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메이드 범죄 영화를 보는 듯한 수작 '무기미도'
- 무기미도 공식 트레일러
중국 아이스노게임즈의 첫 작품 '무기미도'는 수집형 RPG 요소를 더한 타워 디펜스 모바일 게임이다. 중국에서는 이미 8월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글로벌 사전 예약자 수는 200만 명이 넘을 정도다.
홍보 영상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섹시한 누님 콘셉트의 캐릭터들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게임의 배경인 '디스시티'는 영화 배트맨의 '고담 시티'가 떠올랐다. 질서라는 단어가 존재하지 않는 무법도시의 느낌을 잘 살려낸 게 인상적이다. 10월 27일부터 글로벌 서비스가 시작됐다.
장르: 타워 디펜스 RPG, 미소녀 수집형 RPG
출시일: 2022년 10월 27일
개발사: 아이스노게임즈
플랫폼: 모바일(안드로이드. iOS)
■ 범죄 스릴러 영화를 보듯 매력적인 스토리
프롤로그는 디스시티 재난대책본부 산하의 미노스 위기관리국이 미지의 침입자에게 공격을 받으면서 시작한다. 모종의 사건으로 치료 캡슐에 들어가 있던 국장은 침입자에게 납치당할 위기에 놓이지만, 관리국의 부관과 수비팀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한다.
그러나 국장의 생체 정보는 이미 침입자에게 넘어간다. 도망간 침입자는 생체 정보를 이용해 감옥에 수용되어 있던 수감자들을 탈출시켜 관리국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어 버린다. 이름 모를 침입자의 난동으로 의식 회복 시스템이 고장 나는 바람에 국장은 기억까지 심각하게 훼손되며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는다.
국장은 '족쇄'라는 고유 능력을 가지고 있다. 아수라장이 된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수용소에 남아있던 수감자들을 족쇄 능력으로 복종시켜 동료로 만들고 수용소를 탈출한 수감자들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사건들을 마주하고 해결해 나가는 것이 무기미도의 메인 스토리다.
족쇄와 복종의 단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수감자들은 국장에게 처음부터 호의적이지 않다. 오히려 국장이 걸어둔 족쇄의 효과로 행동을 강요받기 때문에 적대적인 태도를 보인다. 그래도 '심문'이라는 시스템을 이용해 수감자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다 보면 선택지에 따라 국장에게 호감을 보이는 숨겨진 모습도 볼 수 있다.
무기미도는 학원물이나 판타지 요소가 가미된 다른 수집형 RPG와 다르게 마치 범죄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하게 스토리가 흥미진진하다. 현재 7챕터까지 수감자들의 대사가 풀 더빙된 것도 신의 한 수다. 배경에 맞는 우울한 BGM까지 조미료 역할을 톡톡히 해 몰입감을 더욱 상승시켰다.
외산 게임들은 보통 로컬라이징 과정에서 오역이나 특유의 번역체 때문에 대사의 흐름이 이상해지는 문제가 많이 일어난다. 그러나 무기미도는 신생 게임사답지 않은 수준 높은 번역 퀄리티를 보여준다. 스토리를 보는데 전혀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깔끔했다.
■ 눈과 손이 바쁜 전투 방식으로 몰입감 상승
무기미도의 전투는 전형적인 타워 디펜스 방식이다. 전투를 진행하는 중에 수감자의 배치를 정해진 횟수만큼 변경할 수 있어 전략적인 깊이를 더한다. 타워 디펜스 게임은 대개 캐릭터를 배치하면 전투가 시작된 이후에 변경할 수 없다.
수감자 직업은 크게 탱커, 근거리 딜러, 원거리 딜러, 서포터 4종류로 구분된다. 그 중 근거리와 원거리 딜러는 마법형, 기동형 같은 포지션이 세세하게 나눠지는데, 전투를 진행하면서 "굳이 나눌 필요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특색은 부족했다.
괴변체라고 부르는 적은 다양한 유형이 있기 때문에 전투 중에는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다. 맷집이 단단한 탱커형, 괴변체의 피를 다시 채워주는 힐러형, 수감자를 무시하고 지나가는 저지 불가형, 코어를 가지고 있는 정예 변동 등 다양하다. 최우선으로 저지해야 되는 괴변체는 코어를 가지고 있는 정예 변종이다.
정예 변종 괴변체는 코어가 파괴되기 전까지 공격과 방어능력이 매우 높아 신경 쓰지 않고 방치한다면 수감자들이 하나씩 쓰러지고 결국 전투 실패로 이어진다. 코어를 부수기 위해서는 특별한 수감자가 필요하다. 수감자들의 직업 마크를 자세히 보면 붉은색이 섞여있는 사례가 있다. 그 수감자들의 필살기를 사용한다면 적의 코어를 파괴시키고 무력화 상태로 만들 수 있다.
무기미도의 초반 전투는 고려해야 될 요소들이 없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래도 스토리를 진행하다 보면 다양한 패턴의 괴변체들과 변종들이 나오면서 전투 중에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바빠진다. 전략적인 배치, 필살기를 적절한 상황에서 사용하는 뇌지컬과 적의 패턴에 순간적으로 대응하는 피지컬을 동시에 요구하기 때문에 몰입감은 최고다.
전투 방식은 재미있었지만, 불편한 문제점이 한 가지 보였다. 전투 중 급하게 수감자 배치를 변경해야 되는 상황에서 클릭 미스가 자주 발생한다는 점이다. 원인은 수감자들의 클릭 히트 박스가 겹치면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보인다. 다수의 유저가 클릭 미스에 불편함을 토로하고 있다. 이 문제는 빠르게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기본 콘텐츠 갖춰져 있지만, 다양함이 필요해
무기미도의 콘텐츠는 다른 수집형 RPG와 비슷하게 평범하다. 수감자의 성장 재화를 파밍할 수 있는 '러스트 리버'와 메인 스토리를 볼 수 있는 '디스시티' 도전 콘텐츠 '디스씨' 세 가지다.
육성 재화를 파밍할 수 있는 러스트 리버는 '기억의 폭풍', '오염의 소굴', '파르마 폐허', '소탕작전'이 있다. 기억의 폭풍은 수감자에게 장착하는 낙인과 낙인 강화 재료를, 오염의 소굴은 스킬 레벨 업에 들어가는 재료를 구할 수 있다. 파르마 폐허는 수감자들의 승급 재료, 소탕작전은 인 게임 재화와 캐릭터 성장 경험치를 얻는다.
디스씨는 도전 콘텐츠인 만큼 난도가 높기 때문에 러스트 리버를 꾸준히 돌아 수감자를 최대한 육성한 뒤 도전하는 편이 좋다. 재화 던전 러스트 리버와 메인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디스시티와 다르게 체력을 소모하지 않고 횟수가 정해져 있는 게 특징이다.
혼탁한 우물은 여러 개의 스테이지를 연속으로 격파하고 도달한 구역만큼 재화를 받는 콘텐츠다. 팀을 한번 구성하면 하루 동안 변경할 수 없고 스테이지를 클리어해도 체력 회복 없이 다음 스테이지에서 그대로 출전하기 때문에 힐러 포지션 수감자가 필수다.
하루 1회 입장할 수 있고 클리어하면 '혼탁한 샘'이라는 고유 재화를 얻는다. 해당 재화를 꾸준히 모으면 교환 상점에서 S급 수감자의 돌파 재료를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잊지 말고 돌아야 한다.
부서진 방어선은 보스를 처치하고 점수를 모아서 일주일에 한 번 보상을 받는 주간 콘텐츠다. 특정 요일마다 보스 종류가 변경되고 일요일에는 모든 보스가 열리기 때문에 평일에 바쁜 유저들도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다. 보상은 수감자 육성 재료와 뽑기 재화다.
무기미도 콘텐츠는 다른 게임에서도 많이 보던 것들이라 익숙하다. 유저와 즐길 수 있는 레이드 콘텐츠나 경쟁 콘텐츠가 없어 다른 게임에 비해 오히려 부실해 보이기도 헀다. 아직 게임이 초기 단계라 추후에 콘텐츠가 더 나올 것은 분명하다. 그 시간이 얼마나 걸릴 지가 관건이다.
■ 유저 친화적인 착한 과금 방식
수집형 RPG의 꽃은 역시 뽑기다. 무기미도 역시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많다 보니 수집 욕구가 샘솟는다. 보통 신작 수집형 RPG 게임이 출시되면 유저들은 리세마라 방법부터 찾는다. 최근 모바일 게임들은 리세마라에 친화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적극적인 광고를 펼치고 있지만, 무기미도는 아쉽게도 리세마라가 어렵다.
리세마라는 보통 게스트 로그인을 활용하여 계정을 만들고 마음에 드는 캐릭터가 나올 때까지 계정을 리셋하는 방식이다. 무기미도는 게스트 로그인 없이 애플,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네 가지 로그인만 허용하기 때문에 리세마라를 시도하기 쉽지 않다. 그래도 최고 등급인 S 등급이 아니더라도 B 등급과 A 등급에 성능이 좋은 수감자들이 많이 배치되어 있어 게임을 플레이하는 데 지장은 없다.
뽑기는 픽업과 상시 수감자 뽑기만 있을 뿐 전용 장비 뽑기나 코스튬 뽑기 같은 부가적인 확률 과금 요소가 없어 간결하다. 뽑기는 50회가 넘어갈 경우 확률이 조금씩 오르고 80회를 채우면 S 등급 수감자를 확정적으로 얻는다. 확률은 S 등급 2%(최대 2.84%) A 등급 18%(최대 21.58%), B 등급 80%(최대 75.58%)로 다른 수집형 RPG 확률들과 비교하면 평범하다.
무기미도를 유저 친화적인 과금으로 부르게 만드는 상품들이 있다. 월정액 상품인 '블랙키의 VIP'와 레벨 달성 배틀 패스 '디스 패스'다. 무과금으로 플레이할 것이 아니라면 이 두 가지는 필수로 구매하는 것이 좋다.
블랙키의 VIP는 7500원의 과금으로 매일 다양한 콘텐츠 입장에 소모되는 100의 체력과 뽑기 재화 60의 큐브를 30일 동안 제공한다. 총 1800큐브라는 뽑기 재화도 좋지만, 주목해야 될 대목은 체력을 매일 100씩 채워주는 기능이다. 캐릭터 성장을 하다 보면 항상 부족한 것이 체력이다. 어떤 상품을 구매할 지 모르겠다면 블랙키의 VIP부터 추천한다.
두 번째 혜자 상품은 디스 패스다. 국장(플레이어) 레벨을 달성할 때마다 기본 보상으로 다양한 성장 재화를 주고 2만3000원의 과금이 들어가는 진급 보상은 유료 재화 980개와 총 9800개의 뽑기 재화를 얻는다. 디스 패스로 받는 재화는 약 25만원 상당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 스토리 만으로도 가치있는 게임,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무기미도는 '초신성'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게임이다. 신생 게임사의 첫 작품이라는 말이 믿기 힘들 정도로 잘 짜인 스토리와 몰입감을 더욱 올려주는 풀 더빙, 개성이 넘치는 수감자들까지 높은 퀄리티를 보여준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의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는 확실히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취향에 맞는다면 이만한 게임도 없을 것이.
무기미도는 출시 하루 만에 양대 마켓 인기 순위 1위를 달성했다. 7일 기준 구글 매출 순위 9위로 톱10에 진입했다. 갤럭시 유저 수는 평균 3만 명을 유지하면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미 중국에서도 인기가 많은 게임이다 보니 당분간 인기가 식을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불안 요소도 있다. 신생 게임사의 첫 작품이라는 타이틀은 확실히 마이너스다. 게임을 아무리 잘 만들어도 운영이 미숙하거나 유저 목소리를 무시한다면 인기가 금방 식어버리기 마련이다. 게이머들은 이런 사례를 많이 겪어 봤기 때문에 믿을 수 있는 게임을 찾게 된다.
아이스노게임즈의 첫 작품 무기미도는 게임의 재미를 충분히 보여줬다. 앞으로 적극적인 소통을 보여주며 유저들의 신뢰를 쌓는 과정이 중요하다. 아직 출시 초기 단계라서 콘텐츠는 부족한 느낌이 들지만, 업데이트 속도를 보면 거뜬하게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좋아하기도 하고 스토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취향의 유저라면 계속 플레이를 해볼 가치가 있다.
1. 스토리가 탄탄하고 풀 더빙에서 오는 몰입감이 상당하다.
2. 다른 수집형 게임보다 과금 부담이 낮다.
3. 수준 높은 퀄리티의 작화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매력적이다.
1. 타격감, 사운드, 필살기 연출이 부실하다.
2. 성장 재화 요구량이 커서 다양한 캐릭터를 육성하기 힘들다.
3. 매일 사료를 주지 않아 스태미나가 항상 부족하다.
presstoc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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