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선 "동생 떠나고 만난 '첫번째 아이'…인생 가장 힘들때 연기" [N인터뷰]①

장아름 기자 2022. 11. 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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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하선은 결혼, 출산 이후에도 활발히 활동하는 스타 중 한명으로 꼽힌다.

'첫번째 아이'는 육아휴직 후 복직한 정아(박하선 분)가 직장과 가정에서 겪는 무수한 딜레마를 통해 우리 시대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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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첫번째 아이' 정아 역
박하선/더쿱디스트리뷰션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박하선은 결혼, 출산 이후에도 활발히 활동하는 스타 중 한명으로 꼽힌다. 여성들의 일과 결혼, 출산, 육아 등의 문제를 녹여냈던 주연작 tvN '산후조리원'과 카카오TV '며느라기' 시리즈가 성공을 거뒀고, 현재 SBS 파워FM '박하선의 씨네타운'과 MBN '원하는대로'에 출연하며 드라마 뿐만 아니라 라디오, 예능까지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결혼과 출산은 작품과 역할, 이미지를 좌우할 만큼 대부분의 여성 배우들에게 큰 고민거리가 되기도 한다. 지난 2017년 배우 류수영과 결혼해 연예계 대표 스타 부부로 주목받아온 박하선 역시도 "들어오는 작품도 사실 한정적이기도 하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는가 하면, "일이 많이 줄어든 상태에서 선택했던 건 잘했던 일을 많이 해보는 거였다"는 본인만의 극복 방법도 털어놨다.

박하선의 '열일' 행보에서 돋보이는 작품은 오는 10일 개봉을 앞둔 '첫번째 아이'(감독 허정재)다. '첫번째 아이'는 육아휴직 후 복직한 정아(박하선 분)가 직장과 가정에서 겪는 무수한 딜레마를 통해 우리 시대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극 중 박하선은 첫 아이를 출산하고 육아 휴직 후 1년만에 회사에 복직하며 일상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육아와 일을 병행하기 힘든 상황에 놓인 정아 역을 연기했다.

박하선은 언론시사회 당시에도 동생의 죽음과 아이의 입원, 그리고 반려견과의 이별까지 힘들었던 시기에 찍은 작품이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잠들면 이대로 안 깼으면 할 정도로 인생에서 힘들었을 때였다"며 "그 작품이 없었다면, 환기가 안 됐으면 너무 힘들었을 것 같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또 그는 "개인적으로 힘이 됐던 영화"라며 애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작품과 배우로서의 고민, 일의 원동력까지 박하선을 만나 궁금했던 이야기를 들어봤다.

박하선/더쿱디스트리뷰션

-3년 전에 촬영한 영화가 개봉하게 됐다. 영화를 본 소감은 어땠나.

▶3년 전이라 '와 나 되게 어리다' '젊다, 좋다' '남겨두길 잘했다' 생각했다.(웃음) 당시에 (힘든 일이 겹쳐서) 촬영하면서 '많이 힘들지 않았냐'고 물어봐주시는데 사실 영화를 찍을 때는 안 힘들었다. 제 상황이 힘들다보니 정신이 없었고, 오히려 연기하기 좋은 상황이었다. 당시에 강아지도 죽고 안 좋은 일이 많이 밀려왔을 때라 이 작품이 없었으면 더 힘들었을 것 같고 어떻게 살았을까 싶다. 영화를 한달 정도 찍었는데 동생이 가고 2주 후에 찍은 작품이었다. 다른 생각을 안 하게 해주니까 개인적으로 힘이 됐던 영화였다.

-'첫번째 아이'는 '산후조리원' '며느라기' 이전에 찍은 작품으로, 처음 엄마 역할을 맡은 작품이기도 했다.

▶드라마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 이후였는데 엄마 역할은 처음 들어왔었다. 당시에는 '나한테도 엄마 역할이 들어오는구나' 했다. '투윅스' 때도 엄마이긴 했지만 아이 없이 찍은 작품이었다. 감독님께서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해주신 그 말이 별 말이 아니었는데, 힘이 됐고 용기를 내게 됐다. 특히 감독님이 같은 동국대 출신이어서 반가웠다.(웃음) 시나리오도 좋았어서 다른 사람이 하는 걸 보면 후회할 것 같아서 선택했다.

-여성 중심의 이야기인데 감독은 남성이다. 남성이 쓴 여성의 이야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나.

▶감독님과 처음 미팅했을 때 남자 분이시라는 걸 알았다. 심지어 결혼도 안 하셨고 아이도 없으시더라. 조카도 없으시다 하시길래 '이 이야기는 어떻게 하시게 됐냐'고 물었었다. 흥미롭고 관심이 가서 하셨다고 하신 것 치고 너무 디테일해서 대단하다고 생각이 들었고 너무 신기했다.

-남성 감독과 여성 인물에 대한 해석이 달랐던 지점도 있었나.

▶극 중 아기가 이제 막 돌이 지났을 때였다. 아기와 촬영할 때 바뀐 부분이 많았다. 뭔가 엄마로서 봤을 때 '이 장면은 찍기 어려울 것 같다' '이건 바꿔야 할 것 같다'고 말씀드리기도 했다. 그런 부분에 대해 당황스러워 하시는 부분이 있었는데, 아이를 키워본 사람이 현장에 저 밖에 없었다. 그렇게 말씀을 드리면서 아이한테 맞춰서 찍었다. 아기가 갑자기 잠들기도 하고 웃어야 하는데 울기도 하고 그런 에피소드가 많았다.(웃음) 그때그때 조율하면서 찍었다.

박하선/더쿱디스트리뷰션

-'고백' 때는 터닝포인트가 되는 작품이라고 했다. '첫번째 아이'는 어떤 작품인가.

▶내가 정말 '연기를 좋아하는구나, 사랑하는구나'를 느끼게 해준 작품이다. '이 작품이 없었으면 어떻게 했을까' 싶다. 그때는 잠들면 이대로 안 깼으면 할 정도로 인생에서 힘들었을 때였다. 그 작품이 없었다면, 환기가 안 됐으면 너무 힘들었을 것 같다.

-정아처럼 산후우울증을 겪은 적이 있다고 했다. 어떻게 극복했나.

▶당시엔 '괜찮아'라고 주문을 걸었다. '나는 잘한 일을 했고 이것도 귀한 일이야'라고 생각했다. 친구 모임에 나가지 못하게 되면서 눈물이 나더라. 울음을 참았는데 남편이 들어와서 놀라더라. 거울을 봤더니 출산 직후 몸이 약해져서 실핏줄이 다 터져있더라. 그 모습을 보니 '거기 못 나가는 게 뭐라고 슬퍼하나' 싶더라. 저는 자연스럽게 극복했다. 일을 하면서 극복하기도 했는데 혼자 아이를 키우면서 극복하기는 쉽지 않겠더라. 주변분들이 중요한 것 같다. 도와주고 같이 해주는 게 참 중요하다.

-힘든 시기를 극복한 입장에서 관객들에게 어떤 위로의 말을 하고 싶나.

▶이번에 느낀 건 그 시기가 안 지나갈 거 같은데 결국 다 지나가더라. 힘든 일이 있으면 '왜 이렇게 몰아쳤지? 얼마나 더 좋으려고'라는 그런 생각을 했다. 저 같은 경우엔 극복을 하고 있는 중이지만 안 해본 걸 해본 게 도움이 됐다. 그리고 나이에 갇히지 않으려고 한다.

<【N인터뷰】②에 계속>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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