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윤의 현장에서] 장밋빛 배터리, 잿빛 전망 안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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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옮겨가는 대전환기를 맞아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이른바 'K-배터리' 3인방에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이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내용을 담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시행하자 세계 1위 중국의 벽을 한국 기업들이 깰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코발트 제로,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기술만이 중국 우위의 판을 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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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옮겨가는 대전환기를 맞아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이른바 ‘K-배터리’ 3인방에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이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내용을 담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시행하자 세계 1위 중국의 벽을 한국 기업들이 깰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중국 기업들이 자국 외 시장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주도권을 지키기 위한 중국의 움직임 역시 거세지고 있어 한국이 마냥 유리한 상황은 아니란 지적도 나온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 중국 CATL은 시장점유율 36.3%를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35.9%)보다 점유율을 0.4%포인트 확대하며,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반면 2위 LG에너지솔루션은 18.6%에서 16%로 점유율이 하락했다. 중국 BYD는 13.3%를 기록, 일본 파나소닉을 꺾고 3위에 안착했다.
SK온은 5.1%, 삼성SDI는 4.4% 점유율로 각각 5, 6위를 기록했다. 양사 모두 두 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했지만 CALB(7위), 궈시안(8위) 등 세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한 중국 업체들에 바짝 쫓기는 처지다.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도 중국의 영향력은 확대되는 추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9월 비(非)중국 시장에서 점유율 30.1%로 1위 자리를 지켰지만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점유율은 5.6%포인트 줄었다. 반면 CATL의 점유율은 18.9%로, 6.4%포인트 확대되며 2위를 차지했다.
국내 업체들이 IRA에 대응하기 위해 북미를 중심으로 생산기지를 대폭 확충하자 중국 업체들은 유럽 공략에 나서고 있다. CATL은 최근 75억달러(약 10조6000억원)를 투자해 헝가리에 100GWh 규모의 배터리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SK온과 삼성SDI도 헝가리에 공장을 갖고 있어 정면 대결이 불가피하다.
중국 CALB도 포르투갈에 유럽 내 첫 생산기지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중국 궈시안하이테크와 엔비전AESC는 미국 내 공장 건설이란 ‘정공법’을 택하며 국내 기업들과 경쟁을 예고했다.
결국 K-배터리가 장기적으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생산능력뿐 아니라 압도적인 경쟁력이 필요하다. 코발트 제로,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기술만이 중국 우위의 판을 깰 수 있다. 업계에선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의 대량 생산이 10년 뒤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를 앞당기는 기업이 승기를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성공방정식처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IRA로 새 경쟁의 장이 열린 만큼 기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발표한 ‘이차전지 산업 혁신 전략’ 역시 이 같은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배터리를 국가경제를 이끌 ‘제2의 반도체’로 키우기 위해선 광물 채굴부터 가공, 처리, 재활용까지 다각도의 지원이 필수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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