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요절 가수 차중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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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바람이 싸늘하게 얼굴을 스치면/ 따스하던 너의 두 뺨이 몹시도 그리웁구나/ 푸르던 잎 단풍으로 곱게 곱게 물들어/ 그 잎새에 사랑의 꿈 고이 간직하렸더니/ 아∼ 그 옛날이 너무도 그리워라/ 낙엽이 지면 꿈도 따라가는 줄 왜 몰랐던가'.
요절 가수 차중락(1942∼1968)이 1966년 발표한 노래로, 가을에 찾아 듣는 사람이 많은 '낙엽따라 가버린 사랑' 시작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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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논설고문
‘찬 바람이 싸늘하게 얼굴을 스치면/ 따스하던 너의 두 뺨이 몹시도 그리웁구나/ 푸르던 잎 단풍으로 곱게 곱게 물들어/ 그 잎새에 사랑의 꿈 고이 간직하렸더니/ 아∼ 그 옛날이 너무도 그리워라/ 낙엽이 지면 꿈도 따라가는 줄 왜 몰랐던가’. 요절 가수 차중락(1942∼1968)이 1966년 발표한 노래로, 가을에 찾아 듣는 사람이 많은 ‘낙엽따라 가버린 사랑’ 시작 부분이다. ‘로큰롤의 제왕’이던 미국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의 1962년 노래 ‘Anything That’s Part of You’가 원곡으로, 정민섭이 편곡했다. 가사는 당시 실연(失戀)을 겪은 강찬호 시(詩)였다. 김기덕 감독은 매력적인 저음의 바이브레이션 창법 또한 가을 분위기 물씬하던 차중락의 짧은 일생을 그린 영화 ‘낙엽따라 가버린 사랑’도 1970년 개봉했다.
한양대 연극영화과 재학 중에 미스터코리아 선발 전국 대회 2위에 오를 만큼 체격도 좋던 차중락은 1964년 대중가수로 데뷔했다. ‘한국의 비틀스’로 불리던 그룹인 키보이스(Key Boys)의 보컬리스트로 나섰다. 그 록 밴드 일원이던 사촌 형 차도균이 권유했다. 1966년 솔로 가수 독립 후에 그가 남긴 노래 20여 곡 중에는 명곡이 적지 않다. 1967년 동양방송(TBC) 라디오 연속극 ‘사랑의 종말’ 주제가도 그중 하나다. 이경재 작사, 이봉조 작곡의 ‘외로워 외로워서 못 살겠어요/ 하늘과 땅 사이에 나 혼자/ 사랑을 잊지 못해 애타는 마음/ 대답 없는 메아리 허공에 지네’ 하는 노래다. 그는 ‘마음은 울면서’ ‘그대는 가고’ ‘철없는 아내’ 등을 특히 좋아한다고도 했다.
차중락은 서울 청량리의 동일극장 무대에서 공연하던 중에 고열로 쓰러진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뇌막염으로 세상을 떠났다. 공교롭게도 ‘낙엽따라 가버린 사랑’을 발표한 지 2주년이 되는 날인 11월 10일이었다. 그의 노래가 생각나는 계절이 깊어가고 있다. 서울 중랑구 망우묘지공원에 있는 그의 무덤 앞에 1969년 세운 추모비의 조병화 시 ‘낙엽의 뜻’도 새삼 떠올리게 된다. ‘세월은 흘러서 사라짐에 소리 없고/ 나무닢 때따라 떨어짐에 소리 없고/ 생각은 사람의 깊은 흔적 소리 없고/ 인간사 바뀌며 사라짐에 소리 없다/ 아, 이 세상 사는 자, 죽는 자, 그 풀밭/ 사람 가고 잎 지고 갈림에 소리 없다’ 하는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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