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 당국 사전개입 쉽지 않아”

김유진 기자 2022. 11. 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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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PF 부실 예방 못한 금융사에 경고… “도덕적 해이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할 것”
외국계 증권사 공매도 검사 진행… 국내 증권사도 검사 확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스1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7일 흥국생명의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을 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조기상환에 대한 스케쥴은 알고 있지만 시스템적으로 (금융당국의) 사전 개입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흥국생명은 오는 9일 예정된 5억달러(약 7100억원)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통상 국내 보험사가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은 5년 콜옵션을 설정하고 조기 상환을 하는 터라 시장에서는 ‘5년 만기’라는 인식이 강해 흥국생명의 콜옵션 미행사는 역외 시장에서 국내 채권에 대한 신뢰도를 크게 떨어뜨렸다.

이 원장은 이날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시장에서 발행시점 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에 대한 기대가 있는 점과 흥국생명 측의 자금여력도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금융시장 전반을 흔들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리스크에 대한 금융당국의 지원에 대해선 “단기성과에만 집착해 시장상황 변화에 대비한 선제적 리스크관리를 소홀히 한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필요한 조치를 병행해 도덕적 해이를 막겠다”며 “지나친 수익성 일변도 영업에 따른 부작용을 예방하겠다”고 경고했다.

특히 이 원장은 부동산 PF 부실에 따른 증권사에 대한 금융당국의 대규모 유동성 지원으로 증권업계가 과도한 위험 투자 관행을 반복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부동산 PF 과다보유 증권사의 리스크를 해소해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단기금융시장 악화 등 일시적 유동성 부족 가능성이 있는 증권사들에 시장 안정화 목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유동성 지원을 받는 증권사가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자구계획 이행 여부 등을 철저히 관리해 도덕적 해이가 없도록 하는 한편, 향후 부동산 익스포져 등 특정부문에서 위험이 과도하게 집중되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 체계를 정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금감원은 전 금융권의 PF 대출 현황과 개별 사업장의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면서 다양한 대응책을 강구‧추진 중이다.

이 원장은 고환율·고금리·고물가 등 복합위기 상황에 대해 금융시장 리스크에 “금감원 뿐만 아니라 기재부, 금융위, 한은 등 관계기관 모두가 원팀으로서 협력‧소통하며 적극 대응 중”이라고 답했다. 그는 “한국 정부와 금감원을 포함한 관계기관이 강력한 시장안정 의지와 위험관리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금융회사들 역시 최근의 위기상황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건전성과 유동성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원장은 최근 금리 상승, 환율 급등으로 국내은행의 자본비율이 하락하고 외화부채가 크게 느는 등 건전성 관련 우려에 대해선 “국제결제은행(BIS) 자본비율의 경우 최근 금리상승에 따른 채권평가손실로 소폭 하락했으나, 모든 은행이 규제비율(10.5%)을 큰 폭으로 상회하는 등 현재까지는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원장은 “국내은행의 경우 외화포지션 관리, 환헤지 등 리스크관리를 하고 있어 환율변동이 은행의 건전성·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이 원장은 “지표의 착시 가능성,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및 경제여건 악화로 인한 신용손실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건전성 현황을 면밀히 살펴볼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날 외국계 증권사에 대한 공매도 검사 결과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이 원장은 “검사 중인 사항에 대한 언급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해당 증권사는 정기검사 대상에 따른 검사의 일환으로 살펴본 것이며 국내 증권사 역시 함께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최근 홍콩주식 급락에 따른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상품들의 원금손실 등에 대한 우려에 대해선 “최근 홍콩지수 연계 ELS의 낙인(Knock-In) 규모가 증가하였으나, 대부분 2024년부터 만기가 도래하여 단기간 내 대규모 손실발생 가능성은 낮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현재 증권사가 외화자금 확충 및 외화조달 비상계획 수립을 통해 발생가능 마진콜에 적정하게 대비 중”이라며 “향후 지수하락이 지속되는 경우 투자자 손실가능성에 대비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증권사 외화유동성 보유 규모, 외화조달 비상계획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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