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선사고·전장연 시위로 출근길 지연…“사람들 엉켜 숨 못 쉴 정도”

2022. 11. 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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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호·KTX 등 사고 복구 때까지
용산·영등포역서 잇달아 무정차 통과
열차 이용객·출근길 시민 불편
“현장에서 열차 취소 사실 인지”
“서로 밀지 말라고 고함…숨 못 쉴 정도” 호소
전장연, 지하철 시위 강행…“장애인예산 촉구”
의왕 오봉역에선 화물열차 작업 중 직원 1명 사망
“2인1조 근무에도 안전 환경 부족…인력 늘려야”
7일 오전 서울 지하철 경의중앙선 서울역이 출근하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영철·강승연 기자] 지난 주말 동안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열차가 탈선하고 작업자가 사망하는 등 연이은 사고가 이어졌다. 잇단 사고에 열차들이 운행을 중지하거나 구간을 조정하면서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노조 등은 “2인 1조 작업으로 인한 잇단 사고”라며 인력 충원을 요구했다.

7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코레일은 이날 첫차부터 오전 9시 이전 출발 예정이던 열차까지 KTX 15편과 일반열차 10편의 운행을 중단했다. KTX 6편과 일반열차 4편 등 모두 10편은 운행구간이 단축되거나 출발역이 변경된다.

앞서 지난 6일 오후 8시52분께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 인근에서 승객 279명이 탄 무궁화호 열차가 탈선해 34명이 경상을 입었다. 이 사고로 지하철 1호선이 한때 상·하행선 모두 운행을 중단하는 등 서울 시내 교통에 혼란이 빚어졌다.

코레일은 현재 160여 명의 직원을 현장에 투입,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다. 용산역과 영등포역에는 사고가 완전히 복구될 때까지 KTX와 일반열차가 모두 정차하지 않는다. 코레일 관계자는 “탈선된 차량을 옮기고 오늘(7일) 오후 4시까지 열차 운행을 정상화하는 것을 목표로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7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서 공개한 열차 운행 조정표. 이날 첫차부터 오전 9시 이전 출발 예정이던 열차까지 KTX 15편과 일반열차 10편의 운행을 중단했다. KTX 6편과 일반열차 4편 등 모두 10편은 운행구간이 단축되거나 출발역이 변경됐다.[코레일 제공]

지난 6일 사고로 열차가 지연되면서 이날 오전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은 불편을 겪는 상황이다. 직장인 권모 씨는 “경기 수원시로 가는 무궁화호 열차를 타려고 오전 5시께 서울 용산역에 도착했으나, 현장에서 열차 취소 사실을 알게 됐다”며 “전날(6일) 밤 사고 소식이 담긴 기사를 보고 불안했지만 사전에 취소 공지가 없어 기차역에 간 것인데 헛걸음을 하게 됐다. 결국 버스를 타고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직장인 이모(28) 씨도 “용산역으로 가기 위해 오전 7시30분께 지하철 1호선 부평역에서 열차를 탔다. 오전 8시20분이 지났는데도 이제 신도림역을 지나고 있다”며 “부평역에서 급행 열차를 타려했지만 구로역까지만 간다고 공지가 나와 일반 열차를 탔다”고 설명했다. 이어 “열차 지연 운행과 더불어 사람들이 몰려 제시간에 타지 못했다”며 “열차 안에서 사람들이 뒤엉켜 서로 밀지 말라고 소리쳤다. 숨도 제대로 못 쉴 정도였다”고 호소했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7시30분께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무책임 정부, 무응답 국민의 힘. 장애인권리예산·권리 입법 응답하라. 제42차 지하철 탑니다’ 기자회견을 열고 오전 8시께부터 지하철 탑승을 시작했다.

이날 회견에는 휠체어에 탑승한 장애인 15명을 포함, 전장연 관계자 총 4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장애인도 비장애인도 안전한 세상을 원합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목에 걸고 이동했다.

이들은 4호선 삼각지역에서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으로 이동한 뒤 5호선으로 환승해 여의도역으로 이동, 여의도역에서 다시 9호선으로 환승해 국회의사당역으로 이동했다. 일부 관계자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역시 5호선으로 환승, 천호역에서 다시 8호선으로 갈아타고 강동구청역으로 이동했다.

이날 회견에는 휠체어에 탑승한 장애인 15명을 포함해 총 40여명의 전장연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들은 ‘장애인도 비장애인도 안전한 세상을 원합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목에 걸고 이동했다.

이날 전장연은 열차 탈선에도 시위를 강행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시위에 앞서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통화를 통해 탈선 사고를 알았다. 하지만 예정대로 (시위를) 진행한다. 평소처럼 장애인이동권 권리 예산 반영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7일 오전 무궁화호 열차 탈선사고가 발생한 서울 영등포역 탈선 사고현장 옆을 전동차가 서행운행 하고 있다. [연합]

야간에 화물열차 관련 작업 도중 코레일 소속 직원 1명이 사망하는 일도 발생했다. 지난 5일 오후 8시37분께 경기 의왕시 오봉역에서는 시멘트 벌크(무더기 짐) 화물열차 관련 작업을 하던 A(33) 씨가 열차에 치여 숨졌다. A씨는 철도 안에서 차량을 이동시키거나 연결·분리하는 입환 작업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함께 일하던 동료 B씨도 과호흡 등의 증세를 보여 병원 진료를 받았다.

이 사고는 지난 1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코레일에서 발생한 4번째 사망사고다. 지난 3월 14일 대전 열차 검수고에선 열차와 레일 사이에 끼인 것으로 추정되는 직원 1명이 숨졌다. 지난 7월 13일에는 서울 중랑역 승강장 측면에서 배수로 점검 작업을 하던 직원 1명이 열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약 두 달 뒤인 지난 9월 30일 경기 고양시 정발산역에선 스크린도어 부품 교체 작업을 하던 직원 1명이 열차에 부딪혀 사망했다.

오봉역에서 발생한 사고 현장에는 작업자들이 2인 1조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동계에선 작업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환경이 아직 조성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6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성명을 통해 “매뉴얼상 2인1조는 2인 투입만을 의미할 뿐 공정 상 2인이 함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하지 않았다”며 “인원이 부족해 늘 2인만 입환조로 투입됐고, 열차길이가 150미터가 넘는 현장에서 신호기 조정과 열차 탈착작업을 동시에 하려면 작업자는 분리될 수밖에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인력 확보뿐만 아니라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선 작업장소 가시성 확보, 화물차량 안전장치 개선 등의 시설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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