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 D-1]월가는 의회 분열을 좋아해…더 큰 문제는 '인플레'

신기림 기자 2022. 11. 7.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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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의 내부 객장 트레이더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크게 이길 것이라고 투자자들은 베팅한다고 CNN방송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이틀 앞으로 다가온 '중간선거가 월스트리트에 끼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 같이 전했다. 공화당이 최소 1개 의석만 더 가져가도 정치적 교착 상태를 의미하며 이는 주식시장이 선호하는 것이라고 CNN은 설명했다.

에델만금융엔진 데이터에 따르면 1948년 이후 민주당 대통령 하에 공화당이 상하원에서 과반을 차지했던 9년 동안 뉴욕증시의 간판지수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은 연평균 16.9% 올랐다. 민주당이 대통령 자리와 의회를 석권했던 경우 15.1%, 공화당이 석권했던 경우 15.9%씩 상승했던 것과 비교된다.

◇정치 교착에도 방산-인프라 오른다 투자자들은 정치인들이 서로 다투는 데에 정신이 팔려 기업 이익에 피해를 주는 새로운 법률을 승인하지 않는 상황을 선호하는 것이다. 실례로 기업에 대한 세금을 들 수 있다. 압투스자본자문의 데이비드 웨그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중간선거가 시장에 던지는 의미는 무엇일까"라고 자문하며 "공화당이 하원을 가져가면 세금 인상은 물 건너간다"고 스르로 답했다.

당장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위협한 원유업계에 대한 횡재세(초과이익세)를 공화당이 승인할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다. 부자증세도 마찬가지다.

공화당이 하원 혹은 상원 한 곳에서만 과반을 차지해 바이든 대통령의 정국 운영은 어려워져도 방산주와 같은 섹터들이 오를 것이라고 투자자들은 베팅한다. 웨그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공화당이 휩쓸면 방위산업에 더 많은 정부 지출을 유발할 수 있다"며 "국방예산 확대는 초당적 이슈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백악관은 올여름 사상 최대의 국방예산을 내놓았다.

또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인프라(사회기반시설)에 대한 지출을 늘리는 데에는 한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에 유틸리티, 건설, 부동산 섹터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고 CNN은 전했다. 하지만 정부지출을 추가해야 한다는 초당적 합의는 없고 추가 논의가 더 필요해 보인다.

뉴톤투자관리의 짐 리도츠 주식투자 부책임자는 "모든 것이 정치적으로 양극화했지만 인프라라는 공동의 기반은 있다"며 "한 국가로서 인프라 투자가 부족하다는 것이 합의된 점"이라고 말했다.

◇민생법안 뒷전, 부채상한 드라마 재개 '위험'

물론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가 의회에서 공화당과 효과적으로 공조한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결국 중간 선거가 끝나고 2024년 대통령 선거철이 되면 정치 수사학은 급변할 것이라고 CNN은 전망했다. 의회와 정부는 민생 법안보다 권력 다툼으로 시간을 허비할 수 있다고 CNN은 경고했다.

의회와 정부가 분열되면 내년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는 공포가 배가될 수도 있다. 노무라증권의 롭 덴트 미국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사회안전망에 대한 연방정부의 지출을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다른 조건들이 다 똑같다면 이는 침체 이후 회복 속도를 늦출 수 있다"며 소비지출이 기업이익에 직결된다는 점에서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에 나쁜 소식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덴트 이코노미스트는 워싱턴 정가에서 부채상한을 놓고 또 다시 싸움을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과거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첫번째 집권 기간 동안 부채상한 문제는 최대 이슈였다. 부채상한을 놓고 벌인 정치권 다툼으로 국제신용평가업체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하기도 했다. 미국의 국가신용도가 추락하고 한 달(2011년 8월) 동안 뉴욕 증시는 5% 넘게 밀렸다.

하지만 결국 정치권 뉴스는 시장에 있어 단순한 소음에 불과할 수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아메리프라이즈의 앤소니 사글림베네 수석시장 전략가는 어느 당이 백악관과 의회를 장악할지와 무관하게 중간 선거가 끝나면 그동안 역사적으로 증시는 상승했다고 말했다.

중간선거는 다른 거시 경제적 현안 속에 묻힐 가능성도 있다. 사글림베네 전략가는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자들에게 "경제성장, 기업이익, 인플레이션, 금리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선거가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높일 수 있지만 이미 시장은 정부 분열의 가능성을 높여 가격에 반영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결국 더 큰 문제는 인플레이션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는 물론 소비자와 투자자들 모두에 더 큰 문제는 인플레이션이다. 원료부터 물류 및 운송, 고용까지 비용이 오르고 있고 고물가는 조만간 사라질 것 같지 않다는 점은 분명해졌다.

식품업체 켈로그의 스티브 카힐레인 최고경영자(CEO) 조차 지난주 실적을 내놓는 자리에서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생각은 항상 당연히 말도 안됐다(ridiculous)"도 비난했다. 지난해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해 공급망 정체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일축한 것에 대해 일갈한 것이다.

중간선거가 끝나고 10일 나오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상황을 더욱 분명하게 보여줄 것이라고 CNN은 전망했다. 로이터가 집계한 CPI 상승률 전망치는 전월비 0.7%로 9월 수치(0.4%)보다 올라갈 것으로 예상됐다. 강력한 고용시장도 물가에 상승압박을 가한다.

FS투자의 트로이 가예스키 최고투자전략가는 "고용시장은 회복력이 강하고 인플레이션은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 경제가 저성장, 고물가의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더욱 커질 수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이 일어나면 연준은 더 오랫 동안 높은 금리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예스키 전략가는 "결국 인플레이션/스테그플레이션 상황에서 탈출하겠지만 그렇다고 연준이 다시 제로 금리로 재빨리 돌아갈 것 같지는 않다"며 "연준은 진짜 조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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