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누리가 보낸 BTS 뮤비 영상, 지구에서 수신...우주인터넷 한걸음 더
(지디넷코리아=한세희 과학전문기자)방탄소년단의 히트곡 '다이너마이트' 영상 파일이 달탐사선 다누리에서 우주인터넷을 통해 지구에 전송됐다. 우주에서 자유롭게 인터넷을 활용하는 우주인터넷 실현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다누리가 우주에서 영상과 사진 등 데이터를 성공적으로 보내왔다고 7일 밝혔다.
다이너마이트 영상과 ETRI 전경, 문자메시지 등의 데이터는 다누리에 실린 우주인터넷탑재체를 활용해 지구로 전송됐다. 우주인터넷탑재체는 우주에서도 원활하게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지 실증하는 장비로, ETRI가 개발해 다른 5종의 과학임무 탑재체와 함께 다누리에 실렸다.
ETRI는 항우연 및 미국 항공우주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과 함께 우주인터넷탑재체 성능 검증 시험을 지난 8월과 10월 두 차례 진행했다. 그 결과 우주인터넷탑재체에 저장돼 있던 방탄소년단 영상 스트리밍과 고해상도 ETRI 전경 사진을 성공적으로 전송받았고, '잘 가고 있다. 기다려라 달님' 등 간단한 국영문 문자메시지 송수신도 성공했다.
이는 지구에서 각각 121만㎞ 및 125만㎞ 떨어진 곳에서 보낸 데이터를 받은 것으로, 임무목적상 통신거리인 약 38만㎞보다 3배 이상 떨어진 거리에서 수행됐다.
■ 우주에서도 지상처럼...우주인터넷 실증 성공
우주인터넷탑재체는 우주 환경의 제약을 극복하고 심우주에서 데이터 통신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우주 인터넷 연구 장비다. 일반적인 지상 인터넷과 달리 데이터를 분할 전송하며, 데이터는 NASA와 항우연의 통신중계장치(노드)를 거쳐 ETRI로 보내진다. 지상 인터넷은 통신 신뢰성이 높아 데이터 소실 위험이 낮지만, 우주인터넷은 통신이 수시로 끊어지기 때문에 데이터를 노드에 별도 저장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우주에선 천체 간 거리가 멀기 때문에 통신 지연 문제도 심각하다. 거리가 38만㎞인 지구와 달 사이에선 1.281초의 지연이 발생하며, 거리가 최대 4억 100만㎞ 및 9억 2천800만㎞까지 벌어지는 지구-화성, 지구-목성 사이에선 각각 34.9분과 51.5분의 지연이 생긴다.
이에 따라 우주인터넷은 기존 인터넷과 달리 '저장 및 전달' 기능인 '번들 프로토콜'을 추가해 운영된다. 지연에 강해 우주 환경에 적합한 '지연(단절) 극복 네트워크(DTN, Delay(Disruption) Tolerant Network)'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이렇게 되면 지상에서 수많은 장치가 인터넷에 연결되듯 우주 공간과 행성에서도 궤도선과 착륙선, 로버, 우주인 등이 우주인터넷으로 연결돼 자유롭게 통신할 수 있다. 또 우주인터넷 프로토콜을 표준화, 우주에 떠 있는 통신 노드가 늘어나는데 맞춰 통신 자원을 효율화할 수 있다. 지금은 각 우주 탐사 임무마다 고유한 통신 방식을 쓰고 있다.
우주인터넷을 통해 영상과 사진 등 데이터를 전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공전하는 달이 지구 통과하는 순간 포착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다누리가 촬영한 지구-달 공전 사진과 달이 지구를 통과하는 사진도 공개했다. 다누리는 항우연이 개발한 고해상도카메라 '루티(LUTI)'로 9월 15일부터 한달간 매일 1회씩 146만-154.8만㎞ 거리에서 달의 공전과정을 촬영했고, 9월 24일에는 154.4만㎞ 거리에서 15장의 사진을 촬영해 달이 지구를 통과하는 과정을 생생히 담아냈다.
지난 9월 공개한 지구와 달 사진은 한 순간을 보여주었으나, 이번 사진은 달이 지구를 공전하고 통과하는 과정을 담았다고 과기정통부는 설명했다.
또 다누리에 탑재된 감마선분광기는 지난달 9일 초신성 폭발로 블랙홀이 탄생하며 발생한 감마선 폭발을 관측했다. 이번 감마선 폭발은 미국과 유럽 등에서도 동시에 관측됐다. 인류가 최초로 관측한 블랙홀 탄생 관련 감마선 폭발 현상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개발한 감마선분광기는 달 표면의 감마선 분광 자료를 수집해 달 표면 지질자원을 탐사하고 달 착륙 후보지를 촬영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청정 에너지원 헬륨-3 지도 작성 등에 활용된다.
한편, 다누리는 지난 2일 오전 11시경 지구-달 항행 간 오차를 보정하기 위해 3차 궤적수정기동을 실시했다. 항우연은 약 2일에 걸친 다누리 궤적의 추적‧분석을 통해 4일 3차 궤적수정기동이 성공적으로 수행된 것을 최종 확인했다.
이에 따라 다누리는 발사 94일이 지난 11월 7일 현재 지구로부터 약 105만㎞ 떨어진 거리에서 0.54㎞/s의 속도로 달로 이동 중이다. 누적 이동거리는 266만㎞이다. 다누리는 12월 17일까지 약 600만㎞를 항행해 달 궤도에 도착한 후, 감속을 통해 12월말 달 임무궤도에 진입할 계획이다. 이후 2023년 1월부터 1년간 달 상공 100㎞의 원궤도를 돌면서 착륙 후보지 발굴, 달 자기장 관측 등 과학기술 임무를 수행한다.
과기정통부 권현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다누리가 달을 향해 정상적으로 항행하고 있다"라며 "올해 12월말 달 궤도에 안착, 내년엔 다누리가 달에서 새해를 맞이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한세희 과학전문기자(hahn@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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