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없다며 저금리 대환보증 축소하려는 국회… 소상공인 “이용하고 싶어도 못해”

김유진 기자 2022. 11. 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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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소상공인·자영업자가 가진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전환하는 신용보증기금의 '대환보증' 사업의 내년 대위변제 예산을 조정하라고 지적했다.

국회가 소상공인 대환보증 사업의 흥행 부진에 따른 대위변제 예산 조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예산 삭감 대신 대환보증 수요를 늘리기 위한 이용 요건 완화 등의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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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신보, 내년 대위변제 예산 2237억원 편성
국회 “수요 없으니 예산 조정 검토” 지적
소상공인·자영업자 현장에선 “수요 없는 게 아닌 높은 이용 문턱이 문제” 토로
이달 1일 서울 시내 전통시장 모습./연합뉴스

국회가 소상공인·자영업자가 가진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전환하는 신용보증기금의 ‘대환보증’ 사업의 내년 대위변제 예산을 조정하라고 지적했다. 대환보증 수요가 전체 목표 공급액의 2%에도 채 미치지 못하자 신보가 채무자의 빚을 대신 갚는 예산에 대한 재검토를 지시한 것이다.

그러나 소상공인·자영업자 현장에서는 대환보증 수요는 존재하는 만큼 섣부른 예산 삭감 대신 수요를 늘리려는 노력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7일 국회로부터 입수한 ‘2023년도 금융위원회 소관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정무위원회는 내년도 대환보증 사업의 저조한 공급실적을 고려해 대위변제 계획액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자영업자·소상공인 대환보증 프로그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손해를 본 자영업자‧소상공인의 7% 이상 고금리 사업자 대출을 저금리로 바꿔주는 제도다. 개인사업자는 최대 5000만원, 법인 소기업은 최대 1억원까지 연 5.5% 이하 저금리 대출로 전환해 준다. 이 프로그램의 공급액은 8조5000억원이다.

금융위와 신보는 자영업자·소상공인 대환 프로그램의 도입에 따라 내년 예상되는 보증 부실 발생에 따른 대위변제 이행 비용으로 2237억3100만원을 편성했다.

해당 예산의 세부산출 근거를 살펴보면, 금융위와 신보는 올해 말까지 7조5000억원의 대환공급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가정하고 이에 보증비율 90%를 적용해 대환보증 공급액이 총 6조75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보증 부실에 따른 대위변제율은 과거 신용회복기금의 전환대출상품 ‘바꿔드림론’의 1~2년차의 대위변제율 평균치인 3.31%를 적용했다.

그래픽=손민균

그러나 국회는 내년 저금리 대환보증에 대한 대위변제가 예상보다 저조할 것으로 봤다. 대환공급 수요 자체가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보증공급액은 약 873억원으로, 기존에 예상한 6조7500억원의 1.29% 수준에 그치고 있다.

특히 국회는 유사한 대환보증 사업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지역신용보증재단,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진행되고 있어 신보 사업의 수요가 많이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국회 정무위 관계자는 “금융위와 신보는 적극적인 홍보활동 및 운영상의 보완사항을 면밀히 살펴 정책집행에 차질이 없도록 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나 현재의 공급 실적 추세로는 당초 목표 보증공급액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융위와 신보는 소상공인 대환대출과의 중복 지원과 관련해 차주별 한도 내에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받은 대환액을 제외한 금액만큼 추가 대환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입장”이라면서도 “이미 타 기관에서 출시된 상품으로 소상공인의 대환수요가 어느 정도 흡수된 상황에서 목표한 보증공급액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회가 소상공인 대환보증 사업의 흥행 부진에 따른 대위변제 예산 조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예산 삭감 대신 대환보증 수요를 늘리기 위한 이용 요건 완화 등의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소상공인은 “대환보증 지원 대상이 사업자 대출로 한정되면서 마이너스통장이나 신용대출로 충당한 사업 자금 대환이 어렵다”며 “사업 자금으로 쓴 대출 이자는 오르는데 대환보증을 하려고 해도 이용 요건을 맞추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소상공인은 “대환보증 사업의 취지가 자영업자를 도와준다는 건데 금리가 오를 때 수요가 없으면 왜 없는지를 봐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수요가 적어 이용요건을 완화한 안심전환대출처럼 대환보증도 조건을 좀 완화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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