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창] 채권으로 본 시장의 방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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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각 자산군이 차례대로 약세장으로 빠져들었다.
먼저 채권을 살펴보면 시장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MOVE지수가 이미 3월 7일 금융위기 때나 볼 수 있었던 수준인 140을 돌파하며 올해 자본시장이 대혼란에 빠질 것을 예고했다.
포트폴리오의 기본 원리가 각 자산군의 약점을 서로 보완하는 현상을 이용하는 것인데 이처럼 주식과 채권이 같이 무너지는 것은 이제 양 자산군에 있어 금리가 수익률의 공통변수가 됐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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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각 자산군이 차례대로 약세장으로 빠져들었다. 먼저 채권을 살펴보면 시장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MOVE지수가 이미 3월 7일 금융위기 때나 볼 수 있었던 수준인 140을 돌파하며 올해 자본시장이 대혼란에 빠질 것을 예고했다. 당시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1.78%였으니 변동성지수를 눈여겨본 사람이 아니면 미리 위험을 짐작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두 달 만에 3%, 6개월 후에 4%까지 상승하며 평년 대비 6배 이상의 변동성을 통해 올해 채권수익률을 기록상 최악의 성과로 끌어내렸다. 주식도 4~5월 및 9월의 폭락을 거쳐 현재도 전 세계 주요 지수 대부분이 연초 대비 20% 이상 하락한 상황이다. 이 밖에 부동산·원자재·암호화폐 등 모든 자산이 차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포트폴리오의 기본 원리가 각 자산군의 약점을 서로 보완하는 현상을 이용하는 것인데 이처럼 주식과 채권이 같이 무너지는 것은 이제 양 자산군에 있어 금리가 수익률의 공통변수가 됐음을 의미한다. 즉 과거에는 금리 상승기가 경제가 번영하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돼 주식에 호재, 채권에 악재였으나 이제는 금리가 오르면 주식·채권 모두에 악재로 해석된다. 뒤집어보면 다시 금리가 하락하면 주식과 채권 모두가 강세장을 맞을 수 있으니 투자자들에게는 언제 금리가 꾸준히 하락할지가 가장 중요해졌다. 따라서 이것이 이른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봇(태도 변화)을 기다리는 투자자들의 열망이 강한 이유로 보면 된다.
다행인 것은 채권시장이 바닥을 찍어 장기금리가 추세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 생각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영국의 금융 사태로, 정부가 시대에 맞지 않는 정책을 집행하려 하자 금리가 폭등해 3월과는 반대로 MOVE지수가 금리의 고점이 머지않았음을 암시하고 있다. 추가로 시장에서는 연준이 과도하게 긴축 정책을 펴고 있어 경기 침체를 유발하고 있다는 견해가 높다. 이는 미국의 10년물 금리가 4% 이상에서 장기간 머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바닥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주식과 달리 채권시장은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움직인다. 1982년부터 코로나19 때까지 미국의 기준금리와 10년물 국채금리는 각 경기 사이클의 저점과 고점이 꾸준하게 직전 저점과 고점보다 내려갔다. 현재는 기준금리와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이전 경기 사이클의 고점을 초과했기 때문에 그 현상은 이제 끝났다. 돈 벌기가 어려워졌다고 해석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른바 채권시장의 ‘항복’이 나왔다는 의미는 일단 채권이라도 투자의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다만 모든 채권이 그런 것은 아니고 장기국채와 국내 기준 신용등급 AA 이상인 단기채권이 그러하다. 주식시장의 투자 시기는 내년 상반기 중 어느 시점이 될 듯하다. 부동산 등 나머지 자산군도 시차를 두고 회복되기 시작할 것이다.
연준의 판단 착오로 올해 사라진 전 세계 주식과 채권 등의 자산 규모가 전 세계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46%에 해당한다고 하니 실수치고는 그 대가가 너무 크다. 다행인 점은 채권이 무너지면서 시작된 악몽이 채권의 안정으로 다시 복구의 시계가 돌아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향후 채권을 시작으로 각 자산군이 보여줄 회복의 가능성을 참고해 투자자들은 차분히 다음 상승 사이클에서 만회할 전략을 짜야 할 것이다. 참고로 미국 주식의 경우 지난 60년간 지금과 같은 약세장에서는 저점을 찍고 향후 1년 내 지수가 30% 가까이 반등해왔다고 하니 내년 시장은 위험보다는 오히려 기회가 될 확률이 높다고 믿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혜진 기자 sunset@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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