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연장 된 ‘동상이몽2’ 시청자는 피로하다 [TV와치]

[뉴스엔 이해정 기자]

"결혼하면 '동상이몽' 나오고 아이 낳으면 '슈퍼맨이 돌아왔다' 나왔다가 아이 좀 크면 '살림남' 나오겠네"

예능 좀 본다 하는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하나의 공식이 되어버린 이야기다. 특히 그 출발선에 있는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은 결혼 발표와 동시에 섭외 물밑 작전이 들어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른 프로그램에 뺏기기라도 할까 재빠르게 신혼부부를 '운명 부부'로 영입해 '배우자 최초 공개' 타이틀을 걸고 방송에 나선다.

물론 빠른 섭외 능력은 예능 프로그램의 핵심 역량이다. 문제는 섭외에 공을 다 들인 건지 내용은 지난주와 다를 바가 없다는 것. 배우자를 미남, 미녀로 치켜세우고 첫 만남, 브라이덜샤워, 프러포즈로 이어지는 맥락이 한결같다. 박성광-이솔이, 전진-류이서, 손담비-이규혁, 앤디-이은주 등이 모두 그랬다.

프러포즈까지 한 단락이 끝나고 나면 다음 주에는 호화스러운 신혼집 공개, 우당탕탕 집들이가 이어질 예정. 신부가 미모로 화제가 되면 신부의 예쁜 친구들과 신랑 친구들과의 미팅이 끼어들 수도 있다. 여기까지 반응이 좋으면 한 회 더 추가로 편성해 첫 부부 싸움과 뜨거운 화해, 또는 시댁·친정 에피소드가 담긴다. 반응이 시들하거나 새로운 신혼부부가 들어오면 이 '운명부부'는 신혼 기록용 영상을 남긴 것에 만족하며 일상 속으로 사라져야 하겠지만 말이다.

'동상이몽2' 시청률은 6%대를 웃돌던 때가 무색하게 3%대를 간신히 유지 중이다. 시청자가 온전히 몰입하기에 90분의 뻔한 영상은 매력적이지 않다는 이야기다. 다음날 연예 기사만 봐도 전체 내용이 읽히는 프로그램에 고단한 월요일 저녁 시간을 할애하고 싶은 시청자는 많지 않을 터.

부케를 내려놓기가 무섭게 시작되는 '동상이몽2'식 피로연에 시청자는 피로하다. 결혼한 스타를 모셔오는 실행력만큼이나 신선한 기획력이 필요한 때이다.

(사진=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뉴스엔 이해정 hae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