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 “아버지 치매 말기..날 못 알아봐 괴롭다”

개인사를 좀처럼 언급하지 않기로 유명한 가수 박진영이 부친의 치매 투병 사실을 처음으로 고백했다.

6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싱 포 골드’에서 박진영은 조아콰이어의 무대를 심사하던 중 “저는 심사위원을 하면서 이런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는 걸 싫어한다”면서도 “저희 아버님이 치매 말기셔서 저를 못 알아보신다”고 덤덤하게 말을 꺼냈다.

이날 조아콰이어는 시인과 촌장의 ‘좋은 나라’를 선곡해 감동의 무대를 선사했는데, 심사위원인 박진영은 “노래에 계속 집중 하려고 했는데. 저희 아버님이 치매 말기다”라고 밝히며 “그래서 저를 못 알아보신다. 코로나19 때문에 찾아뵐 수도 없다. 그런데 코로나19여서 찾아뵙지 못하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만날 때마다 나를 못 알아보는 게 너무 괴롭다”고 토로했다.

이어 “아빠를 코로나19 핑계로 안 만나도 되는 거다. 한편으로는 제가 좋아하는 것 같다. 만날 때 그거를 참아내는 게 너무... 저를 못 알아보시고 손녀 딸을 데려가 봤자 못 알아보실 테고.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었다”며 노래를 들으면서 복잡한 감정에 사로 잡혔다고 고백했다.

박진영은 “조아콰이어의 퍼포먼스를 보면서 ‘아니야, 난 이걸 심사해야 해’라고 하는 데 그게 안 되더라”면서 “(조아콰이어는) 듣는 사람의 심장을 잡아버린다. 지난 번에도 그랬는데 이번에도 또 그렇다”고 호평했다.

또 “만약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이 완벽해서 이보다 좋은 나라를 꿈꿀 필요가 없다면 이 노래가 와 닿지 않았을 거다. 그런데 지금은 사는 사람 모두가 다 아프다. 마흔이 넘으면 기쁜 일 보다 슬픈 일의 비율이 많아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아콰이어는) 20~30대가 주축이 아니라 모든 분들의 마음 안에서 살아서 나오는 것 같았다. 가사, 목소리, 표정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져 잘 연출된 영화 같았다. 이미 울컥하고 있는데 쐐기를 박더라. 오늘 울 뻔했는데 겨우 버텼다”고 극찬에 가까운 심사평을 덧붙여 눈길을 모았다.

[진향희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