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선사고·전장연 시위로 지하철 혼잡…“사람들 엉켜 숨 못쉴 정도”
서울교통공사 “4·5·8·9호선 지연 운행” 공지
전날 무궁화호 탈선사고에 1호선도 지연 운행 잇달아
출근길 시민 불편…“지연 운행 탓 열차에 사람들 몰려”
[헤럴드경제=신상윤·김영철 기자]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지난주 일주일 동안 시위를 중단했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7일 장애인 권리예산 반영을 촉구하는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재개했다. 더욱이 지난 6일 밤 영등포역 부근에서 탈선 사고까지 발생, 현재 1호선 열차가 지연운행되는 등 출근길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7시30분께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무책임 정부, 무응답 국민의 힘. 장애인권리예산·권리 입법 응답하라. 제42차 지하철 탑니다’ 기자회견을 열고 오전 8시께부터 지하철 탑승을 시작했다.
이날 회견에는 휠체어에 탑승한 장애인 15명을 포함, 전장연 관계자 총 4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장애인도 비장애인도 안전한 세상을 원합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목에 걸고 이동했다.
이들은 4호선 삼각지역에서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으로 이동한 뒤 5호선으로 환승해 여의도역으로 이동, 여의도역에서 다시 9호선으로 환승해 국회의사당역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일부 관계자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역시 5호선으로 환승, 천호역에서 다시 8호선으로 갈아타고 강동구청역으로 이동할 계획이다.
이날 회견에는 휠체어에 탑승한 장애인 15명을 포함해 총 40여명의 전장연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들은 ‘장애인도 비장애인도 안전한 세상을 원합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목에 걸고 이동했다.
성가연 전장연 활동가는 “국회와 정부가 책임 있게 장애인 권리 예산에 대해 응답하면 지하철을 타지 않겠다. 장애인도 비장애인도 안전한 세상을 원한다”고 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도 이번 예산 심의에서 저희가 제출한 장애인 예산을 반영해줄 것을 촉구한다. 우리가 지하철을 타는 것은 장애인도 비장애인도 안전한 세상을 함께 살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전장연은 열차 탈선에도 시위를 강행했다. 박 대표는 시위에 앞서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통화를 통해 탈선 사고를 알았다. 하지만 예정대로 (시위를) 진행한다. 평소처럼 장애인이동권 권리 예산 반영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탈선 사고로 열차의 지연 운행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첫차부터 오전 9시 이전 출발 예정이던 열차까지 KTX 15편과 일반열차 10편의 운행이 중단된다. KTX 6편과 일반열차 4편 등 모두 10편은 운행구간이 단축되거나 출발역이 변경된다. 용산역과 영등포역에는 사고가 완전히 복구될 때까지 KTX와 일반열차가 정차하지 않는다.
코레일은 이날 오후 4시 이후 복구 작업이 끝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레일은 오전 9시 이후 열차를 어떻게 운행할지 추가로 안내할 방침이다.
사고 여파로 서울 지하철 1호선과 경의중앙선도 이날까지 지연 또는 혼잡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지하철 1호선 경인선 급행열차(구로∼동인천) 구간은 일부 운행이 멈췄다. 광명역∼영등포역 셔틀전동열차도 전 구간 운행이 중단된다.
때문에 지하철은 혼잡이 빚어지고 있다. 직장인 이모(28) 씨는 “용산역으로 가기 위해 오전 7시30분께 지하철 1호선 부평역에서 열차를 탔다”며 “오전 8시30분이 다 됐는데 이제 신도림역을 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연 운행과 더불어 사람들이 몰려 제시간에 타지 못했다”며 “열차 안에서 사람들끼리 엉켜서 숨도 제대로 못 쉴 만큼 몰려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공지를 통해 “전날 무궁화호 탈선으로 인하여 1호선 열차가 지연 운행되고 있으므로 혼잡하오니 안전을 위하여 다른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고 안내했다.
서울교통공사도 역시 공지를 통해 “4·5·8·9호선에서 전장연의 ‘장애인 권리 예산 확보를 위한 지하철 타기 선전전’이 예정돼 있다"며 “이에 따라 4·5·8·9호선 해당 구간 열차 운행이 상당 시간 지연될 수 있으니 열차 이용에 참고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전장연은 현재 강동구청 로비에서 ‘장애인 자립생활 권리예산 투쟁’을 위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이날 지하철 시위가 끝나는 오전 11시께 서울 강동구청 앞에서 회견을 열 예정이다. 오후 7시에는 ‘강동구 장애인권리예산 보장 촉구 투쟁 문화제’도 연다는 계획이다.
전장연은 애초 지난 1일부터 매일 오전 지하철 시위를 이어간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태원 참사로 추모 기간을 가지면서 지난 1~5일 지하철 시위와 삭발 투쟁을 진행하지 않았다. 전장연은 오는 11일까지 이 같은 지하철 시위를 날마다 진행할 계획이다.
전장연은 장애인 권리 예산 반영과 장애인 권리 4대 법률 제개정을 요구하며 지난해 12월부터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을 개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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