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정지하다 갈비뼈 부러졌다”... 거짓신고에 덜미 잡힌 보험사기범

보험금을 노리고 차선변경을 하는 차량에 고의 사고를 내는 장면./부산경찰청

갑작스런 주행차로 변경이나 신호위반 등 교통법규를 위반한 차량만 골라 고의로 사고를 낸 뒤 치료비 등 보험금을 챙긴 사기범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은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로 A(37)씨 등 3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0년 8월부터 2년간 71차례에 걸쳐 부산과 경남 창원·김해 등지 도로에서 비보호 좌회전 차량이나 진로 변경 차량을 고의로 들이받은 뒤 보험사로부터 합의금과 미수선 수리비, 치료비 등 명목으로 2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의 사기 행각은 지난 5월 부산 동구 한 도로 3차로에서 4차로로 차선을 바꾼 차량 뒤에서 급정지를 한 뒤 “안전벨트에 갈비뼈가 걸려 전치 6주의 골절상을 입었고, 해당 차량은 사고 후 달아났다”고 경찰에 뺑소니 신고를 했다가 덜미가 잡혔다.

A씨 신고를 받은 부산동부경찰서 교통과 조사관은 단순 급정지에 전치 6주의 골절상을 입었다니 수상하다고 판단, 부산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범행이 들통났다. 경찰은 A씨에게 여러 차례 교통사고 기록이 있는 것을 확인한 뒤 통화 내용과 금융계좌 확인 등을 거쳐 범행을 밝혀냈다.

경찰은 “A씨가 부산 시내에서 사고 횟수가 많아지자 경남 창원 등 인근 도시로 장소를 옮기거나 렌터카를 이용하며 경찰과 보험사의 조사를 피했다”며 “A씨는 관련 조사를 마친 후에도 10차례나 같은 수법으로 보험금을 타냈다”고 말했다.

또 B(41)씨 등 다른 2명은 구치소에서 만난 사이로 2019년 5월부터 올해 8월까지 50차례에 걸쳐 부산 시내 일원에서 황색 신호를 위반한 차량을 보고 뒤따라가 충돌하거나 진로 변경 차량 등을 상대로 고의 교통사고를 낸 뒤 병원에 입원하는 등의 수법으로 합의금 등 2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사상구 사상교차로 20건, 영도구 남항대교 교차로 11건, 서구 송도해수욕장 주변 교차로 9건 등 같은 장소에서 여러 차례 사고가 난 것을 수상하게 여긴 보험사 측이 수사를 의뢰하면서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 관계자는 “보험사기가 의심되면 경찰에 즉시 신고하거나 블랙박스 영상을 경찰에 제출하면 혐의 입증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