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원가로 초격차 유지" 삼성전자 8세대 V낸드 양산의 의미

민동훈 기자 2022. 11. 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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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삼성전자가 양산에 들어간 1Tb TLC(Triple Level Cell) 8세대 V낸드 제품 이미지/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세계 최고 용량의 '1Tb(테라비트) 8세대 V낸드' 양산에 들어갔다. 230층 이상 적층을 하면서도 용량과 속도, 수율을 모두 잡은 '초격차' 결정체다.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미국 마이크론, SK하이닉스, 중국 YMTC 등 후발주자들의 거센 추격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전망이다. 서버 시장은 물론 새롭게 뜨고 있는 자동차 전장 시장까지 새로운 시장에서도 장악력을 높여 간다는 전략이다.

230층 이상 적층, 최대용량 압도적 기술력 과시
(서울=뉴스1) =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이정배 사장이 5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테크 데이 2022'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22.10.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삼성전자는 최신 낸드플래시 인터페이스 '토글(Toggle) DDR 5.0'을 적용해 최대 2.4Gbps의 데이터 입출력 속도를 지원하는 '1Tb TLC(Triple Level Cell) 8세대 V낸드' 양산을 시작했다고 7일 밝혔다. 7세대 V낸드와 비교해 약 1.2배 빨라졌다. PCIe 4.0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며, 향후 PCIe 5.0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업계 최고 수준의 비트 밀도(Bit Density, 단위 면적당 저장되는 비트 수)의 고용량 제품으로 웨이퍼당 비트 집적도가 이전 세대보다 대폭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낸드플래시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용도의 반도체다. 낸드가 쓰이는 가장 대표적인 제품은 최신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다. 삼성전자는 낸드 시장의 압도적인 1위 기업이다. 시장조사기관인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낸드 시장 점유율은 33.3%, SK하이닉스는 20.4%를 기록했다. 이어 키오시아가 16%, 웨스턴디지털과 마이크론은 각각 13%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8세대 V낸드를 앞세워 차세대 엔터프라이즈 서버 시장의 고용량화를 주도함과 동시에 높은 신뢰성을 요구하는 자동차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전장 시장의 경우 최근 전장 시스템의 수준이 올라가고 차 한 대에 들어가는 메모리 탑재량은 물론 사양 자체도 높아지고 있다. 향후 자율주행 시대가 열리면 차량용 데이터센터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전장 시장은 2030년 이후에는 서버, 모바일과 더불어 3대 응용처가 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삼성전자 관계자 전장 시장에서 다양한 고객과 신뢰를 쌓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매출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LPDDR5X, GDDR7, 서버급 SSD와 같은 고성능, 고사양 제품 라인업을 선제적으로 마련해 '바퀴 달린 서버'의 개념을 구체화해나갈 것이며, 이를 기반으로 2025년 차량용 메모리 시장에서 1위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층수 경쟁 무의미, 압도적인 원가경쟁력으로 초격차 유지"

반도체 업계는 삼성전자의 8세대 V낸드를 두고 현존하는 양산품 중 가장 높은 236단 제품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7월 세계 최초로 232단 낸드플래시 양산을 시작한 마이크론의 기록을 넘어선 것이다.

과거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는 2차원 평면에서 칩을 더 작게 만들면서도 집적도를 높여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을 두고 업체들이 경쟁했다. 하지만 한정된 공간에 고집적 기술을 적용하는 2차원 구조는 금세 한계에 부딪혔고 업계가 좀처럼 돌파구를 뚫지 못할 때 삼성전자가 1개의 층마다 구멍을 내 각 층을 연결한 3차원 방식의 이른바 'V(Vertical) 낸드'를 2013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24단으로 시작한 V낸드의 단수는 현재 230단을 넘어섰다. 마이크론은 지난 7월 세계 최초로 232단 낸드플래시 양산을 시작했다. 삼성전자가 236단 낸드플래시를 양산했다고 해도 몇 달 뒤면 SK하이닉스가 238단으로 기록을 새롭게 세우게 된다. 삼성전자는 이미 200단 이상 제품을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적층 경쟁은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72단 제품부터 더블 스택을 적용한 것과 다르게, 128단 제품까지 싱글 스택을 적용하고 있다. 이는 단순 계산으로 256단 제품을 더블 스택으로 쌓을 수 있다는 얘기다.

스택은 가장 아래에 있는 셀과 맨 위층에 있는 셀을 하나의 묶음(구멍 1개)으로 만든 것을 말한다. 셀을 묶는 구멍을 적게 뚫을수록 데이터 손실이 적고 전송 속도가 빠르다. 생산공정이 간단해 비용도 덜 든다. 삼성전자의 압도적인 원가경쟁력의 비결이다. 업계 관계자는 "낸드 시장에서 실질적으로 수익을 내는 곳은 삼성전자가 유일할 것"이라며 "적층의 높이가 아니라 수율을 얼마나 높게 뽑아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8월 '플래시 메모리 서밋'과 10월 '삼성 테크 데이'에서 세계 최고 용량의 8세대 V낸드 양산 계획과 다양한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을 발표한 바 있다. 2002년부터 낸드플래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는 2024년 9세대 V낸드 양산, 2030년까지 1000단 V낸드 개발 등 혁신적인 신기술과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의 패러다임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7월부터는 평택 3라인에 낸드플래시 양산을 위한 웨이퍼를 투입해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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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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