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용 경유가 차량에…75만 L 불법 유통에 차량 고장 빈발

차량용으로 사용할 수 없는 선박용 경유 75만 L를 전국 주유소에 불법 유통한 일당이 해경에 붙잡혔습니다.

해양경찰청은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위반 등 혐의로 총책 A 씨(42)를 구속하고 운반책 B 씨(42) 등 2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습니다.

A 씨 등은 지난해 4월부터 지난 2월까지 선박용 경유 75만 L를 무등록 석유판매업자들로부터 매입한 뒤 13억 원을 받고 전국 주유소 17곳에 불법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A 씨는 선박용 경유를 1L당 700원에 사들인 뒤 800원에 팔면서 부당 이득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선박용 경유를 공급받은 전북·경남·강원·경기· 충남 주유소 업주들은 선박용 경유에 정상 경유를 섞어서 차량용으로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선박용 경유는 미세먼지와 환경오염을 유발해 차량용으로 사용하는 행위가 금지돼 있습니다.

선박용 경유는 일반 경유보다 유황 함유량이 최대 10배 많아 차량 연료로 사용하면 엔진이나 배기 계통에 고장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충남 한 주유소에서 A 씨 등이 유통한 선박용 경유를 주유한 차량 23대가 갑자기 멈춰서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당시 관할 경찰서에서 수사를 진행했으나 A 씨는 경유 운반 기사에게 현금을 주면서 공급처와 관련한 허위 진술을 하도록 해 처벌을 피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해경청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류 가격이 급등하면서 가짜 석유 불법유통 범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석유관리원 등 관계기관과 석유제품 불법유통을 근절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해양경찰청 제공, 연합뉴스) 

소환욱 기자cowboy@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