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조달비용 '찔끔' 증가할 때 운용수익은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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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사진=연합뉴스)]
금리 인상기 국내 5대 은행의 조달비용은 소폭 늘어난 반면 운용수익은 급증하고 있습니다.
통상 금리가 오를 때 대출금리를 수신금리에 비해 더 빠르게 올려 마진을 늘리는 은행권의 행태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는 셈입니다.
조달비용이 가장 낮은 곳은 NH농협은행이었고, 가장 높은 운용수익을 기록한 곳은 하나은행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7일) 은행권에 따르면 3분기 5대 은행의 이자비용률 평균은 1.46%, 이자수익률 평균은 3.10%였습니다.
이에 따라 순이자스프레드는 1.65%포인트로 집계됐습니다.
이자비용률은 예수금과 사채 이자, 차입금 이자 등을 포함한 전체 이자비용을 이자비용이 발생하는 모든 자산으로 나눈 것을 의미합니다.
이자수익률은 예치금과 유가증권, 대출채권 등 전체 이자수익을 이자가 발생하는 모든 자산으로 나눠 계산합니다.
즉 이자비용률은 은행의 조달비용 수준을, 이자수익률은 운용수익 수준을 각각 나타냅니다.
순이자스프레드는 이자수익률에서 이자비용률을 뺀 것으로, 순이자스프레드가 상승할수록 은행 수익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5대 은행의 순이자스프레드 평균은 지난해 1분기 1.44%p에서 2분기 1.45%p, 3분기 1.45%p 등으로 변동이 없다가 4분기 1.5%p, 올해 1분기 1.54%p, 2분기 1.62%p에서 이어 3분기 1.65%p까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부터 본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섰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에 맞춰 은행권 순이자스프레드 상승 폭이 커진 셈입니다.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대출 이자율 등은 급격하게 올렸지만 예금 금리 인상에는 인색, 운용수익과 조달비용의 차이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3분기 기준 5대 은행의 이자수익률은 지난해 1분기 대비 0.84%p, 올해 1분기 대비 0.57%p 높아진 반면, 이자비용률은 각각 0.64%p와 0.48%p 올라가는 데 그쳤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한국은행 통계에서도 확인됩니다.
예금은행 총수신 금리(요구불예금 및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포함·잔액 기준)는 지난 9월 1.66%로 1년 전(0.69%)에 비해 0.97%p 상승했습니다.
반면 예금은행의 총대출 금리는 같은 기간 2.83%에서 4.12%로 1.29%p 높아졌습니다.
이에 따라 대출금리와 수신금리의 차이, 즉 예대마진은 지난해 9월 2.14%p에서 올해 9월 2.46%p로 확대됐습니다.
3분기 기준 5대 은행 중 순이자스프레드가 가장 높은 곳은 KB국민은행으로 1.73%p로 나타났습니다.
이어 NH농협(1.71%p)과 신한(1.62%p), 우리(1.59%p), 하나(1.58%p) 등의 순이었습니다.
KB국민은행이 전체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해 상대적으로 높은 운용수익을 올렸다는 의미입니다.
이자수익률 자체만 놓고 보면 하나은행이 3.20%로 가장 높았고, 신한(3.17%), KB국민(3.14%), 우리(3.13%)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NH농협은 유일하게 2%대(2.88%) 이자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NH농협은 조달비용 수준을 뜻하는 이자비용률이 3분기 1.17%로 5대 은행 중 가장 낮았습니다.
이어 KB국민이 1.41%였고, 우리(1.54%), 신한(1.56%), 하나(1.62%) 등의 순이었습니다.
NH농협은 이자수익률과 이자비용률이 모두 5대 은행 중 가장 낮은 반면, 하나은행이 둘 다 가장 높았습니다.
NH농협은 운용수익 수준은 다른 은행에 못 미쳤지만 조달비용 수준이 워낙 낮아 수익성을 뜻하는 순이자스프레드는 KB국민에 이어 2위를 차지했습니다.
전국 각 지역별로 퍼져있는 영업점 특성상 각종 세금과 공과금 접수, 지방자치단체와 지방교육청 교부금 수신 등으로 다른 은행에 비해 조달비용이 낮은 NH농협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하나은행의 경우 5대 은행 중 저원가성 예금 등을 끌어모으는 데는 가장 떨어지지만, 예전부터 PB(프라이빗 뱅킹)와 WM(자산관리) 등에서 강점을 드러낸 점이 운용수익 수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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