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올해 공무원시험 지원자 사상 최다…대졸자 증가·취업난 반영

이종섭 기자 2022. 11. 7.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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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국가공무원 시험에 응시한 수험생들이 시험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AFP연합뉴스

올해 중국 국가공무원 시험 지원자 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학 졸업생 증가와 취업난 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중국 국가공무원국은 지난 3일 원서 접수가 마감된 2023년도 중앙 기관 및 직속 기구 공무원 채용 시험에 모두 259만7700명이 지원했다고 밝혔다고 CCTV 등이 7일 보도했다. 다음 달 4일 치러지는 올해 중국 국가공무원 시험의 채용 인원은 3만7100명으로 평균 경쟁률은 70대 1이다. 앞서 지난해 국가공무원 시험에는 3만1200명 채용에 212만3000명이 지원해 6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중국 국가공무원 시험 지원자가 200만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올해는 채용 인원이 6000명 가까이 늘어났지만 지원자가 47만명 이상 늘면서 경쟁률도 더 높아졌다.

중국에서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는 젊은이들이 늘면서 공무원 시험 응시자가 해마다 느는 추세다. 하지만 올해는 사상 최대 대학 졸업자와 경제 상황 악화에 따른 취업난이 더해져 지원자가 더욱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올해 대학 졸업자 수는 1067만명으로 사상 처음 1000만명을 넘어섰다. 반면 대학 졸업 시즌을 맞은 지난 7월 16∼24세 청년 실업률은 19.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8월 청년 실업률 역시 18.7%를 나타냈다.

높은 청년 실업률은 중국 경제 상황과 무관치 않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대형기술기업(빅테크)이나 과거 호황을 누렸던 사교육·부동산 산업이 지난해부터 정부의 집중적인 규제를 받았고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여파까지 지속되면서 고용시장이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대표적인 기술 대기업들에는 올해 상반기 대규모 감원 바람이 불었으며 고용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사교육 업체들은 줄줄이 문을 닫거나 새로운 사업 분야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올해 취업에 실패한 대학 졸업생이나 빅테크·사교육업체의 대규모 감원으로 실직한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에 대거 응시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저명 경제학자인 우샤오추(吳曉求) 중국 자본시장연구원장은 지난 4월 한 행사에서 “3만여개의 ‘철밥통’을 놓고 200여만명의 청년들이 경쟁을 벌이는 것은 놀랍고 우려스럽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며 “많은 청년들이 공무원 한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것은 낭비”라고 지적했었다. 그러면서 “중국이 40년간 개혁개방을 추진한 것은 철밥통을 걷어내고 사회를 위해 헌신하며 부를 창출하는 길로 가기 위해서였다”며 “국가 발전에는 기업의 역할이 중요한데 중국에는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췄거나 혁신적인 기업이 없다”고 꼬집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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