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관통탄·분산탄·EMP탄…北미사일 '탄두 다양화' 박차

김지헌 2022. 11. 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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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지하침투·산포탄 및 '지휘체계 마비' 특수기능 검증 미사일 발사 주장
서해상 발사로 청주 등 '남측 공군기지 타격' 시도 노골화
북한 총참모부 "2~5일 군사작전 단행…무자비하게 대응할것"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군은 7일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대응해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나흘간 대남 군사 작전을 진행했다면서 앞으로도 압도적인 실천적 군사 조치들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엄중한 상황에 대처한 철저하고 견결한 대응 의지와 공화국 무력의 군사적 능력에 대한 뚜렷한 자신감을 시위하고 우리 장병들의 단호한 보복 의지에 필승의 신심을 더해주기 위하여 11월 2일부터 5일까지 대응 군사작전을 단행했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2022.11.7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북한이 지난 2∼5일 벌인 무력 시위를 7일 공개하면서 미사일 탄두 기능 다양화를 언급해 핵 무력뿐만 아니라 재래식 도발도 다양화하려는 움직임을 노골화했다.

이날 북한군 총참모부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바에 따르면 북한이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에 대응해 발사한 탄도미사일에는 지하침투전투부, 산포탄전투부, 특수기능전투부가 장착됐다.

전투부는 북한에서 미사일 탄두를 일컫는 표현이다. 핵탄두 소형화와 정교화에 매진하던 북한이 세부적 기능과 목적을 달리하는 이와 같은 탄두들을 공개리에 언급하면서 다종의 무력 시위 수단을 나열했다.

지하침투전투부와 산포탄전투부는 각각 지하관통탄과 분산탄을 뜻한다.

지난달 4일 우리 군이 북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발사에 대응해 쐈던 현무-2C 탄도미사일도 목적에 따라 지하관통탄두와 분산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데 북한도 이와 유사한 형태의 탄두를 개발·운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하관통탄두에는 고고도로 솟구쳤다가 마하 10(음속 10배) 수준의 빠른 속도로 내리꽂는 방식도 있는데, 북한이 말하는 지하침투전투부는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에 2.5t짜리 고중량 탄두를 장착한 형태일 가능성 등이 제기된다.

산포탄전투부는 목표물을 타격할 때 자탄(子彈)이 분산되는 방식이다.

북한은 산포탄전투부를 북한판 에이태큼스(KN-24)로 추정되는 '전술탄도미사일'은 물론 KN-25로 불리는 초대형 방사포에도 장착해 발사했다고 밝혔다.

우리 군이 보유한 에이태큼스는 자탄 950개를 탑재해 축구장 3∼4개 크기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다.

북한은 2016년 300㎜ 방사포 시험 발사를 지하침투탄·산포탄 등의 방식으로 진행했다고 밝힌 적은 있지만, 600㎜급인 초대형 방사포 등 탄도미사일로 분류되는 무기에 이런 탄두를 장착했다고 밝힌 적은 전례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래픽] 북 주장 미사일 장착 탄두 어떤 것 있나 (서울=연합뉴스) 반종빈 기자 bjbin@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실제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다양한 형태의 탄두를 개발해서 위협하는 것"이라며 "핵뿐만 아니라 재래식 무기로도 위협을 다양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수기능전투부와 관련해 북한 총참모부는 "적의 작전지휘체계를 마비시키는 특수기능전투부의 동작믿음성 검증을 위한 중요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지난 3일 진행했다고 밝혔다.

특수기능전투부는 전자기충격파(EMP)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EMP탄은 강력한 전자기파로 전자기기 내부의 회로를 태워버리는 무기로 '적의 작전지휘체계 마비'에 특화됐기 때문이다.

EMP는 핵을 이용하는 방식(NEMP)과 핵이 아닌 재래식 방식(NNEMP)이 있으며 북한은 NEMP에서 일정 수준 진전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장영근 교수는 "북한은 핵폭발 방식 EMP 연구를 많이 해왔다"며 "북한이 EMP 탄두 모사체를 실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북한이 3일 발사한 미사일은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5발이었다.

총참모부가 특수기능전투부 시험발사와 별개로 "적들의 전쟁 도발 광기를 짓뭉개버리기 위한 각종 전술탄도미사일 5발도 발사했다"고 언급한 게 사실이라면 특수기능전투부는 장거리 미사일에 장착했을 수 있다.

우리 군이 최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으로 분류했던 이 장거리 미사일은 이날 북한이 공개한 사진상으로는 노즐(화염 분사구)이 화성-17형의 4개보다는 적은 것으로 나타나 기존의 화성-15형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북한 총참모부 "2~5일 군사작전 단행…무자비하게 대응할것"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군은 7일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대응해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나흘간 대남 군사 작전을 진행했다면서 앞으로도 압도적인 실천적 군사 조치들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엄중한 상황에 대처한 철저하고 견결한 대응 의지와 공화국 무력의 군사적 능력에 대한 뚜렷한 자신감을 시위하고 우리 장병들의 단호한 보복 의지에 필승의 신심을 더해주기 위하여 11월 2일부터 5일까지 대응 군사작전을 단행했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2022.11.7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북한이 이번 발표에서 '서해갑문 앞 무인도'를 새로운 탄도미사일 목표 지점으로 언급한 점도 눈길을 끈다.

북한은 그간 탄도미사일을 동해 쪽 함북 길주군 앞바다의 무인도 '알섬'을 향해 발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서해는 중국 선박 활동이 많아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북한은 서해갑문 앞 무인도를 목표로 한 이유가 "적들의 공군기지 타격을 모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스텔스 전투기 F-35A가 배치된 청주기지 등 비질런트 스톰에 참가한 전력들이 배치된 주요 기지들에 대한 공격 의도를 노골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북한이 공군기지 타격을 모의해 발사했다고 밝힌 지난 5일 SRBM은 130㎞를 날아가 최전방에서 쏠 경우 청주 등이 타격 범위에 들어간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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