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선박용 경유 빼돌린 일당 적발…“주유소서 기름 넣은 차량 23대 멈춰”

선박용 경유를 차량으로 옮겨 싣고 있다.|해양경찰청 제공

해경이 선박용 경유를 빼돌려 주유소에 불법유통시킨 일당을 적발했다.

해양경찰청은 석유 및 석유대체 연료사업법 위반 혐의로 A씨를 구속하고, 20명을 불구속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4월부터 2022년 2월 28일까지 무등록 석유판매업자인 B씨 등에게 선박용 경유 75만ℓ를 사들인 뒤 충남의 C주유소 등 17개 주유소에 불법유통 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선박 기관장 등으로부터 경유 1ℓ에 500∼600원에 사서 A씨에게는 800원 정도에 팔았다. A씨는 주유소에 1ℓ에 900원 정도에 팔았다.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선박용 경유는 일반 경유보다 유황 함유랑이 최대 10배 많아 대기오염을 유발하며, 자동차용 연료로 사용하면 엔진이나 배기 계통에 고장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2021년 10월 A씨가 불법으로 경유를 판매한 충남의 C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은 차량 23대가 갑자기 멈추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였으나, A씨가 석유제품을 운반한 기사 D씨에게 허위 진술을 대가로 현금 1000만원 정도를 제공해 처벌을 받지 않았다고 해경은 설명했다.

해경은 또 A씨가 석유제품 135만ℓ(시가 10억원 상당)를 무자료 현금 거래로 부당이득과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확인하고 세무서에 통보했다. 해양경찰청 관계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류가격이 고공행진 하면서 가짜 석유 불법유통 사범들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석유관리원 등 관계기관과 석유제품 불법유통이 근절 될 수 있도록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