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 놀라 침대서 떨어질 뻔”…봉화 광부, 아직 심리적 불안정

박천학 기자 2022. 11. 7.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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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봉화군 아연 채굴 광산 붕괴사고로 고립된 지 221시간 만에 극적으로 생환한 작업자 2명이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아버지가 장기간 고립으로 몸무게가 5㎏ 이상 빠진 것 같다"며 "아버지는 퇴원 후 보조 작업자 박 씨와 강원 태백시에 있는 닭백숙집에 가서 맘껏 먹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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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오후 경북 안동병원에서 봉화 광산매몰 생환 광부 박정하(오른쪽) 씨가 보조작업자 박모 씨와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봉화 매몰 광부 2명 ‘기적 생환’

221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돼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치료 요청

시력보호를 위해 안대 착용하고

미음에서 일반식으로 바꿔 식사

최초 발견자는 31세 막내 광부

“늦었어요 미안해요 형님” 눈물

봉화=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경북 봉화군 아연 채굴 광산 붕괴사고로 고립된 지 221시간 만에 극적으로 생환한 작업자 2명이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시간 좁고 어두운 갱도에서 지낸 탓에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는 것으로 보인다.

선산부(조장) 박모(62) 씨의 아들(42)은 박 씨가 구조된 지 4일째인 7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한 이후 잠을 자다가 갑자기 놀라시는 등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씨와 함께 고립됐다가 구조된 후산부(보조 작업자) 박모(56) 씨도 지난밤 잠을 자다 놀라 몸을 심하게 뒤척이는 바람에 침대에서 떨어질 뻔했다고 박 씨 아들은 전했다. 이에 따라 박 씨 아들은 이들에 대한 PTSD와 관련한 정신적인 전문 치료를 병원에 요청하기로 했다.

박 씨 아들은 “아버지가 식사할 때면 안대를 잠시 벗고 형광등 불빛은 보지만 자외선이 들어있는 불빛은 시력을 회복하는 데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아직 창문 밖은 제대로 내다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씨 등은 병원 입원 후 미음이나 죽을 먹었으며 전날 점심부터 병원에서 제공하는 미역국, 쌀밥 등 일반식으로 바꿨다.

박 씨 아들은 “아버지는 제공되는 일반식을 모두 드신다”면서 “고립된 이후 제대로 식사를 하지 못해서인지 양이 부족하다는 말씀을 하신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가 장기간 고립으로 몸무게가 5㎏ 이상 빠진 것 같다”며 “아버지는 퇴원 후 보조 작업자 박 씨와 강원 태백시에 있는 닭백숙집에 가서 맘껏 먹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 씨 등 2명은 해당 광산업체 소속 작업자 최모(31) 씨가 최초로 발견해 구조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 씨는 이 업체의 막내 작업자이며 국내 몇 안 되는 MZ세대 광부다.

최 씨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구조 당시 가장 먼저 제2 수직갱도 내 굴착 작업으로 확보한 진입로를 통해 이들을 찾다가 갱도 내 가로·세로 60㎝ 크기에 1m 정도 길이의 구멍을 발견했으며 이곳을 지날 때 낙석으로 매우 위험했고 4~5m 앞도 볼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한시라도 빨리 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때가 4일 오후 11시 3분이며 박 씨 등이 고립된 지 221시간 만이었다.

그는 이들을 보는 순간 솟구치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조장 박 씨가 먼저 ‘어느 방향에서 왔느냐. 어떻게 왔나’라고 물었고 나는 ‘제2 수갱으로 오느라 늦었어요. 미안해요. 형님’이라고 답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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