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피해, 선진국이 배상하라” 유엔 정상회의서 격론 예상
기후변화 피해 배상 두고 첫 논의
평균기온 산업화 전보다 1.1도 상승
파리협약의 한계치 1.5도 육박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한 나라가 온난화의 피해를 가장 많이 입은 나라에게 손해배상을 할까. 지난 일요일 이집트에서 개막한 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정상회의는 사상 최초로 선진국이 기후변화로 직격탄을 맞은 저개발국가에게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두고 격론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온난화로 150년 전보다 기온 1.1도 상승
지난 6일 이집트 샤름 엘셰이크에서 개막한 COP27 정상회의는 세계 120여 국에서 온 대표들이 참석했다. 7일까지 각국 정상들이 5분간 온실가스 감축에 대해 자국의 입장을 발표하고 돌아가면, 2주 동안 각국 대표들이 실무 협상을 벌인다.
안토니우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은 6일 COP27 정상회의 개막식에 화상으로 참여해 “우리 행성이 조난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이날 배포된 유엔보고서는 지난 8년이 세계에서 가장 더웠던 시기임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세계기상기구는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세계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인 150년 전보다 섭씨 1.15도 상승했으며, 이로 인해 폭염과 기상이변이 세계 곳곳에서 나타났다고 밝혔다. 2015년 195국이 합의한 파리협약은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오르지 않도록 각국이 온실가스 배출 목표를 정해 실천하자는 것이다. 세계가 합의한 한계선이 눈앞에 온 것이다.
세계기상기구는 지난 8년은 사상 최고로 더웠던 시기이며, 해수면 상승률도 30년 전보다 두 배가 됐으며, 온난화를 유발하는 이산화탄소와 메탄 농도 역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페테리 탈라스 세계기상기구 사무총장은 “이는 지난 수십 년 동안 과학계가 경고해온 것과 일치한다”라고 밝혔다.
◇기후변화 배상 책임 두고 격론 예상
앞서 지난해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COP26 정상회의는 환경오염이 가장 심한 석탄 사용을 단계적으로 금지하고, 2030년까지 온실가스인 메탄 방출량을 30% 감축하기로 협약했다. 삼림파괴도 2030년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이번 COP27 정상회의는 사상 최초로 기후변화가 초래한 손해를 보상할 기금을 어떻게 마련할지 공식 논의한다. 그동안 개발도상국들은 선진국이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했지만 이로 인한 온난화와 기후변화 피해는 고스란히 자신들이 받았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미국과 유럽은 배상금을 마련하면 손해배상 요구가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반대했지만, 중국의 지원을 받은 저개발국과 신흥 경제국들이 기후변화 손해배상을 의제로 삼는 데 성공했다. 미국과 유럽은 올해 손실과 손해를 의제에 포함시키는 데 동의하면서 입장을 누그러뜨렸다.
실제 기후변화는 저개발 국가에 피해가 집중되고 있다. 태평양 섬나라들은 해수면 상승으로 국토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으며, 극심한 기상이변이 불러온 홍수와 태풍은 인도, 필리핀을 강타했다. 기후변화 직격탄을 입은 국가들은 동정이 아니라 연대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번 회의에서 군소 도서 국가 연합은 “우리는 부탁을 들어 달라는 것이 아니다”며 “우리는 소수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들이 만든 환경오염에 침묵하는 희생자가 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발목
사이먼 스티엘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은 “이제 논의를 위한 공간이 마련됐다”고 의미를 밝혔다. 그렇다고 당장 각국이 기후변화 손해배상에 대해 합의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보상 기금을 만들지, 기금 분담을 어떻게 배분할지 아무런 합의도 없는 상태이다.
특히 최근 세계 정세는 각각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코로나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은 에너지 가격을 상승시켜 화석연료 사용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 곡물 가격도 상승해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 이런 와중에 온실가스 최다 배출국인 미국과 중국은 무역에서 대만 문제까지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다.
이번 COP27 정상회의 의장인 사메 슈크리 이집트 외무부 장관은 이날 각각 지도자들에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된 식량, 에너지 위기가 기후변화에 대한 행동에 걸림돌이 돼서는 안된다”고 호소했다. 스티엘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도 개막식에서 “어떤 문제도 기후변화만큼 장기적으로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기후변화는 지속돼 왔으며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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