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심사 시작… 여 “정쟁화 말라” vs 야 “5조 삭감”

국힘 “부자감세 주장은 억지”

민주 “대통령실 이전비 삭감”

7일 국회는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639조 원 예산 심사에 돌입했다. 야당은 대통령실 증액 예산 등 5조 원을 삭감하고 서민 예산을 늘리겠다며 벼르는 반면 여당은 재정건전성 확보를 들어 방어에 나서면서 양보 없는 줄다리기에 나섰다. 사상 첫 야당의 대통령 시정연설 보이콧 사태가 있었던 만큼 예산안 통과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종합정책질의를 가졌다. 더불어민주당은 부자감세와 대통령실 이전 예산 증액을 정면 비판하고 노인·청년 일자리, 지역화폐 등 서민 예산 확대를 강조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생경제와 재난안전에 관한 예산이 대폭 삭감됐고 대통령실 이전 등 불요불급한 예산이 편성되고 있다”며 “민주당은 국민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 가계 기업 부도를 막고 국가 부도를 관리하는 ‘3대 부도 예산안’과 국민 안전예산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대통령실 이전 및 권력기관 예산 등 5억 원을 삭감한 뒤 10대 민생 사업 예산 증액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야당이 재정건전성과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예산안을 정쟁화하고 있다며 법정기간 안에 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야당은 내년 예산안이 부자감세·긴축재정이란 억지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예산안을 볼모로 파행 정쟁에 나서지 말고 즉시 법정기간 안에 예산을 통과시킬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예결위는 8일까지 종합정책질의 후 각 부처 심사를 거쳐 17일부터는 예산안의 감·증액을 논의하는 예산안조정소위원회를 연다. 새해 예산안의 국회 본회의 법정 시한은 매년 12월 2일로 오는 30일까지 예산안을 심사·의결해야 한다. 하지만 여야 이견이 큰 만큼 올해에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참석한 만큼 ‘이태원 핼러윈 참사’ 관련 질의도 쏟아졌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다른 선진국은 안전 예산을 예방에 70%, 사후 수습에 30%를 쓰는데 대한민국은 예방 30%, 사후수습 70%를 쓰는 사후약방문식 예산 편성을 반복하고 있다”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예산편성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도 이 장관에게 “책임회피와 직무유기를 부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은지·조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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