‘또타 지하철’은 6일 21시23분 ‘1호선 상하선 운행이 중단되었다’는 알림 문자를 보냈다. 5분 후인 21시28분에는 ‘1호선 상선 운행은 재개되었으나 1호선 하선 운행은 중지 중’이라며 ‘1호선을 이용하실 고객께서는 이용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고 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서울역~청량리역 구간까지만 1호선을 운행한다. 상선은 서울역에서 청량리역을, 하선은 청량리역에서 서울역을 의미한다.
또타 지하철은 특히 1호선에서 출근전쟁이 벌어진 7일에도 서울시 재난문자보다 1시간 20분 가량 빠른 오전 7시06분에 ‘1호선 남영~구로역 간 전동열차 구간에 일반열차가 함께 운행되어 1호선 상하선 열차가 지연운행되고 있다’며 ‘열차 이용에 참고하시기 바란다’고 알림을 보냈다. 이를 본 시민 일부는 지하철 대신 버스로 출근해 이날 혼잡을 피할 수 있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에서 재난안전 컨트롤타워인 행정안전부와 경찰, 서울시, 용산구청 간 공조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처럼 이번 열차 탈선 이후 대응에서도 서울시와 코레일, 서울교통공사 간 협조체제가 원활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지하철 지연운행 등에 대한 대시민 안내 매뉴얼을 개선해 향후 시민의 지하철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며 “서울시 안전안내문자는 서울시계 내만 발송되므로 인천·경기 지역에도 안전안내문자가 발송되도록 코레일과 협의하여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8시45분 용산역을 출발한 익산행 무궁화호 열차가 영등포역으로 진입하던 중 객차 5량과 발전차 1량 등 모두 6량이 선로를 이탈했다. 승객 275명이 탑승했던 열차가 탈선하면서 30여명이 경상을 입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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