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 D-1] 민주·공화, 누가 이겨도 대중국 강경책 변화 없다
대중 강경파들 재선 가능성 높아…지난해 400건 이상 중국 관련 법안 발의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미국 중간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과 공화당, 누가 승리해도 대(對) 중국 강경 노선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7일 전망했다.
SCMP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해 이번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의 승리가 예상된다며 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더 강경한 대중국 노선을 취하도록 강요하는 동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과 같은 문제를 다시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로버트 서터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미·중 무역 전쟁이 시작되면서 2018년 미국 의회에서 중국에 대한 더욱 확고한 접근 방식이 폭넓게 수용됐다면 2022년은 중국과 무역에서 미국의 전반적인 입장이 강화된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기 직전인 2021년 소집된 현 미 의회에서는 중국과 관련한 법안·결의안이 400건 이상 상정됐다. 이 가운데 통과된 법안은 소수이지만 대부분 중국을 경쟁자 혹은 적수로 간주하고 있다.
미 입법정보 공유 사이트 고브트랙에 따르면 도입된 법안 가운데 120개 이상이 초당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대중국 견제라는 입장에서는 여야를 가를 게 없다는 것이다.
잭 장 캔자스대 산하 무역전쟁 연구소장은 중국은 "후보들이 배경이나 전문지식과 상관없이 언급하고 있을 정도로 초당적인 문제가 됐다"며 "의회에서 중국 문제는 스미스 아미 나이프(다목적) 주제"가 됐다"고 했다.
그는 다만 중국에 대한 전반적인 강경한 태도 내에서도 민주당과 공화당은 이견이 있다고 설명했다. 양당은 대만, 인권, 경제 경쟁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공화당은 이 중에서도 지적 재산 문제와 교육에서 중국의 영향력 및 코로나19 문제 책임론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케빈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30일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어떻게 퍼졌는지 조사하는 하원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라며 "공화당이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중국이 가하는 군사적, 경제적 위협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또 매카시 원내대표는 중국 기업의 미국 기업 지식 재산권 절도 등도 조사 대상에 포함된다고 부연했다.
SCMP는 민주·공화당은 유세장을 포함해 중국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공화당의 목소리가 민주당보다 높다고 했다.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대 중국 연구소가 2019, 2020년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공화당 인사들인 민주당 인사들보다 트위터에 더 자주 중국을 언급했다. 또 공화당은 현재 의회에서 민주당보다 2배 이상 많은 중국 관련 법안을 지원했다.
정치컨설팅 회사인 유라시아 그룹의 안나 애슈톤은 하원에서 공화당의 승리는 더 큰 목소리로, 훨씬 더 공격적인 대중국 정책을 추진하는 것으로 해석될 것이라고 했다. 또 민주당도 중국에 대해 약해 보이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상원을 유지할 경우 인식의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고 했다.
SCMP는 기존에 미국 대통령과 의회는 일상적으로 서로 다른 정책 입장을 고수했지만 현재는 다르다고 했다. 이와 관련 미국 국가정보위원회와 외교위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서터 교수는 최근 대통령과 의회의 관계는 논쟁적이기보다는 협력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22년은 바이든 행정부가 원하는 것에 매우 부합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고 조처하는 의회에서 기적의 해였다고 했다.
서터 교수는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가 지난 9월 발표한 미국에 대한 헌신은 공급망을 강화하고 중국에 대한 의존을 끝내라는 요구를 담고 있다며 이는 최근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기술 판매를 제한하는 행정명령과 일치한다고 했다.
다만 서터 교수는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할 경우 바이든 행정부의 미온적인 중국 정책을 공격할 수 있다고 했다. 애슈톤은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 도전에 대한 약속을 끝까지 이행했음에도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치라는 벼랑 끝 전술을 피하기 위해 비현실적으로 보일 수 있는 공화당의 정책을 옹호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SCMP는 대중 강경파 의원들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재선에 성공, 계속해서 압박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여론조사 자료를 분석하는 파이브서티에잇에 따르면 오랜 기간 중국을 비판해온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공화당)의 재선 가능성은 93%에 달했다.
이밖에도 메릴랜드주의 크리스 반 홀렌 상원의원(민주당) 인디애나주의 토드 영(공화당) 상원 의원 등 대중국 강경파들의 재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SCMP는 릭 스콧 공화당 전국위원회 의장은 미국 기업들이 중국과 완전히 탈동조화하는 것을 지지해 왔으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중 무역 공격을 시작한 이후 스콧 의장과 같은 많은 공화당 의원들이 지유무역을 옹호하는 공화당의 선례를 뒤집었다고 설명했다.
또 오하이오주에선 공화당의 J.D. 밴스 후보와 민주당의 팀 라이언 하원의원이 피말리는 접전을 펼치고 있다. 또 펜실베니아주에서는 존 페터먼과 공화당 메머트 오즈 상원의원이 맞붙었다. 두 지역에서 모두 중국 때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 지역 승자는 각각 불출마 의사를 밝힌 롭 포트먼과 팻 투미 의원의 지역을 이어받게 돼 중요한 승부처로 꼽히고 있다. 인디애주나 짐 뱅크스(공화당), 텍사스주 마이클 맥컬(공화당) 하원의원도 재선을 준비하고 있다.
SCMP는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면 현재 하원 외교위 소속 맥컬 의원은 위원회 위원장을 맡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맥컬 의원은 2020년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가 위촉한 중국 테스크포스 의장을 맡는 등 대중국 강경파로 꼽힌다. 뱅크스 의원 역시 중국 태스크포스에서 활동한 대중 강경파다.
SCMP는 최근 미국 선거운동의 주요 요소가 된 반중 언급은 향후 입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제시카 첸 와이스 코넬대 교수와 앰버 위쇼스키 마르케트대 교수가 2010년 중간선거를 바탕으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중국을 정치적으로 공격한 후보들이 중국 관련 법안을 공동으로 후원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국에 약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현직 의원들은 재선 이후 중국에 대해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퓨리서치센터의 최근 여론조사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미국인은 2021년보다 6%p, 2017년보다 35%p 증가한 82%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윌슨 센터의 키신저 연구소 소장인 로버트 데일리는 "이런 관계는 미국 정치인이나 어느 정당이 우세해서가 아니라 대미양 영향력이 두 나라를 깊은 불신으로 몰아넣고 있기 때문에 계속 악화될 것"이라고 했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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