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유튜버 "응징해야"…결국 '尹 퇴진 현수막' 철거
주변 상인, 주민 피해 우려 취지
"비속어 삭제 후 새 버전 준비"
전날 극우 유튜버 "응징" 동영상
신자유연대, 김포서에 집회 신고
핼러윈 참사와 관련해 경기 김포 도심에 내걸렸던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촉구 현수막이 자진 철거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 극우 유튜버의 협박성 동영상이 현수막 철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7일 이상조(64·남)씨는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해당 현수막을 건물에서 전면 철거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당초 국가애도기간을 보낸 뒤 적절한 시기에 철거할 계획이었는데, 일부 보수단체의 집단 행동이 예고되면서 일대 상권과 이웃들 피해를 우려해 이날 오전 긴급히 철거를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그는 "처음엔 주변 동료 상인들이 공감을 해줘서 현수막을 걸었던 건데, 지금은 보수단체 등의 집회로 주변 상가와 주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이 돼 버렸다"며 "그래서 일단은 철거한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상가 인근은 길도 비좁기 때문에 인파가 몰리면 위험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이씨는 "법적으로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가 보장돼 있는 만큼, 기존 비속어를 상징하는 표현을 삭제하고 새로운 게시물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 역시 주변 여론 등을 살펴가면서 설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논란의 현수막을 서둘러 자진 철거하게 된 결정적 요인으로는 한 보수 유튜버가 공개한 동영상이 지목된다.
보수성향 단체인 신자유연대 대표 김상진씨는 전날 오전 유튜브 채널 <윤석열 지키는 사람들>에 '김포 건물주 응징 집회 신고 - 망하게 해주마 ^^ ㅋ'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올렸다.
이 동영상은 김씨가 "응징하겠다"는 등 비난을 쏟아내며 현수막이 설치된 김포 내 상가건물과 김포경찰서 등을 방문하는 순으로 구성됐다.
영상에서 김씨는 "일단 주소 확인해서 가는 중이다. 그대로 놔둘 수 없다"며 "그 건물에 현수막을 걸어서 정치행위를 한 것에 대해서 우리가 죽기 살기로 응징해야 된다"고 했다.
특히 "장사 못 하게 하면 된다. 가게 앞에서 노상 깔고 하루 내내 고성방가하면 된다"며 "신고를 하고 하는 건 합법적 집회다. (현수막을) 내린다고 해서 될 게 아니다. '안타까운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서 죄송하다'라고 올려야 된다"라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 경찰에 따르면, 김포경찰서는 6일 오전 김씨가 대표로 있는 신자유연대 명의의 집회 신청서를 접수했다. 집회 인원 규모는 약 500명, 날짜와 장소는 이달 23일 오후 2시쯤 현수막이 설치됐던 건물 앞 인도로 신청돼 있다.
김포경찰서 관계자는 "정보과 민원창구를 통해 신청서를 접수한 뒤 집회 접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이상조씨는 이달 2일 경기 김포시 사우동에 있는 한 7층 규모 상가건물 정면에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10m 안팎 길이의 근조 리본 모양 현수막으로 오른쪽에는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를 애도합니다'라는 문구가, 다른 한 쪽에는 '○○○야! 젊은 청춘 150여명 날려 ○팔리니 퇴진하라'고 적혀 있다.
이씨는 이 건물 내 일부 상가 소유주이자, 시설 관리인이기도 하다.
관련 논란이 확산하자 관할 지자체인 김포시는 비속어 내용 등에 대한 인근 학부모들의 민원과 위법 소지 등을 이유로 현수막에 대한 자진 철거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씨는 김포갑 지역구에서 12년간 민주당 권리당원으로 활동해온 이력과 관련해서는 "지역 당협위원회나 중앙당과 일절 상의를 하진 않았다"며 "사비 100여만 원을 들여 스스로의 의지로 애도의 뜻과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려던 취지였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상진씨는 지난 2019년 4월 박근혜 석방을 요구하며 당시 서울 중앙지검장이던 윤 대통령에게 살해 협박을 일삼는가 하면, 일본 위안부 소녀상을 지키는 대학생들 상대로 성희롱 발언 논란까지 빚었던 인물이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우원식,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사, 자택에도 수차례 찾아가 협박 방송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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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창주 기자 pc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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