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전환대출 2단계 신청 첫날 '한산'…"내년 집값 9억으로 확대"
기사내용 요약
7일 출생연도 끝자리 1·6 신청가능…내일은 '2·7'
금융권 "6억 기준 여전히 낮아…9억으로 확대시 수요 몰릴 듯"
[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최저 연 3.7% 고정금리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갈아탈 수 있는 '안심전환대출'이 신청요건을 완화하고 대출한도를 높여 2단계 접수에 들어갔다. 지난 9월15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신청을 받았음에도, 공급한도가 21조원 가량이 남자 신청 대상을 확대해 재접수에 나선 것이다.
7일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에 따르면 주금공과 6개 시중은행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안심전환대출의 2단계 신청·접수를 시작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신청 접수가 시작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는 1단계 신청 당시와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단계 신청 요건은 주택가격을 4억원에서 6억원으로, 부부합산 소득은 7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확대했다. 대출한도 역시 2억5000만원에서 3억6000만원으로 늘렸다. 금리는 기존과 동일하게 연 3.8~4.0%(저소득 청년층은 연 3.7~3.9%)가 적용되며, 기존에 신청하지 못한 주택가격 4억원 이하 1주택 보유자도 신청 할 수 있도록 했다. 신청물량이 공급목표 25조원을 넘는 경우 조기 마감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안심전환대출의 신청 요건이 '재정비'됐지만, 현재 온라인과 오프라인 신청 접수는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 예년과 같은 '접속 대란'이나 '오픈런' 같은 현상은 이번에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인터넷이나 모바일로 신청할 수 있고, 선착순 접수가 아니다보니 접수가 한 번에 몰리지 않는 영향도 있다.
주금공과 은행권은 사이트 마비 등 과거 안심전환대출 신청 때마다 반복됐던 '대란'을 막기 위해 1단계 신청에 이어, 이번에도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른 요일제를 적용하고 신청 채널을 다각화해 신청시기를 분산했다. 따라서 신청 첫 날인 7일엔 출생연도 끝자리 1·6, 8일 2·7, 9일 3·8, 10일 4·9, 11일 5·0, 14일 1·6, 15일, 2·7, 16일 3·8, 17일 4·9, 18일 5·0이 신청할 수 있다. 21일부터 12월30일까진 출생연도 끝자리와 상관없이 신청 가능하다.
아울러 금융권에서는 집값 기준을 6억원 이하로 확대하긴 했지만 여전히 크게 수요를 끌어올리기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주택종합 매매평균가격은 6억5770만원이며, 특히 서울 주택 평균가격은 9억2694만원이다. 여전히 6억원 이하 기준으론 지방을 제외한 서울·수도권에선 사실상 신청을 할 수 없단 얘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 영업점이 오픈된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신청 첫 날에 불과해 판단하긴 이르지만, 신청 요건 완화에도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진 않는 것 같다"며 "특히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의 경우 여전히 6억원 이하 주택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은 만큼 신청 대상자가 여전히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도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곤 하지만, 6억원 이하는 여전히 기준이 낮은 것 같다"며 "무엇보다 1단계 신청 당시 차주 대부분이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경험했기 때문에, 안심전환대출 자체에 대한 흥미가 좀 떨어진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월15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1차 신청 접수 결과, 총 3조9897억원(3만9026건)이 신청·접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공급한도의 약 16%에 불과한 수준이다.
다만 주금공과 금융권에서는 일단 신청 요건이 완화된 데다, 변동금리대출 이용자 중 금리조정주기가 도래한 고객들도 점차 많아지고 있어 안심전환대출에 대한 수요가 1단계 신청보다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미국 기준금리 상단이 연 4%까지 치솟으면서 국내 주담대 최고금리 역시 곧 연 8%를 넘어 9%선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최저 연 3%대 고정금리를 보장해주는 안심전환대출에 차주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1단계는 주택가격 4억원 이하라는 기준으로 신청 대상자 자체가 거의 없었고, 금리조정 주기가 도래하지 않아 실제 금리상승을 체감하지 못하는 대출자들이 많았다"며 "하지만 1단계 신청 당시보다 금리 상황이 더 안좋아진 상황에서 신청 대상과 대출한도를 늘렸기 때문에 이전보다는 안심전환대출에 대한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내년 시행될 '일반형 안심전환대출'의 주택가격 기준을 9억원으로 높일 예정이어, 이 경우 수요가 더 크게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과 국민의힘은 전날 '민생금융점검 당정협회의'에서 내년 1월부터 안심전환대출 주택 가격 기준을 9억원까지 확대하고, 신청자가 늘어날 것을 대비해 총 공급 규모를 50조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KB부동산의 지난달 전국 주택매매 평균가격은 4억8745만원, 수도권 주택종합 매매평균가격 6억5770만원 기준으론 대부분이 신청 요건에 들어가게 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9억원으로 확대하면 서울 일부 지역 등을 제외하곤 대부분이 신청 대상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며 "더군다나 주담대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신청이 과거 1차, 2차 당시처럼 급격하게 몰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주금공 관계자는 "내년 시행될 일반형 안심전환대출의 구체적 신청 요건과 금리 수준, 대출 한도 등은 현재 검토 중"이라며 "세부내용이 확정된 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단계 안심전환대출의 신청·접수처는 기존 주담대 취급기관에 따라 다르므로 신청시 유의해야 한다. 국민·기업·농협·신한·우리·하나은행 등 6대 은행에서 받은 대출인 경우 해당 은행 영업점 또는 모바일앱으로, 기타 은행과 제2금융권에서 받은 대출인 경우에는 주금공 홈페이지 또는 스마트주택금융앱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channa22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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