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여제 vs 신공지능...세계바둑 결승 첫 성대결

2022. 11. 7.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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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바둑사에 길이 남을 역사적인 대국이 펼쳐진다.

메이저 세계기전 결승에서 남녀 성대결이 성사됐다.

1988년 최초의 세계기전인 후지쓰배가 생긴 이후 34년이 흘렀지만 남녀 기사가 결승전을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회 결승에만 3차례 진출한 신진서는 LG배와 춘란배 세계대회 우승자이자 국내는 물론 세계무대에서도 적수를 찾기 힘든 절대강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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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신진서, 삼성화재배 쟁패
세계기전 사상 34년만에 처음
최정, 승부처 강수 공략에 능해
우세 전망 신진서 부담은 더 커
3번기로 격돌 결과에 관심 집중

세계바둑사에 길이 남을 역사적인 대국이 펼쳐진다. 메이저 세계기전 결승에서 남녀 성대결이 성사됐다.

현 세계 1인자로 자타가 인정하는 ‘신공지능’ 신진서(22·아래쪽) 9단과 10년 가까이 여자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바둑여제’ 최정(26·위쪽) 9단이 그 주인공이다. 신진서와 최정은 7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삼성화재배 월드바둑 마스터스 결승 3번기로 우승자를 가린다. 1988년 최초의 세계기전인 후지쓰배가 생긴 이후 34년이 흘렀지만 남녀 기사가 결승전을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연하다. 여자기사가 결승에 오른 것 자체가 최정이 최초이기 때문이다.

객관적인 전망은 신진서의 우세가 점쳐지는 것이 자연스럽다. 이 대회 결승에만 3차례 진출한 신진서는 LG배와 춘란배 세계대회 우승자이자 국내는 물론 세계무대에서도 적수를 찾기 힘든 절대강자다. 유독 삼성화재배에서만 두차례 준우승을 차지한 아픔이 있어 이번 대회에 임하는 각오도 남다르다.

그 상대가 최정이다. 최정은 여자무대에서는 더 이상 적수가 없다고 봐도 무방할 만큼 강하다. 남녀의 기력차이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전문가들도 최정의 기력이 어지간한 남자 강자들에 못지 않다는 것은 인정한다. 이번 대회에서도 일본의 사다 아쓰시, 일본 1인자 이치리키 료를 꺾고 8강에 올라 중국랭킹 5위이자 세계대회 우승자인 양딩신을 제압했다. 준결승에서는 국내랭킹 2위인 변상일마저 눌렀다.

수읽기와 싸움이 강한 데다, 승부처에서 강수로 상대를 공략하는 승부수가 뛰어나다. 양딩신과의 8강전에서 상변에서 이단젖힌 수, 좌변 대마가 몰리는 상황에서 두번이나 손을 빼고 다른 곳의 상대말을 제압한 수 등은 과감함과 수읽기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선택이었다. 결승에 오른 뒤 “신진서 9단과 만나게 되면 주최측에서 좋아할 것 같다”고 말할 만큼 넉살도 좋다.

현재 세계바둑계 1인자인 신진서도 최정과의 3번기에 대해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신진서는 결승에 오른 직후 “최정 9단이 승부사 근성이 강해 방심할 수 없다. 싸움도 잘하기 때문에 전투가 솔직히 두려워 피해 다녀야겠다”며 농담을 섞어 대답하면서도 마음을 놓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승전은 신진서의 우세가 예상되는 반면, 그만큼 부담은 신진서 쪽이 크다. 최초의 성대결인 데다 대국 초반 주도권을 확실히 잡지 못할 경우 만만치않은 형세로 흘러갈 수 있다. 최정은 이미 8강, 4강이라는 관문을 통과하며 자신의 목표를 어느 정도 이뤘고, 최강 신진서를 만나 마음의 부담보다는 한번 부딪혀보자는 심정으로 싸워나갈 수 있다.

신진서의 목표는 ‘삼성화재배 첫 우승’이다. 최정의 꿈은 ‘여자 최초의 세계기전 우승’이었다. 양립할 수 없는 목표를 품고 한국의 남녀 최고기사가 역대 최초의 승부를 펼칠 무대에 올라섰다.

김성진 기자

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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