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자골퍼 최고 ‘역전의 명수’는? ··· 이소미·김수지·박민지 順 [오태식의 골프이야기]

오태식 2022. 11. 7.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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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미. <사진 KLPGA 제공>

이제 1개 대회만을 남겨둔 2022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 유난히 많이 나왔다. 첫날부터 최종일 우승까지 단 한번도 공동선두조차 허용하지 않은 완벽한 우승도 꽤 있었다.

박지영은 메디힐 한국일보 챔피언십에서 4라운드 내내 단독선두를 달리다 우승했는데, 최종일 6타 차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했고 박민지도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스에서 3라운드 동안 한번도 공동선두조차 허용하지 않고 우승한 바 있다. 박민지는 작년의 경우 6승을 거두면서도 첫날 선두에 나선 적이 한번도 없었다. 자신의 전통(?)을 오랫만에 깬 셈이다.

대보 하우스디오픈에서도 송가은이 3라운드 동안 줄곧 단독선두를 달린 끝에 우승했고 지금은 징계로 대회 출전을 하지 못하는 윤이나 역시 에버콜라겐 퀸즈 크라운에서 단독선두 질주 끝에 우승으로 연결했다.

물론 첫날 부진한 성적을 냈지만 뒷심을 발휘해 짜릿한 뒤집기 우승을 한 경우도 있다. 지난 해 6개 대회에서 모두 역전 우승을 일궈낸 박민지도 올해 5승 중 뒤집기 우승이 포함돼 있다.

박민지. <사진 KLPGA 제공>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박민지는 첫날 1오버파 73타를 치고 공동27위에 이름 올렸다. 공동선두에 나선 정윤지와는 4타 차이였다. 하지만 2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기록하고 공동7위로 나서더니 3라운드에서는 2언더파 70타를 치면서 공동3위까지 올랐고 최종일 정윤지와 공동선두로 72홀을 모두 끝낸 뒤 연장에서 우승했다.

올해 뒤집기 우승이 가장 많았던 선수는 평균타수와 대상 포인트에서 1위를 달리는 김수지다. 두차례 우승이 모두 첫날 부진을 만회한 역전승이다.

김수지는 OK금융그룹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첫날 이븐파 72타 공동37위로 시작했다. 하지만 2라운드에서 9언더파 63타를 몰아치면서 단독선두에 나섰고 결국 우승으로 연결했다. 곧바로 이어진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도 김수지는 첫날 공동27위로 시작했지만 2라운드 공동9위, 3라운드 단독2위로 순위 상승을 하더니 결국 최종일 우승까지 이어갔다. 흥미로운 것은 김수지가 역전 우승한 2개 대회에서 모두 준우승을 거둔 선수가 아직 ‘무관의 신인왕’인 이예원이라는 사실이다.

김수지. <사진 KLPGA 제공>

물론 김수지도 이예원처럼 다른 선수가 역전 우승을 차지할 때 준우승을 한 아픈 기억이 있다. KG · 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황정미는 첫날 1언더파 71타 공동35위로 마쳤다. 이때까지만 해도 앞선 64개 대회에서 한번도 우승을 하지 못했던 황정미를 지켜본 골프팬은 한명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황정미는 2라운드에서 무려 10언더파 62타를 몰아치면서 단독선두에 나섰고 결국 최종일 연장전에서 승리해 ‘64전 65기’를 이뤄냈다. 당시 연장전 상대가 바로 김수지였다.

첫날 가장 낮은 순위에 있다가 최고의 뒤집기를 성공한 선수는 ‘제주의 골프여왕’ 이소미다. 이소미는 지난 주 에쓰오일 챔피언십 첫날 공동55위로 시작했다. 바로 전 주 SK네트웍스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우승한 후라 자신감은 하늘을 찔렀지만 샷은 많이 무뎌 있었다. 하지만 제주에서 유난히 강한 이소미는 2라운드에서 공동23위로 순위가 조금 상승했고 3라운드에서 3타차 공동4위로 수직상승했다. 그리고 최종일 파4홀 샷 이글을 발판으로 우승 경쟁에 나서더니 150번째 대회 출전만에 생애 첫승을 노리는 나희원을 연장 승부까지 끌고 간 뒤 짜릿한 뒤집기로 ‘제주 2연승’을 거뒀다.

11일부터 강원도 춘천 라비에벨 올드코스에서 열리는 시즌 최종전인 SK쉴더스 · SK텔레콤 챔피언십에서는 과연 어떤 명승부가 펼쳐질지 기대를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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