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美 ‘우선주의’는 오히려 기회”

독일(프랑크푸르트)=김명지 기자 2022. 11. 7.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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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CPHI 간담회
제임스 박 영업 총괄, 제임스 최 디지털 총괄
“삼성의 초격차 경쟁력은 스피드”
“세계 10대 제약사로부터 CDO 수주”
삼성바이오로직스 제임스 최(오른쪽) 부사장이 지난 1일(현지시간) 오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2022 국제의약품박람회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미국 제약 바이오 기업의 자국 내 생산을 장려하려고 마련한 ‘메이드 인 아메리카 행정명령’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임스 박 부사장은 지난 2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2022 국제의약품전시회(CPHI 2022)에서 “최근 미중 갈등으로 일부 경쟁사가 어려워지면서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을 위수탁하는 회사를 우리 쪽으로 끌고 올 수 있을 지 빅파마들과 논의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 출신의 박 부사장은 글로벌 CMO분야에서 20년 가량 근무한 전문가로, 회사의 글로벌 영업을 맡고 있다. 그는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 2조 매출을 이끌어 낸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박 부사장은 “올해 글로벌 대형사들 영업에 집중했고, 그 결과 GSK와 머크(MSD)로부터 큰 계약을 수주했다”라며 “공시에 나온 가치는 ‘현재 금액’만 따진 것이고, 시장의 기대치는 그 금액보다 (훨씬) 크다”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7년부터 위탁개발(CDO)을 시작해 확장하고 있다. 박 부사장은 “최근 지정학적인 이유로 중국 등 일부 CDMO 기업들이 영업이 어려운 상태인데, 이런 기회를 잡아서 영업을 확대할 수 있도록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바이오 미국우선주의’가 오히려 기회가 됐다는 것이다. 그는 바이오 우선주의에 대해 “중국 기반의 저분자 의약품 위탁생산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 바이오 의약품과는 큰 관계가 없다”라고도 말했다.

그는 “사업 초반에는 아시아 바이오텍에 CDO 영업에 집중했으나, 올해는 세계 10대 제약사로부터 수주도 나오고 있다”며 “글로벌 대형사의 CDO 사업을 수주해, 신약 개발에 성공하면, 3~5년 후에 위탁생산(CMO) 쪽으로 전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 초기에만 해도 로슈나 BMS를 통해서 대관을 배웠지만, 지금은 바이오텍에 대관 서비스를 제공할 수준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임스 박(왼쪽) 부사장이 지난 1일(현지시간) 오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2022 국제의약품박람회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4월 바이오젠으로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100%를 인수했다. 지난 7월에는 바이오캠퍼스 5공장 부지를 매입하고 지난 10월에는 4공장 부분 가동식을 열었다. 공장 가동식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참석했다.

박 부사장은 세포 유전자 치료제(CGT)와 이중항체 플랫폼 사업으로 확장에 대해서 “관심 있게 보고 있지만, 지금 당장 직접 뛰어들 수 있는 상태의 시장은 아니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시장에서 요구하는 것은 항체 의약품”이며 “로슈와 릴리에서 알츠하이머 신약이 나오기 때문에 이 부분에 역량이 필요하며, 다른 고객사와 이와 관련해 함께 미국 건강보험 동향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 부사장은 ‘인천 송도 공장’이 해외 영업 확장에 장애가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스피드를 생각하면 송도가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며 “미국에 공장을 지으려면 두 배 이상의 시간과 비용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고객사가 미국과 유럽에 있으니, 언젠가는 미국과 유럽으로 확장해야 한다”며 “최근 2년 동안 브라운필드, 그린필드 가리지 않고 보고 있다”고 했다.

박 부사장은 이어 “요즘 대형제약사들은 데이터 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실시간 데이터를 중요하게 생각해서 해당 분야에 계속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대유행 때 ‘가상현실(VR) 공장 투어’ 프로그램을 만들어 베스트 캠페인 상을 받기도 했다. VR안경을 착용해 실시간으로 인천 송도의 3공장 현황을 보여 주는 방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VR공장 투어 프로그램에 이어 공장 품질 관리 통합 시스템 플랫폼 ‘기업품질통합시스템(EQUIS)을 도입했다. 최 부사장에 따르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송도 공장은 ‘종이 바인더’로 작업을 기록했다. 작업이 한 단계 진행될 때마다 5000개가 넘는 바인더를 수작업으로 다 갈아끼워야 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제임스 최 부사장은 “EQUIS을 통하면 모든 작업을 태블릿과 클라우드로 관리할 수 있다”며 “공장 현황 정보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으니, 좀 더 빨리 승인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 부사장은 “제약 산업은 전세계적으로 보수적인 문화가 있기 때문에, 디지털화로 우리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봤다”며 “제약 산업도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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