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국제학교 안전관리 공백…"JDC 학교 유치에만 집착"

제주CBS 고상현 기자 2022. 11. 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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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때문에 제주에 있는 국제학교에 아이를 보낸 학부모들이 많습니다. 이런 식으로 안전관리가 이뤄진다면 아이를 보내려는 학부모가 있을까요? 영어교육도시는 텅텅 빌 겁니다."

제주영어교육도시 한 국제학교 유치원에 6살 자녀를 보낸 학부모 A씨는 7일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이같이 토로했다.

현재 A씨가 올린 인터넷 카페 관련 글에는 마찬가지로 국제학교에 다니던 자녀들이 수업시간에 안전사고를 당했지만, 학교 측이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댓글이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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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 여아 귀 연골 찢어져…답변 요구해도 핑퐁게임만
외국교육기관이라 관리 사각지대…학교 재량에 맡겨
"JDC 학교 유치에만 몰두…정작 안전관리엔 무관심"
귀를 다친 모습. 학부모 제공


"코로나19 때문에 제주에 있는 국제학교에 아이를 보낸 학부모들이 많습니다. 이런 식으로 안전관리가 이뤄진다면 아이를 보내려는 학부모가 있을까요? 영어교육도시는 텅텅 빌 겁니다."

제주영어교육도시 한 국제학교 유치원에 6살 자녀를 보낸 학부모 A씨는 7일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이같이 토로했다. 지난 9월 21일 A씨의 딸은 학교에서 왼쪽 귀 연골이 찢어지며 2차 변형되는 사고를 당했다. 하지만 이후 한 달 넘도록 학교 측으로부터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는 것이다.

A씨는 "학교도 그렇고 도교육청도 그렇고 어디에서도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았다. 국제학교를 유치하고 홍보해온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학교 재량에 맡기면서…'핑퐁게임'만 하다 답변도 부실

 
학부모 A씨는 사고 직후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학교 측의 입장, 사고 경위 등을 알고 싶어 학교 측에 수차례 면담을 요청했다. 하지만 부서 간 '핑퐁게임'을 하다 한 달여가 지나서야 교감을 만날 수 있었다. 어렵게 마련된 면담 자리에서도 제대로 된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결국 학교 측의 책임 있는 답변을 듣지 못한 A씨는 지난달 26일 아이의 퇴교를 결정했다. A씨는 "사고 관련해서는 답변을 미루더니 퇴교하겠다는 연락에는 곧바로 답이 왔다"며 허탈해했다.

A씨는 교육 당국에 대한 답답함도 토로했다. 학교 측으로부터 제대로 된 답변을 듣지 못하자 도교육청에 문의했으나,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일반 학교의 경우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학교안전법에 따라 처리되지만, 국제학교는 외국교육기관으로 관련 법 적용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진단서 캡처. 안전사고로 연골변형이 이뤄졌다는 내용. 학부모 제공


공립학교가 아닌 사립학교에다가 JDC 자회사인 제인스㈜에서 운영하는 곳이라 관리감독 범위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이다. 안전사고 관련해서는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결정된다는 뜻이다.

A씨는 이런 폐쇄적인 구조 탓에 문제가 생겨도 제대로 문제제기 할 수 없다는 점도 토로했다. A씨는 "입학 과정에서 '학교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해 외부에 알리지 말아 달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서약서에 서명하도록 한다. 혹시 자녀가 불이익을 볼까봐 다들 주저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결국 A씨는 아이 퇴교를 결정하고 나서야 도내 인터넷 카페에 관련 글을 올리는 등 공론화할 수 있었다. 현재 A씨가 올린 인터넷 카페 관련 글에는 마찬가지로 국제학교에 다니던 자녀들이 수업시간에 안전사고를 당했지만, 학교 측이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댓글이 달려 있다.

"국제학교 유치에만 집중…정작 안전사고 조치 소홀"

 
그동안 JDC가 서귀포시 영어교육도시 내 국제학교 유치와 지원, 홍보에만 주력하고 정작 학교 안전사고 관리에는 무관심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안전사고가 불거진 국제학교는 JDC 자회사인 제인스㈜에서 운영하는 곳이어서 학교 재량에 맡기기보다 좀 더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교육 당국 관계자는 "학교 측에 로열티를 준다고 하는 등 국제학교 유치에만 집중하다 보니 정작 중요한 학생 안전 부분을 학교 재량에 넘긴 측면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주 국제학교 안전사고 관련 글들. 인터넷 카페 캡처

제주주민자치연대 좌광일 사무처장은 "그동안 JDC가 국제학교 유치 목표에만 집착해왔던 거 같다. 유치 이후에 학교 관리감독이라든지 안전조치 등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고 보완대책을 수립해야 하는데, 그런 게 없었다. 지금부터라도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등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안전사고 문제와 관련해 JDC 관계자는 "현재 학교 측에 이번 사고와 관련된 조치사항, 경위 등을 파악하고 있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개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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