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10대' 루네, 조코비치 꺾고 파리마스터스 우승
서필웅 2022. 11. 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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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익숙한 이름들로만 가득했던 세계 남자 테니스에 최근 새 바람이 부는 중이다.
'빅3' 중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은퇴한 가운데 라파엘 나달(스페인),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는 여전히 세계랭킹 톱10에 남아 위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나머지 자리는 1990년대 후반 이후 태어난 20대 초중반 선수들이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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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익숙한 이름들로만 가득했던 세계 남자 테니스에 최근 새 바람이 부는 중이다. ‘빅3’ 중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은퇴한 가운데 라파엘 나달(스페인),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는 여전히 세계랭킹 톱10에 남아 위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나머지 자리는 1990년대 후반 이후 태어난 20대 초중반 선수들이 차지하고 있다. 심지어 세계랭킹 1위는 2003년 태어난 19세 카를로스 알카라즈(스페인)다. 영원할 것 같았던 세계 남자테니스 구도가 마침내 변화하고 있다.
여기에 톱10에 또 다른 10대 선수가 등장했다. 알카라즈와 같은 2003년생인 홀게르 루네(덴마크)다. 루네는 7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파리 마스터스 마지막 날 단식 결승에서 조코비치에게 2-1(3-6 6-3 7-5)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 첫 세트를 36분 만에 내줬지만 2세트에서 무너지지 않고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키며 브레이크를 노려 세트를 자신의 것으로 가져오는 데에 성공했다. 이어 3세트에서 게임스코어 5-5로 팽팽한 상황에서 조코비치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하며 승기를 잡았다. 패배 위기에 몰린 조코비치가 끝까지 항전하며 루네의 마지막 서브게임이 16분 넘게 이어졌지만 이 혈전마저 이겨내며 끝내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루네는 1986년 18세 나이로 이 대회에서 우승한 보리스 베커(독일) 이후 36년 만에 이 대회 최연소 우승자가 됐다. 4대 메이저 대회 바로 아래 등급인 마스터스 대회에서 처음 정상에 오르며 랭킹포인트 1000점을 챙겨 7일 자 세계 랭킹에서 10위로도 올라섰다.
올 시즌을 103위로 시작한 루네는 4월 열린 뮌헨오픈에서 생애 첫 투어대회 타이틀을 따내며 상승세를 탄 뒤 가을 들어서는 그야말로 활활 불타올랐다. 최근 나선 4번의 투어 대회에서 모두 결승에 올라 두 번 정상에 올랐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8강에서 세계 1위 알카라스를 물리치고, 준결승에서는 최근 16연승을 내달리며 뜨거운 상승세를 뿜어내던 펠릭스 오제알리아심(캐나다)을 제압하는 등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여줬다.
여기에 결승에서 ‘빅3’ 일원인 조코비치까지 잡아내는 데에 성공했다. 지난해 US오픈 1회전에서 1-3으로 패했던 설욕을 불과 1년여 만에 해낸 것.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인터뷰에서 최근 젊은 세대들의 약진을 언급하며 “언젠가 그들이 나를 꺾겠지만, 내 기량이 유지되는 한 내가 그들을 혼내주겠다”고 농담 섞인 각오를 밝혔지만 결국 젊은 혈기를 이겨내지 못했다.
그리고 이렇게 전설까지 무너뜨리며 강렬한 모습을 보여준 루네는 향후 남자테니스를 이끌어갈 차세대 스타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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